우크라이나 전쟁난민 긴급구호연대 기자회견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긴급구호연대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한국 종교·시민단체들이 함께 하는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긴급구호’를 위한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서울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렸다. 이 조직의 상임대표단에는 권호경 목사(라이프오프더칠드런대표)·유진룡(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안재웅 목사(한국YMCA재단이사장)·암브로시오스 대주교(한국정교회) 등이 이름을 올렸다. 운영위원장은 김영주 목사(남북평화재단 이사장)·로만 카브착 신부(한국정교회우크라이나신부)가 맡는다.

기자회견에서 증언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 군대는 동족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공격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며 국제법과 유엔헌장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러시아의 침공에 우크라이나는 최대한 저항하고 있지만 현재 인도주의적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공항, 학교, 병원 등 주요 기반시설들이 러시아 군대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민간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사전에 계획됐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인도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많은 죄 없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다치고 있으며 군사적 공격을 피해 약 1,500만 명이 우크라이나를 떠나고 있다”며 “지난 9일엔 러시아 군대의 우크라이나 병원 공격으로 사망자 1명·부상자 17명 등 수많은 어린이 사상자들이 발생했다”고 했다.

또한 “지금 물과 전기 등이 끊긴 키이브에선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 군대의 방해로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지금 국제적인 연대를 요청하고 있다. 전 세계가 연대하고 결정하며 행동하는 것만이 푸틴의 공격적인 행동을 가장 빠른 시일 내로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위해 한국 종교·시민단체들이 보내주신 연대와 지지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압박을 해야 하며, 이런 행동이 우리 미래 세대의 행복을 위해 시급하다. 러시아의 공격에서 우크라이나가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함께해달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긴급구호연대 기자회견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우크라이나 대사 ©노형구 기자

우크라이나 출신 로만 카브착 신부(한국정교회)는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타국 거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등 전통적으로 평화를 중시해왔다. 이처럼 아름답고 풍요로운 나라는 침략자의 표적이 돼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자원 뿐만 아니라 종교·역사 같은 문화적 자원마저 빼앗으려 한다”며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3주 동안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하나님 외엔 의지할 데가 없다. 주님이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시련을 이길 힘을 주고 계신다”며 “전 세계가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특히 그 기도 가운데 많은 한국 사람들의 기도가 포함돼 있다. 한국인들은 전쟁이 주는 공포를 기억하고 있기에 우리를 가장 잘 이해하는 민족이기도 하다”고 했다.

카브착 신부는 “하나님은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 계명을 지킬 것을 권하신다. 이를 순종할 때 우크라이나의 평화도 함께 지켜질 것이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약속하신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나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는 축복을 부디 지켜달라”고 했다.

한국 측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긴급구호연대도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전쟁을 겪었고 강대국들에게 둘러싸여 분단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그 어느 나라 국민보다 전쟁과 난민의 운명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고통 받는 전쟁 난민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연대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즉각적인 종전과 철군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과 확대는 세계 경제위기를 심화할 것이고, 자칫 핵전쟁으로 확산될 수 있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그러나 러시아가 전쟁을 지속하는 한, 우리는 세계와 지구촌 시민사회, 특히 한국 정부와 러시아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러시아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에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아울러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누구보다 난민이기에 한국의 종교단체들, 그리고 시민단체들은 한국에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 교민들과 연대하여, 우크라이나 전쟁난민들을 도우려 한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정교회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현지에 직접 도움의 손길이 미치도록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난민을 돕기 위한 긴급구호연대에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긴급구호연대 기자회견
정지연 사무국장(원불교여성회)이 한국 측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우크라이나 측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로만 카브착 우크라이나 출신 한국정교회 소속 신부. ©노형구 기자

또 이날 주최 측 안재웅 한국YMCA 이사장, 암브로시오스 한국정교회 대주교,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고문, 무봉 스님, 정도연 원불교 교무, 유진룡 전 문화부장관가 발언했다. 안재웅 목사는 “푸틴은 당장 전쟁을 멈춰라. 목숨 걸고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전 세계인들은 연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며 “우리도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을 돕기 위해 긴급 연대를 조직했다.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히틀러의 행동과 유사하다.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이 같은 우크라이나 정교회 신자들을 향해 전쟁을 벌이는 행동은 부끄럽다. 사랑과 평화의 하나님의 뜻에 어긋난다”며 “그래서 우리는 러시아 정치 지도부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즉각 중지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또한 “러시아정교회 총대주교에게도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침묵하도록 강요당하는 러시아 시민들이 자유라는 선물이 박탈당하지 않도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도록 강력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으며 지금도 예수님은 고통 받는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함께 고통받고 계신다. 누구든지 사람에게 총을 쏘는 사람은 예수님께 총을 쏘는 행위임을 직시하길 바란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족 간 전쟁이 멈춰지길 바란다”고 했다.

함세웅 신부는 “어떤 명분으로도 전쟁을 반대하고 멈춰야 한다. 작고 힘 없는 약한 민족이 큰 나라인 러시아의 침공을 받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마치 우리 대한민국이 일제강점기 때 주권을 빼앗긴 아픔을 연상케한다”며 “일제 항거를 위해 노력했던 순국선열의 뜻을 기억하며 모든 국민과 시민들이 함께 연대할 것을 확인한다”고 했다.

무봉 스님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사회에서 존경이 아니라 지탄받는 행위다. 국제사회에서 존경받으려면 러시아는 전쟁을 속히 멈춰라”고 했다.

정도연 원불교 교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은 자유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오늘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번영을 위해 뭉친 구호연대에 힘을 실어주고 동참하길 호소한다. 이를 통해 정의를 세우고 세상에 은혜를 끼치길 바란다”고 했다.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자기나라의 이익만 중시한 국제 외교로 선악의 객관적 기준이 허물어지고 있다. 누구나 자유를 누릴 권리는 결코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명백히 정의롭지 못하며 악이자 범죄 행위다”라고 했다.

특히 “우리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범죄행위를 외면한다면, 6.25 전쟁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려 목숨 바친 수많은 해외국가들의 희생과 도움을 외면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즉각 러시아는 비인도적 전쟁과 살상행위를 멈추고,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기 위해 다양한 인도적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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