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자유에 대한 단견적 해석” 지적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교인이 선택할 문제
그것 제한했는데 왜 내면 자유와 무관한가”

“판례로 굳어지면 종교 자유 과도 침해 우려
이번 계기로 종교의 자유 체계화 논의해야”

교회 예배
과거 한 교회에서 교인들이 서로 거리를 띄운 채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대면예배를 금지하는 것은 내면의 신앙의 자유와는 무관하고 예배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의 장소와 방식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이를 두고 종교의 자유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부산지방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박민수)가 지난 15일 세계로교회가 신청한 시설 폐쇄명령 집행정지 가처분을 기각하면서 판결문에 적시한 내용이다. 그런데 법원의 이런 판단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정부의 수도권 소재 교회에 대한 대면예배 금지 조치를 집행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소송에서도 법원은 비슷한 견해를 내놨었다.

당시 법원은 “이 사건 처분은 대면예배를 금지하는 것이어서 내면의 신앙의 자유와는 무관하고, 이 사건 처분을 대하는 방식에 관하여 교회 내부에서도 다양한 이견이 있어 이를 종교의 자유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런 식의 법원 해석은 이전에도 있었다고 한다. 그랬던 것이 전염병 상황으로 인해 교계 안팎에서 ‘비대면 예배’에 대한 논란이 생기자 새롭게 주목받게 됐다는 것.

그러나 교계와 법학계에서는 법원의 이 같은 판단을 두고 종교의 자유에 대한 매우 협소하고 단견적인 해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면예배를 금지하는 것이 내면의 신앙의 자유와는 무관하다”는 게 향후 본안 소송에서 자칫 판례로 굳어질 경우, 국가가 종교 행위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성제 변호사(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는 “종교 자유의 본질이 무엇이냐는 점에 있어 국가가 기독교 신앙을 아예 금지하는 게 아닌 이상, 겉으로 드러난 신앙의 형태는 일부분 제한이 가능하다는 게 그 동안 우리 사법부의 대체적 판단”이라고 했다.

그는 “그렇다 하더라도 대면예배를 금지하는 것이 내면의 신앙의 자유와 무관하다는 의견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북한 헌법에도 종교의 자유가 명시돼 있지만 실제 그곳에 예배의 자유가 없다는 건 분명하다. 이를 두고 과연 누가 그것이 내면의 신앙의 자유와 무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아무리 전염병 상황에 따른 판단이라 할지라도 종교의 자유에 대한 우리 법원의 이런 해석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교계 한 관계자는 “대면예배에 대한 논란이 물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교계 내부의 신앙적·신학적 문제”라며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는 국민 누구나 내면의 신앙에 따라 그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국가가 그 중 하나만을 강제한 것이 어떻게 내면 신앙의 자유와 무관한 것이 되나”라고 했다.

이어 “법원이 대면예배 금지가 내면의 신앙의 자유와 무관하다고 못박는 대신, ‘결코 무관하지 않지만 코로나19 감염을 억제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애햐 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국가가 최소한의 범위로 대면예배를 제한할 수 있다’고 했었다면 차라리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국내 대학의 한 법학 교수는 “시급성을 요하는 가처분 판결은 법리보다는 정치·현실적 상황논리에 좌우되기 쉽다. 대면예배 금지가 내면 신앙의 자유와 무관하다는 법원의 판단도 이런 점이 작용해 진지한 고찰 없이 나온 것일 수 있다”며 “문제는 만약 이것이 본안 소송을 통해 확정되면, 하나의 판례로 남아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등 서구 기독교 전통이 강한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에는 종교의 자유에 대한 의식이 종교 유무를 막론하고 아직 깊이 있게 뿌리내리지 못한 상태”라며 “그러니 법원도 이런 단견적 판단을 쉽게 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선 교계 내부에서부터 종교의 자유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 그것을 체계화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시설폐쇄 처분이 내려진 부산 세계로교회(담임 손현보 목사)는 정부의 ‘비대면 예배’ 조치에 대해 지난 12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 등이 이 교회의 변호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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