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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 ©청파감리교회 유튜브 영상 캡처

청파감리교회 김기석 목사가 18일 '땔감이 다 떨어지면'이란 제목의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남을 험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언 26장 20절에서 28절 말씀을 본문으로 전한 이날 설교에서 그는 "히브리의 지혜자가 들려주는 말에 대한 교훈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뜻을 살피려 한다. 경희대 김진해 교수는 <말끝이 당신이다>라는 책의 표제 컬럼을 통해 흥미로운 관점을 보여준다"고 운을 뗐다.

김 목사는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에 사람들은 직접 통화보다는 문자를 주고받거나 채팅 창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걸 더 선호한다. 김진해 교수는 문자를 보낼 때 말끝을 어떻게 맺고 있는지를 보면 친한지 안 친한지, 기쁜지 슬픈지 다 알 수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친할수록 어미를 일그러뜨려 쓰거나 콧소리를 집어넣고 사투리를 얹어놓는다. '아웅 졸령' '언제 가남!' '점심 모 먹을껴?' '행님아, 시방 한잔하고 있습니더' '워메, 벌써 시작혀부럿냐'"(김진해, <말끝이 당신이다>, 한겨레출판, p.19)라는 김 교수의 말을 인용한 그는 "친하지 않은 사이엔 주로 '-습니다'라는 종결어미를 사용한다"며 "제게 해당되는 이야기인데 꼭 친하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니다. 어쨌든 그는 학생들과 친구처럼 지내도 결석을 통보할 때는 '이러저러한 사유로 결석하게 되었습니다' 하는 식으로 통보하더라며 서운해 한다. 그가 받고 싶은 메시지는 이런 것이다. '패랭이꽃도 예쁘게 피고 하늘도 맑아 오늘 결석하려구요!' 흥미롭게 그 글을 읽다가 '어이쿠' 한 대목이 있다. 세월이 지나면 말끝이 닳아 없어지기도 한다면서 그가 예로 드는 것은 부부 사이의 대화다. '어디?' '회사' '언제 귀가?' '두 시간 뒤' 그리고 결론으로 말한다. "말끝이 당신이다." 최근에 아내와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제가 한 말을 살펴보았다. '응' '살펴 와요.' '오케이' '지금 공덕'"이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언어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했다. 그는 "언어라는 기호를 공유할 때 비로소 소통이 가능하고, 공감도 일어난다"며 "언어는 사건도 일으킨다. 이사야는 비와 눈이 하늘에서 내려서 땅을 적셔 싹이 돋게 하고 열매를 맺게 하듯이, 하나님의 말씀은 주님이 뜻하는 바를 이루고 나서야 하나님께 돌아간다고 말했다(사 55:10-11). 그 말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가 하는 말도 어떤 사건을 일으킨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은 그런 말의 힘을 암시한다. 우리는 말로 다른 사람을 격려할 수도 있고 불쾌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 곧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라는 점을 확인하며 그는 "지금 우리 사회에 유통되고 있는 언어는 너무 난폭하고 오염되었다"며 "거친 말, 거짓말, 기만하는 말들이 여과 장치도 없이 세상을 떠돌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불교에서 인간이 짓는 죄업 가운데 '구업'(口業)이라는 게 있다고 가르친다. 입으로 짓는 업이다. 남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거짓말인 망어(妄語), 비단결 같이 부드럽지만 결국은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기어(綺語), 마구 꾸짖고 욕하는 악구(惡口), 사람들을 이간질하는 양설(兩舌)이 그것이다. 말은 제대로 활용할 때는 하나님의 선물이지만, 그릇 사용하면 악마의 도구가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러한 말의 오용은 사람들 사이에 분열을 낳는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아담은 어찌하여 선악과를 따 먹었느냐는 하나님의 책망을 듣고 그 책임을 하와에게 돌렸다"며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사용한 그 말이야말로 사람 사이를 버름하게 만들고, 사탄은 그 버름한 사이에 파고들어 관계를 파탄으로 이끈다"고 했다.

이어 "본문에서 히브리의 지혜자는 '남의 말을 잘하는 사람', '다투기를 좋아하는 사람', '헐뜯기를 잘하는 사람', '악한 마음을 품고서 말만 매끄럽게 하는 사람'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아차려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남의 말을 잘하는 사람, 헐뜯기를 잘하는 사람은 이웃의 존엄을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들은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들을 특정한 이미지 속에 가두려 한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들을 생각해보라. '수구 꼴통', '좌파 혹은 빨갱이'라는 말을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한다"며 "그렇게 규정하는 순간 그들은 상종 못할 사람이 된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는 '에드가 포의 무덤'이라는 시를 인용해 언어가 감옥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시에서는 사람들이 하는 뒷담화를 가리켜 '히드라의 비열한 소스라침'이라고 했다. 히드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인데 머리가 여럿 달린 뱀인데 히드라의 끔찍함은 머리 하나를 자르면 그 자리에서 다른 머리 여러 개가 나온다는 데 있다. 김 목사는 "헐뜯는 말은 또 다른 말을 낳고, 그것이 증폭되면서 편견을 만들고, 편견은 적대감을 만들고, 결국에는 사람들의 관계를 파국으로 이끈다"고 했다.

김 목사는 그러면서 "히브리의 지혜자는 "땔감이 다 떨어지면 불이 꺼지듯이, 남의 말을 잘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다툼도 그친다"(20)고 말한다"며 "다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숯불 위에 숯불을 더하고, 타는 불에 나무를 더하는 것처럼 불난 데 부채질을 한다. 예레미야도 이런 현실을 통탄했다"고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언어가 소통되는 광장이 오염되었다고 판단했다. 김 목사는 "거짓 뉴스가 진실로 치장한 채 사람들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고 다른 이가 말할 때 잘 끼어들어 자기 말을 보태는 것을 보고 재치 있다고 칭찬하는 세태는 말의 품격이 무너진 세상을 반영한다"며 "침묵이 더 이상 금이 아닌 세상에서 사람들은 말을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그래서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말들이 횡행한다. 오죽하면 <개소리에 대하여>라는 책이 다 나오겠는가?"라고 한탄했다.

말로 오염되고 더럽혀진 정치 현실이 우리 삶을 과잉 대표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서로 다른 언어 세계 속에 사는 사람처럼 소통하기 어렵다"며 "오죽하면 가족끼리 모였을 때 종교 이야기와 정치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는 말이 신빙성 있게 받아들여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목사는 "논쟁은 상대방의 생각에서 약점을 찾기에 급급할 뿐, 함께 배운다는 생각을 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라며 "물론 자기 생각을 치열하게 가다듬어야 하는 사람들은 논쟁을 통해 많은 유익을 얻는다. 그러나 일상의 모든 대화가 논쟁일 필요는 없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늘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사사건건 싸우자고 대드는 사람과는 말을 나누고 싶지 않는다. 그의 말은 칼이 되어 우리 마음에 상처를 입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김 목사는 특히 남을 헐뜯는 말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은 사람도 남에 대한 험담은 기가 막히게 잘 기억한다. 그 말이 뱃속 깊은 데로 내려가기 때문이다"라며 "헐뜯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우리 속에는 하나의 편견이 자리 잡는다. 자기편이라고 생각하면 그가 하는 말조차 진실일 거라고 쉽게 속단한다. 다른 진영에 속해 있는 이들의 말은 다 거짓이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 격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런 것을 일러 옹호의 덫(advocacy trap)이라 한다"며 "자기가 지지하는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죄다 그릇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여기서 적대감이 발생하고 냉소, 비난, 모욕, 험담, 저주가 나타난다. 여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매끄럽고 다장한 말도 믿음직스럽지 못할 때가 많다고도 했다. 김 목사는 "노자는 '신언불미(信言不美)요 미언불신(美言不信)'라 말했다. 믿음직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미덥지 않다는 뜻이다"라며 "그런데 이 말이 노자 '도덕경'의 맨 마지막 장인 81장에 나온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알속은 없고 겉만 번지르르한 말이 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임을 지적하려던 것이 아닐까? 히브리의 지혜자는 노자가 말하는 진실을 한결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표현이 참 절묘하다. 악한 마음을 품고 말만 매끄럽게 하는 이들의 말은 질그릇에 은을 살짝 입힌 격이란다"라며 "다정한 말의 이면에 역겨운 것이 일곱 가지나 들어 있단다. 비단결 같은 말 곧 기어(綺語)에 속지 말라는 말이다. 예언자들의 말은 거칠었다. 사람들의 양심을 습격하는 말은 대체로 그렇다. 세례 요한의 말도 마치 천둥소리처럼 들린다. 가끔 사람들의 안일함을 깨뜨리기 위해서는 거칠게 말해야 할 때도 있다. 비난은 문제지만 비판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나쁜 생각을 숨긴 채 말만 매끄럽게 하는 이들을 경계해야 한다. 악인들의 생각은 회중들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날 날이 오게 마련이다"라고 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은 아름다운 말을 선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목사는 『웨슬리 설교 전집3』을 인용하며 "험담(evil-speaking), 험구(talebearing), 수근거림(whispering)은 세상의 일치를 허무는 여우"라며 "그것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험담을 하지 않는 것이 모든 기독교인들의 표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하는 말은 하나님의 말씀, 그리스도의 말씀을 닮아야 한다. 시편 시인은 "주님의 말씀은 순결한 말씀, 도가니에서 단련한 은이요, 일곱 번 걸러 낸 순은"(시12:6)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하는 말이 도가니에서 단련한 은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무런 아름다운 결과를 가져오지도 못하는 말에 땔감을 제공하거나, 타는 불에 나무를 더하는 일은 그만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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