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문제는 여성과 아이의 구도가 아니다

박준우 목사
박준우 목사

복음주의 페미니즘에 의하면, 남자는 단지 남편이라는 이유만으로 결혼생활에서 지도자적 위치를 독차지 할 수 없다. 지도자적 역할은 남녀가 각자의 은사와 욕구에 따라 동등하게 공유해야 한다. 이러한 주장은 최근 진보주의자들, 자유주의 신학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장이다. 그들은 성경의 진리를 따르기보다는 문화적인 풍조를 좇아 사람들의 인기를 끌만한 것을 택한다. 모든 문화에는 성경의 반대되는 대중적인 견해들이 존재하는데, 그 속에서 어떤 방식에 있든지 타협이 이루어지기 쉽다.

남자와 여자는 가치와 존엄에서는 동등하다. 남자와 모두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 그러한 남자와 여자는 창조 질서의 일부로서, 결혼생활에서 서로 역할이 다르다. 아담은 인류를 대표하는 특별한 역할을 했다. 하와가 먼저 죄를 지었지만 신약 성경은 “하와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었다”고 말하지 않고 오히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라고 말한다(고전15:22).

그러므로 결혼/가정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생명교육은 지도적 위치에 있는 남성의 역할을 중심으로 교육되어야 한다. 하지만 교회 내에서도 생명교육은 여성에게만 강조된 경우가 많았다. 혼전순결을 교육할 때도 여자의 정결함과 인내, 대처하는 방법과 지혜를 교육하기도 했고, 낙태 문제 역시 여성의 선택과 아이의 생명이라는 구도로 논쟁이 되어 왔다. 그러나 성경은 결혼에 있어서 남성에게 지도적 위치를 부여하고 있다(엡5:23). 그러므로 교회에서의 생명교육은 이제 남성의 역할을 더욱 강조하도록 변화되어야 한다.

그동안 남성의 책임이 회피되어 왔다

지난 2017년 11월 6일부터 20일까지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전국 미혼남녀 1000명(남성 489명·여성 5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연애와 행복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적정한 혼전 성관계 시기는 ‘1개월 이내도 무방하다’(남43.1%, 여21.9%)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1개월 이후(남21.7%, 여14.3%)’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결혼식 전에는 불가’라는 답변은 여성(14.1%)이 남성(5.9%)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같은 설문조사를 2년 전인 2015년에 했을 때는 ‘1개월 이내에도 혼전 성관계가 가능하다’는 답변이 남35.3%, 여16.8%로 나왔다. 2015년에서 2년 새 ‘1개월 이내에도 혼전 성관계가 가능하다’는 답변이 남성의 7.8%, 여성은 5.1%가 증가한 셈이다. 남성의 43% 이상이 이성교제를 시작한 지 1개월 내에도 성관계를 할 수 있다고 답한 것은 교회교육에 있어서 남성역할 중심으로의 생명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강조되는 남성 운동의 긍정성

최근 임신에 대한 남성의 책임을 강조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0월 23일 행동하는 프로라이프 남성연대의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이재욱 목사(카도쉬아카데미 공동대표)는 "지금껏 우리는 태아의 생명에 대한 책임을 여성에게만 지워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개정안에는 남성에게 책임을 묻는 내용이 없어 여전히 비상식적이라며 "정부안은 남성들로 하여금 스스로 비겁한 위치에 서게 하는 정당하지 못한 법안이기 때문에 남성들도 이 개정안을 용납할 수 없다"며 "남성에게도 임신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법을 꼭 만들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런 교육은 교회와 가정에서도 필수적인 부분이다. 교회는 이제 남성역할 중심으로의 생명교육을 강화해야 하며, 결혼을 준비하는 프로그램 외에 별도로 남자 청소년들만을 위해 생명교육, 남자 청년들을 위한 생명교육, 중년의 남자들을 위한 생명교육으로 세분화하여 성경적 남성의 역할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함을 인식시킬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남편은 아내뿐 아니라 온 가족에 대한 통치의 주된 부분을 감당해야 한다. 남편은 자신이 맡은 통치를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은 거룩함과 영적인 지혜에 놓여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버지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고 있는데, 단지 사회 문화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신앙의 가정 내에서도 아버지의 역할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

교회는 행동하는 역동적인 몸이다.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세상 끝까지 임한다. 교회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 사명 가운데 있지 않다면,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우리의 임무는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모든 명령을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복을 전하고 자손들을 낳는 것이다.

생명교육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이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생명을 해하는 법안에 침묵하거나 동조한다면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교회와 가정에서 생명교육과 성경적 가정을 세우는 일에 더욱 힘쓰고, 특별히 그동안 책임을 회피했던 남성의 역할을 더욱 강조하여 휘몰아치는 세속의 문화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을 감당해야 한다. 오늘도 생명교육을 위해 여러 곳에서 헌신하고 있는 주의 자녀들에게 성령께서 위로와 격려로 마음의 평강을 주실 줄 확신한다. (끝)

박준우 목사(카도쉬 유스미니스트리 대표, 동행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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