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윤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피 말리는 초박빙의 승부 끝에 48.56%의 지지로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민주당에 넘겨줬던 정권을 되찾아오는데 성공했다.

이번 대선은 개표율 95%를 넘기는 시점에서도 어느 누구를 확실한 당선자로 정하기 힘들 정도로 초박빙 선거구도가 개표 막판까지 이어졌다. 역대 대선에서 이처럼 밤을 꼴딱 새울 정도로 당선자를 가리지 못하는 대혼전이 벌어진 예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코로나 대확산 속에서 치러진 이번 대선은 정권 연장이냐 정권 심판이냐를 놓고 그야말로 전쟁이나 다름없는 선거전의 연속이었다. 이런 열기 속에서 사전 투표율은 36.9%로 역대 최고로 치솟았으나 확진자 투표에서 선관위가 보여준 무능과 총제적 부실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늘어나면서 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하는 데는 실패했다.

문제는 이 같은 초박빙의 선거 결과가 가져온 민심의 분열과 갈등이다. 양 후보 진영은 TV 토론과 선거유세 과정에서 상대에게 욕설에 가까운 막말 공방과 대장동 의혹, 재판 거래 의혹, 고발 사주 의혹 등 온갖 비리 의혹을 끝없이 터뜨리며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했다. 여기다 후보 부인들의 부정·비리 의혹까지 연일 더해지면서 진흙탕 싸움을 방불케 했다. 이제 대선은 끝났지만 대선 과정에서 한층 깊어진 골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윤 당선인은 지난 5년간 갈라진 데다 이번 대선으로 더 깊어진 골을 메우고 통합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대선 레이스에서 나타난 ‘편 가르기’ 정치를 버리고 통합의 정치, 포용의 정치를 실현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처럼 우리 사회가 두 쪽 난 상태로는 미래를 향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 국내외적으로 새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중 하나가 세계 1위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대책이다. K방역이 이토록 실패한 이유는 정치가 과학의 영역에 의도적으로 깊숙이 개입한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에 만신창이가 된 방역을 온전히 과학에 맡기는 정상적인 정책으로 시급히 회귀해야 한다.

정치방역이 우리 사회에 가져다 준 가장 나쁜 폐해는 ‘표현의 자유’와 ‘신앙의 자유’를 마음대로 억압한 일이다. 그 어느 다중이용시설보다 더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키는 교회를 정부가 온갖 규제와 통제 수단으로 삼아 예배를 침해한 행위는 정치방역의 전형으로 반드시 당장 시정돼야만 한다.

이번 대선은 정권 심판론이 거의 매번 여론조사 때마다 50%를 상회했다. 그 핵심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기인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부동산 폭등과 심각한 전세난 문제에 분노한 2030세대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가도록 등을 떠밀었다.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등의 근본적인 경제 정책 실패로 빼앗긴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정상적으로 되찾아줘야 한다.

외교적으로 당장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우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유가가 폭등하고 세계 금융시장이 심각하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 5년간 정부가 노골적인 친중·친북 노선을 걸어온 탓에 미국 등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 같지가 않다. 사대주의 굴종외교를 이대로 더 지속하다가는 서방으로부터 언제 어떤 따돌림을 당하게 될지 알 수 없다.

대북 문제는 더 심각하고 시급한 사안이다. 북한은 올 들어 9차례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베이징 올림픽을 의식해 잠시 멈추었던 미사일 도발을 다시 재개했는데 문 대통령은 단 한번도 ‘도발’이란 말을 입 밖에 꺼내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게 관대하다. 그러니 북한이 대선 사전투표일에도 탄도미사일을 마음대로 발사하고 지난 8일에는 북한 경비정이 서해 NLL을 침범하는 등 함부로 선을 넘는 게 아니겠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에 공식 취임하기 전에 꼭해야 할 일이 있다. 세대와 이념, 지역으로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통합하는 일이다. 이렇게 유례없이 두 쪽으로 갈라진 대선을 일찍이 본 일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그 일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고해 준다. 그러나 윤 당선인 스스로 유세 중에 약속한 대로 제왕적 대통령의 자리를 벗어버리고 국민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자세를 보여준다면 못할 일도 아니라고 본다. 대통령이 모든 걸 마음대로 쥐고 흔드는 시대는 끝났다. 내 편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네 편에만 잣대를 들이미는 ‘내로남불’도 현 정권으로 끝내야 한다.

새 대통령이 해야 할 과제는 이제 곧 여당에서 야당으로 위치가 바뀌게 된 180석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다. 보여주기식의 형식적인 협치로는 선거에서 진 거대 야당의 협조를 얻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새 내각을 구성하는 단계에서부터 야당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 통합시대로 가는 통로이다. 무엇보다 겸허한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까지 마음으로부터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대선 과정에서 경쟁자였던 이재명 후보는 방송 3사가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채 확정하기도 전에 스스로 대선 패배를 인정하고 윤 후보에게 축하인사를 전했다. 초박빙으로 이어진 선거에서 선거관리의 부실로 일부 불미스런 사건이 있었음에도 정정당당하게 선거 패배를 인정한 것은 한국 정치사에 귀감이 될 만하다.

윤 당선인도 “마지막까지 함께 뛰어준 민주당 이재명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두 분께도 감사드린다. 결과는 이루지 못했지만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우리 모두 함께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싶고 두 분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 드리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제 대선은 끝났다. 초박빙의 승부를 놓고 볼 때 윤석열 당선인의 승리, 이재명 후보의 패배라고 한마디로 단정하기 어렵다. 법 절차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나뉘고 여야의 위치가 바뀌게 되었지만 보다 엄밀히 말하면 “위대한 국민이 거둔 위대한 승리”라고 해야 할 것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

#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