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연대 기자회견
과거 기자회견에서 북한인권정의연대 정베드로 대표(맨 왼쪽)가 북한 수용소에서 행해지는 고문에 대해 설명하던 모습 ©기독일보 DB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정의연대(대표 정베드로 목사)가 북한인권과 탈북난민의 실태를 알리고자 국제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제2회 북한정의주간’을 진행하고 있다. 28일에는 국제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시민사회의 북한인권개선 활동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발제 정베드로 대표는 “일주일 전 워싱턴에서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 중에서 중요한 공동합의문 내용은 한미양국이 대북정책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이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북한인권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되고 있다”며 “현재의 한국 대통령이 내년 3월엔 바뀔 것인데 그 전까지, 혹은 그 이후엔 입장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다. 어떻든, 북한인권 문제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서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인권 문제를 언급하면 자기의 체제를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최고 지도자의 존엄을 훼손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북한은 김정은 독재정권의 유지와 체제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그 이상 선을 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며 “그러면 북한인권의 피해자들은 계속해서 북한 내부에서 많이 발생하고, 정치범수용소나 구금시설의 환경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시민사회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이 문제가 우리의 과제”라며 “이런 환경에서 북한인권 피해자인 탈북자들과 북한인권단체 및 국제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많은 탈북자들이 공개장소에서 검증되지 않은 증언과 사실이 아닌 내용을 증언해 역효과가 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북한의 진실만을 말하고 피해자들이 사실만을 전달한다면 북한인권 인식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두 번째로 북한인권단체는 정치나 정당을 바라보지 말고 국제사회와 함께 국제법에 따라 북한 인권문제를 부각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중요하게 다루는 국제사회의 협약은 바로 2014년부터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보고한 ‘COI보고서’다.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mmission of Inquiry) 소속 위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북한 인권문제를 ‘반인도범죄’라고 규정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인도범죄’는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돼야 할 형사범죄로, 형사소추 유효만료 기간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 책임자와 가해자를 최종적으로 재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그러기 위해서 지금 한국 전환기 정의워킹 그룹(TJWG)처럼 북한인권 피해자의 진술과 증거들을 많이 조사해 기록하고 보관해야 한다. 여기에 북한인권증진센터(INKHR)도 그런 활동을 하고 있고, 많은 국제 시민단체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그런데 중요한 사항 한 가지가 더 있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과 국제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다. 북한인권 문제와 피해자 구제를 위해 시민사회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고 실천 가능한 캠페인을 준비하며, 이미 기록된 자료를 활용해 확실한 피해자의 증언을 찾아내 알리면서, 온라인에서의 캠페인도 갖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국제기구와 함께 북한인권 가해자를 국제법정에 세우도록 준비를 해야 하지만, 우리가 온·오프라인에서의 북한인권 캠페인을 활성화 할 때, 북한 내부에서 실제로 북한인권 침해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그런 증언도 있다”고 했다.

이어 “(계속해서)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와 함께 부각시킨다면, 북한당국이 향후 대화 장소에 나올 때 (북한인권의제가) 쉽게 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여러분과 같은 활동가들이 각자 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탈북자와 시민단체들을 조금만 도와준다면 많은 일을 할 수가 있다”고 했다.

자카르 코리아 대회 기자회견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소장이 강제송환된 친오빠의 어릴적 사진을 들고 증언하고 있다. ©기독일보DB

이어 이한별 소장(북한인권증진센터)이 ‘강제실종 피해자 실태조사’라는 제목으로 증언했다. 그녀는 “2009년 1월 19일 새벽, 저의 친오빠는 저와 어머니의 도움을 받고자 탈북해 중국으로 건너가던 도중, 중국 변방대 군인들에게 붙잡혀 강제북송되면서, 강제실종이란 말은 제 삶에 너무나도 가슴 아픈 단어가 됐다”며 “탈북민들은 국제법적으로 현장난민에 속하지만 중국은 북한으로 송환할 경우 생명에 지장이 있을 탈북민들을 강제북송하고 있다”고 했다.

이 소장은 “오빠는 중국 군인들에게 ‘어머니와 여동생이 남한에 있다는 이유로 자신이 강제북송되면 죽을 수 있으니 강제북송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중국 군인들은 오빠의 그 말을 그대로 진술서에 적어 북한으로 보냈다”며 “북한 군인들은 강제북송된 오빠의 옷을 벗기고, 장갑과 신발까지 벗긴 채 양강도에서 영하 40도 이하의 추위 가운데 오랜 시간 세워 두고 체벌을 가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후 손과 발을 자를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북한 보위사령부에서는 도 보위부로 내려와 오빠를 조사했고, 이후 그는 북한 정권으로부터 사랑하는 아내와 강제이혼을 당하고 두 딸과도 영영 볼 수 없는 채 경성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졌다”며 “북한 정권은 정치범수용소로 사람을 끌고 갈 때 온 가족을 하룻밤 사이, 아무도 모르게 싣고 가거나 가족과 강제 이혼시켜 당사자만 정치범수용소로 끌고 간다. 이후 모든 공민의 자격을 박탈시켜 인간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가혹한 고문과 노동을 강요당하며 살아간다”고 했다.

또한 “정치범들은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편지나 전화도 어렵고, 면회도 불가능하며, 아파도 돌봐줄 의사도 없는 그런 끔찍한 곳에서 죽어가며, 그들의 시신은 가족에게 보내지지도 않고 무참히 훼손된다”며 “오빠를 생각하면 저희 어머니와 저는 너무도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내왔다. (남한에서) 좋은 옷을 입어도, 맛있는 것을 먹어도 오빠를 생각하면 늘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 소장은 “이후 저는 오빠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2016년 7월, 유엔 산하 강제실종워킹그룹(WGEID)을 통해 북한에 오빠의 생사확인을 청원했고,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실태를 조사한 뒤 UN 서울인권사무소에 제출했다”며 “이후 2018년 8월, 북한 정권으로부터 말도 안 되는, 몇 줄 안 되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북한을 음해할 목적으로 묻는 질문에 답변 할 수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이 일을 겪으면서 우리 피해자들이 침묵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피해자들이 이제는 인권옹호가로서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국제사회를 비롯해 국제기구들이 저희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북한정권에 호소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으로부터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많은 사람들의 고통이 이제는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저는 강제실종된 사람들의 생사확인을 위해 북한의 인권실상이 속히 개선되고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찾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인권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 일에 많은 분들이 함께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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