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진 목사
지난 약 2년 동안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으로 교계를 이끈 권태진 목사가 “돌아보면 지난 2년은 제 인생의 황금기였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권태진 목사(군포제일교회)는 보수 연합기관이 분열되고, 이로 인해 교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지난 약 2년 동안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을 맡아왔다. 그러면서 최근 부침을 반복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대신해 한국교회의 보수적 목소리를 대변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두 번째 임기가 거의 끝나가는 권 목사를 만나 교계 안팎의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대담은 지난 6일 그가 시무하는 군포제일교회에서 진행됐다. 아래는 일문일답.

“국가와 교회에 가장 힘들었던 한해
교계 하나로 이끌지 못한 점 아쉬워”

-지난 2년의 한교연 대표회장 임기를 돌아보신다면.

“그 동안 교계에 참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변화에 적응하고, 교회와 나라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부족한 게 너무 많았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한국교회 지도자로 있으면서 교계를 잘 이끌지 못한 것을 먼저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올해는 국가와 교회 모두 가장 힘든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야말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해였으니까요. 그 가운데 각 교단들이 한국교회를 보호해 달라고 저를 (한교연) 대표로 뽑아주셨는데, 그 역할을 잘 감당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하나 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한기총과 한교연이 하나 되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결국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태어나고야 말았죠. 그러나 꼭 같은 조직 안에 들어오지 않아도 복음으로 얼마든지 하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람되었거나 기억에 남는 점도 있으셨을텐데요.

“2년 동안 좋은 분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목사님들 한 분 한 분 만나뵐 때마다 참 애국자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내면의 깊은 세계도 보았어요. 정부가 교회를 대하는 방식이랄까, 그런 것도 알게 되고…. 한편 제 자신이 얼마나 약하고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또 이 기회를 빌려 헌신적으로 기도하고 도와주신 군포제일교회 성도님들께도 꼭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돌아보면 지난 2년은 제 인생의 황금기였습니다.”

“한교연-한기총 통합, 내년엔 이루었으면
전광훈 목사, 평가 일러… 역사에 맡겨야”

-한교연과 한기총의 기구 통합이 거의 성사될 뻔했지만 끝내 무산됐습니다.

“두 기구의 통합에는 사실 별 문제가 없습니다. 서로 따로 있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해 초기부터 합의하고 통합총회 날짜까지 잡았지만, 당시 한기총 대표회장이던 전광훈 목사가 하필 그 직전에 구속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한기총이 정상화 되면 다시 통합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내년에 한교연 대표회장이 어느 분이 되든, 한기총과는 빨리 통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기총 대표회장직에서 물러난 전광훈 목사는 현재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사회에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데, 교회는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지금 전 목사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일제 식민지 시절, 당대에 故 주기철 목사님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전 목사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겨야 합니다.

그러나 그가 왜 광화문 집회를 했는지는 한 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나라의 체제와 안보를 걱정했던 그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헌법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 목사를 비롯해 다수의 국민들이 주장했으니 그 목소리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전 목사가 지금 감옥에 있는데, 어떤 면에서는 저렇게 감옥에 가면서도 뜻을 굽하지 않는 것이 신앙적으로 귀한 모습일 수 있습니다. 기독교 역사에는 순교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타협을 하면 순교자가 나올 수 없습니다. 예수님도 타협했으면 십자가를 지지 않으셨을테고, 세례 요한도 죽을 일이 없었을테죠. 다니엘도 그렇습니다. 고집스럽게 문을 열고 기도하다가 왕의 미움을 받아 사자굴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니엘은 그곳에서 걸어 나왔습니다. 만약 그가 왕이 아닌 하나님의 미움을 받았다면 그렇게 살아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전 목사에 대해서도 그저 손가락질만 하기보다 그 동기 또한 생각해보면서 그 평가를 역사에 맡기면 좋겠습니다.”

“교회에 대한 정부의 방역조치 과해
비대면 예배론 성례와 성찬 불가능
코로나? 교회, 왜 신적 능력 못 믿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정부가 교회의 예배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교회에 내리는 조치는 종교의 자유 침해입니다. 대면예배 금지라거나 30퍼센트다 얼마다 하는 식으로 예배 참석 인원을 정해주는 건 사실 하면 안 되는 겁니다. 다른 종교나 시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습니다. 정부가 지하철을 타는 인원, 버스 승객 숫자를 정해준 적이 있습니까. 식당에서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곳들보다 교회가 더 위험한가요? 법은 상식적이고 공정하게 집행해야 하는 겁니다. 상식을 벗어난 조치에 어떻게 동의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부터는 교회만 아니라 모든 종교에 공히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고도 하지만 따지고 보면 교회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어느 종교보다 개신교가 모이기에 힘쓰기 때문이죠. 독수리와 닭을 같은 크기의 우리에 넣으면 겉으론 공평해 보여도, 실은 독수리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리고 소모임 하지 말라, 찬양대 하지 말라, 기도도 크게 하지 말라… 기독교 자체를 해체시키려는 것 아닙니까? 만약 정부가 교회에 ‘방역을 철저히 잘 지켜주시고, 국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라고 했다면, 정부와 교회에 모두 좋았을테고 상황도 지금보다 훨씬 나앗을 거라고 봅니다. 정부가 정부의 일을 하면서 교회에는 신앙의 자유를 주어 교회가 교회의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악수를 계속 두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국법이니 따라야겠지요. 그러나 기독교인들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교회발 코로나’라고 하지만 상식적으로 일주일에 한 시간 남짓 앉았다가 가고 식사도 안 하는데 어떻게 감염이 확산될 수 있나요.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는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예배는 결코 양보할 수 없습니다. ”

-비대면 예배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도 있습니다.

“기독교에서 성례와 성찬은 아주 중요한 것인데, 대면예배를 드리지 못하면 이것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비대면 예배는 예배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많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앞으로의 목회 환경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겠지요. 어쩌면 그 동안 물량주의와 세속주의에 빠진 교회에 하나님이 정신 차라라고 주는 환경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정부만 나무랄 게 아니라 스스로도 돌아보면서 회개해야 합니다. 하나님 안에서는 모든 게 합력하여 선을 이룹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이번 기간을 통해 연단되고 진리 위에 바로 선다면 미래도 밝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한 교회는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될 겁니다.

이번 코로나 상황에서 교회를 보며 안타까웠던 게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교회가 신적 능력을 믿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교회란 신적 기관입니다. 기도의 능력과 하나님의 일하심을 믿는 곳이 다름 아닌 교회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교회에 못 간다? 이 얼마나 믿음 없는 모습입니까. 이번 기간, 경거망동하지 말고 그저 묵묵히 참으면서 회개하고 성경으로 돌아가는 운동을 펼칩시다.”

“차별금지법은 구별금지법… 창조질서 따라야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것, 마음대로 낙태 안돼”

권태진 목사
권 목사는 한국교회를 향해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망할 뿐이기 때문”이라며 “그렇기에 한국교회가 연합해 하나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은 기독교계 최대 현안 중 하나입니다.

“차별금지법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구별금지법입니다. 차별은 하지 말아야 하지만 구별은 해야 합니다. 가령 남자와 여자는 구별되어야 하고, 특히 성(性)은 거룩하게 구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구별까지 차별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지금 기독교가 앞장서 차별금지법안을 반대하고 있는 건, 이것이 통과될 경우 마땅히 구별해야 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우리 사회가 직면할 수 있는 혼란을 염려하기 때문이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믿는 기독교인들은 그 질서가 무너졌을 때 초래될 수 있는 결과를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경고하는 겁니다. 그것을 파괴해선 안 된다고.”

-정부가 낙태와 관련된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임신 14주 이내 낙태 허용, 15~24주 이내 낙태 허용 요건 중 ‘사회·경제적 사유’ 추가가 골자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는 마음대로 손과 발을 움직일 수 있지만 심장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의지에 따라 심장을 멈추게 할 수 있다면, 아마 자살을 결심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죽었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하나님께서 심장 만큼은 계속 뛰게 하신 것 같습니다. 심장은 생명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죠.

낙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생명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인데, 그것을 인간이 함부로 다루어서야 되겠습니까? 또 기독교가 낙태에 반대하는 건, 차별금지법 문제처럼 단지 기독교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가 되었을 때 그 종국이 어떨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것을 막고자 함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의 환경운동가들이 산에 터널을 뚫는 것에 반대하며 ‘도롱뇽의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터널로 서식지를 잃게 될 도롱뇽들을 외면하지 말자는 호소였죠. 하물며 지금 태아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지…

제가 지금까지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약 40년 전 예비군 정신교관을 할 때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가 산아제한 정책을 폈는데, 하나 혹은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거였죠. 그래서 저 역시 예비군들에게 그렇게 가르쳤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정말 후회되는 일이고, 지금까지 죄책감을 안고 있어요.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인구절벽의 위기는 과거 산아제한 정책의 후유증이 아닌가 합니다.”

“자금은 싸울 때 아냐… 서로 하나 되자”

-끝으로 한국교회에 꼭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우리 함께 예배를 회복합시다. 그리고 성경의 말씀을 마음에 새깁시다. 반석 위에 세운 교회는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한다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음부의 권세가 공격해 올 것인데, 그 싸움에서 이기자면 반드시 반석 위에 서 있어야 한다는 주님의 당부입니다. 이것을 우리가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망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한국교회가 연합해 하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길에 혹 어려움이 있다면 인내로 이겨냅시다. 하늘의 큰 상급이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희망을 가집시다.”

권태진 목사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학 박사(D.Min.), 버밍엄 신학대학원(Birmingham Theological Seminary) 목회학 박사(D.Min.), 루이지애나침례대학교(Louisiana Baptist University) 명예철학박사(Ph.D.),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총회장,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군포경찰서 경목위원장, 성신클럽 제18대 회장, 군포시기독교연합회장, 2010천만인성령대회 대표대회장을 역임했으며, 월남전(맹호부대) 참전 국가유공자이기도 하다.

1978년 군포제일교회를 개척해 현재 담임목사로 있으며, (사)성민원 이사장, (사)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경기복지뉴스 발행인, 경기지방경찰청 경목위원장,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법인이사, 군포의왕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 한국교회봉사단 공동대표, 한국찬송가개발원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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