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사랑의교회가 과거 예배당 좌석 수의 30% 이내 인원에서 대면예배를 드리던 모습 ©사랑의교회

한국교회가 종교시설 대면예배 인원 기준이 조정된 지난 18일 이후 처음으로 오는 24일 주일예배를 드린다. 거리두기 4단계 지역의 경우 ‘99명 상한’이 없어졌고, 백신 접종 완료자들로만 구성 시 예배당 수용인원의 20%까지 대면예배가 가능하다.

특히 ‘백신 접종 완료자들로만 구성 시’라는 조건이 눈에 띈다. 일단 교회들이 교인들 중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을 선별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형교회들은 큐알(QR)코드를 통해 이런 정보를 간단히 파악할 수 있게 했다. 현재 국내 백신 접종률도 비교적 높아, 교인들 중에서도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이 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실제 교회들은 어떤 방법으로 이번 주일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 본지는 만약 특정 교회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교인들만을 대상으로 대면예배를 드리고 싶을 경우, 어떤 시나리오가 가능한지 일선 목회자들과의 인터뷰 등을 토대로 전망해 봤다.

# 시나리오 1-대형교회

대형교회들은 2개 이상의 예배당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에 각 예배당 별로 기준을 달리해 대면예배를 드릴 수 있다. 가령 A예배당은 접종을 완료한 교인들만 입장하게 하고 B예배당은 따로 그런 기준을 두지 않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A예배당은 4단계 지역일 경우 수용인원의 20%까지, 3단계 지역에선 30%까지 교인들을 수용할 수 있다. B예배당은 각각 10%, 20%다.

# 시나리오 2-예배당이 하나 뿐인 교회가 주일예배를 여러 번 드리는 경우

예배당이 하나 뿐이기에 한 번의 예배를 드릴 때, 대형교회들처럼 수용인원의 기준을 예배당 별로 동시에 달리할 순 없다. 다시 말해, 4단계 지역의 경우 접종 완료 여부와 관계 없이 10%의 인원만 수용하든지, 아니면 접종 완료자들로만 구성해 20%의 인원으로 예배를 드리든지 둘 중 하나다. 다만 주일에 예배를 두 번 이상 드린다면, 각 예배 때마다 그 기준을 다르게 할 순 있을 것이다. 즉, 1부 예배에선 미접종 교인들을 포함해 10%까지만 수용하고, 2부 예배에선 접종 완료자들만으로 20%의 인원에서 예배를 드리는 방법이다.

# 시나리오 3-예배당이 하나 뿐인 교회가 주일예배를 한 번만 드리는 경우

이런 교회라면, 앞서 보았듯이 수용인원에 대한 하나의 기준만 적용할 수 있다. 4단계 지역 교회일 경우, 주일에 드리는 한 번의 예배를 접종 완료 여부와 관계 없이 수용인원의 10% 인원과 함께 드리거나, 아니면 20%의 접종 완료자들만 수용해 이들과 함께 드리는 방법이다.

그런데 여기서 후자의 현실성이 문제가 된다. 과연 교회가 주일에 단 한 번 예배를 드리면서, 예배 현장에 접종을 완료한 교인들만 입장시킬 수 있겠냐는 것이다. 단순히 ‘백신 인센티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예배’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겠냐는 게 일부 목회자들의 견해다.

한 담임목사는 “교인들의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이미 완료했다고 한들, 그렇지 못한 교인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목회자 입장에서 이번 주일에 접종 완료자만 예배에 나올 수 있다고 공지하기가 어렵다”며 “설사 예배를 여러 번 드리면서 매번 기준을 다르게 할 수 있다고 해도, 마치 교인들을 접종 완료 여부에 따라 구분하는 것 같아 찜찜한 마음일 것”이라고 했다.

# “‘위드 코로나’ 전환하면 인원 통제 말아야”

‘예배 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대표 김진홍 목사·김승규 장로, 이하 예자연) 사무총장 김영길 목사는 “작은 교회들에게 ‘백신 접종 완료자들로만 구성 시’라는 조건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며 “방역 당국은 앞으로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하게 될 경우, 이런 현실성 떨어지는 기준을 다시 적용하지 말고, 인원 통제 없이 기본 방역수칙 준수 하에 교회들이 자율적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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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