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규예배를 통한 코로나19 확산이 없었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일 백브리핑을 통해 “교회의 경우 밀집도가 낮고 사전에 방역조치들이 이뤄져 지금까지 대면 예배를 통한 감염은 거의 없었다”며 “밀집도를 유지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한다면 대면 예배 자체가 감염위험도가 높은 행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반장은 “문제는 예배 이후 식사 모임이라든지 폐쇄된 모임에서 환자수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한 부분은 모두 금지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의 이날 발표는 일부에서 개인 간에는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는데 교회에서는 예배가 허용되는 상황이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최근 교회와 교회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부에서 종교의 경우 수도권은 10%, 그 외 지역은 20%의 대면예배를 허용한 것이 개인 간의 집합금지와 비교할 때 부당하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있었다.

정부 관계자가 교회 예배를 통한 감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일부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마치 한국교회 전체가 바이러스 감염의 온상인 양 죄인 취급받아 온 것을 감안할 때 정부의 이번 발표는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그러나 정부와 방역당국이 종교, 특히 기독교에 대해 취해왔던 태도로 볼 때 의구심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 왜 정부와 방역당국이 교회 예배를 중점적인 규제 대상으로 삼아왔느냐 하는 점이다. 교회 소모임과 식사가 위험하다고 판단했다면 그것만 ‘핀셋’ 규제하면 될 일을 왜 ‘종교의 자유’ 침해라는 거센 저항을 받으면서까지 모든 교회의 예배를 규제 대상화했냐는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 안에는 대면예배, 비대면예배라는 낯선 용어가 어느덧 익숙하게 통용되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한국교회로 하여금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둔갑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신천지 사태 이후 교회와 교회 유관시설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나올 때마다 행정조치로 예배를 규제당하는 유무형의 피해를 입으면서 사회와 여론으로부터는 냉대를 받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교회에 가해지는 이 같은 ‘이중고’가 실은 정부의 교회에 대한 근거없는 ‘과잉’ 방역 때문이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정부가 교회 예배를 통한 집단 감염과 확진사례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으면서 왜 이제 와서 밝혔는가 하는 점도 의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한국교회 공동체가 받아온 것은 비단 종교적 핍박뿐이 아니었다. 반정부 성향의 보수단체 집회에 참여한 교회와 목회자들에게는 ‘주홍글씨’가 새겨지는 정치적 핍박이 가해졌다. 한 교회는 악성 민원에 의해 확진자 한명 없이도 강제폐쇄 당하는가 하면, 교인들은 직장과 영업장에서 ‘집단 린치’에 가까운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이런 모든 현상을 코로나19가 가져온 사회 불안 심리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7일 한교총 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면서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닌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것을 모든 종교가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지적은 코로나19 확산 책임의 절반이 한국교회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열광적인 지지자들에게는 한국교회를 향한 공격 개시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다.

그 후 교계 인사들은 정세균 총리에게 한국교회를 통한 확진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자료와 근거 제시를 요구하는 상황으로 전개되었으나 정 총리는 당시에 근거 자료를 공개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결국 통계 자료 공개가 어려웠던 게 아니라 공개할만한 통계자료가 없었다는 것이 이번 정부의 발표로 드러난 셈이다.

정부는 대전 IM선교회 등 교회 유관 시설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자 이를 근거로 설 연휴기간까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비롯,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5단계 그 외 지역 2단계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그 역풍이 고스란히 한국교회에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1월 2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YMCA, YWCA 등 시민사회단체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 사죄드린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교회라고만 해도 지긋지긋하다’는 코로나 상황 속의 대중적 정서 앞에 통렬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들 단체가 표현한 한국교회에 대한 대중의 정서는 “교회라고만 해도 지긋지긋하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런 표현은 어떤 이에게는 뼈아픈 공감으로, 또 다른 이에게는 불편함으로 들릴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한국교회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 다만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진솔하고도 통렬한 사과를 해야겠다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만이 아닌 보다 명확한 근거를 가지고 해야 그 사과에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겠는가.

정부 관계자가 한국교회 예배를 통한 확진자가 거의 없다고 발표한 이상 정부는 ‘여론몰이’의 희생양인 한국교회에 ‘과잉 방역’에 대한 해명부터 해야 할 줄 안다. 그러고 나서 10%, 20% 등 아무 근거 없는 예배 규제를 합당한 수준으로 푸는 게 순서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방역은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란 것이 예배를 통해서는 감염 확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로 이미 입증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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