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인터뷰] 이달 5일 공식취임한 한국구세군의 새 수장, 김필수 신임 사령관을 지난 23일 서울 중구 정동 구세군중앙회관 사령관 집무실에서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각오, 그리고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전할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독일보는 김필수 사령관과의 인터뷰를 내용상 '상·하' 2편으로 나눠 게재한다. - 편집자 주 -

한국구세군 김필수 사령관
▲집무하는 한국구세군 김필수 사령관. ©기독일보

<上편에 이어> 한국구세군 김필수(61) 신임 사령관은 중학교 1학년 때 구세군교회를 다니기 시작해 지금까지 오로지 한 길만을 걷고 있다.

"영등포에 있는 구세군 교회는 사창가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가려면 호객행위 하는 성매매 여성들을 뚫고 가야 했어요. 온갖 유혹의 적진(?)을 뚫고 가야 했기에 교회가는 길은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구세군은 창립자 위리엄 부스부터 최암흑의 장소(빛이 들어가지 않는 곳)에 구세군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거리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영국에서 가장 가난하고 범죄가 많은 슬럼가인 동부런던이란 곳이 있는데, 그런 곳에서 구세군이 탄생했어요. 구세군은 가난한 자들과 함께 살기로 작정한 창립자의 정신과 정서에 따라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가고 만나고 돌보고 닦아주고 먹여주고, 그들의 영혼까지 구원하는 것이 구세군의 가장 중요한 스피릿(Spirit·정신)입니다."

이 같은 구세군의 정신에 따라 구세군 영등포교회가 사창가 한 가운데 세워졌고, 그곳을 중학생이던 김필수 사령관은 열심히 다니며 믿음을 키워갔다.

그러던 김 사령관이 어떻게 목회자인 구세군 사관(목사)의 길을 가게 됐을까?

"전 사실, 늘 구세군 사관이 될 자격이 못 된다고 생각해서 헌신의 요청이 있었을 때 '내가 정말 적임자인가', '요건을 가지고 있는가', '신앙적 배경이 있는가' 등 여러 가지를 놓고 볼 때 전 늘 자격미달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헌신하기 전에 제가 영등포 우체국에서 임시 공무원으로 지냈었는데, 진로를 놓고 막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던 김 사령관에게 마지막에 하나님께서는 "내가 너를 들어 쓰겠다”는 소명을 주셨고, 김 사령관 그것을 받아들여 헌신을 결심하고 구세군 사관이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부족감 때문에 부담이 됐지만…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주의 종이 자기 사역을 감당함에 있어 자기 힘으로 하지 않잖아요. 순간순간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 성령의 도우심, 말씀으로 주시는 은혜… 그런 힘으로 왔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제가 걸어 온 길이 후회스럽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신명 나고 즐거웠습니다."

구세군중앙회관
▲구세군중앙회관 정문 모습. ©기독일보

이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김필수 사령관의 가정이 궁금해졌다. 목회자에게 눈에 보이는 목회 현장도 중요하지만 크게 드러나지 않는 가정이 오히려 성도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김필수 사령관의 자녀는 아들만 둘이 있다. 첫째 아들은 미국에서 구세군 사관으로 '신임 부의' 달고 열심히 구세군 사역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둘째 아들은 7살 때 불의의 사고를 당해 정신지체 3급의 장애아가 됐다.

"장애아를 키우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아 마음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3급 장애를 가진 아이임에도 훨씬 정상적인 아이같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4년제 대학도 당당히 졸업했고요."

특히 김필수 사령관은 "이 아이를 통해 인생도 사관생활도 얼마나 가난하게 했는지 모른다"고 회상했다.

"정말 (하나님께서) 낮은 자세로 내려가게 만드시고… 그 아이를 통해 정말 장애아를 둔 부모들의 애환도 알게 됐습니다. 다행이 그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고요. 첫째는 저처럼 구세군 사관의 길을 가고 있고, 둘째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쓰실 줄은 모르지만, 이 아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새 일을 계획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사랑하는 두 아들과 아내이나 동역자인 최선희 여성사역 총재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룬 김필수 사령관은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 중요한 포인트로 ▲사랑과 이해 ▲격려와 칭찬 ▲믿음과 신뢰가 동반되는 가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이라면 마음껏 쉴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속옷 하나만 입고도 부끄럽지 않는 자유로움이 있어야 하고, 또 어떤 태도를 취하든, 어떤 모습을 취하든 편안한 교회처럼 진정한 쉼을 줄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한국구세군 김필수 신임 사령관은 한국교회를 향해 교회가 교회 안에 갇혀 너무 세상과 떨어져 있음을 지적했다.

"거룩성을 지켜야 하는 것은 맞지만, 진짜 교회는 교회가 교회 안에 갖혀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 밖으로 나와서 정말 (세상에) 녹아지고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교회가 돼야 합니다."

다시 말해 교회가 지역사회의 섬김이로서 나누고 베풀고 죽어지고 낮아지고 스며지고 녹아져야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김필수 사령관은 "이렇게 복음이 가는 것이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진리"라고 덧붙였다.

한국구세군 김필수 사령관
▲한국구세군 김필수 신임사령관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정동 구세군중앙회관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독일보

한편, 김 사령관은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동성애, 동성결혼 등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127개국을 총괄하는 구세군 국제본부에서 공식적으로 ‘동성애(결혼)는 성서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다만 그들도 선교의 대상이므로 적대하거나 외면하거나 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로 보기 때문에 그들을 섬기는 일에는 항상 문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피켓 들고 나가서 시위 같은 것은 하지 않고, 그들도 사회적으로 돌봄의 대상이란 입장에서 그들이 언제든지 도움을 필요로 하면 손을 내밀 준비가 된 것이 우리 구세군의 정서입니다."

즉 구세군은 ‘동성애가 성서적으로 위배된다. 성서적으로 맞지 않다. 죄악이다’라는 입장은 분명하게 밝히지만, 그들을 설득하고 잘 인도해서 사랑으로 품어서 전도하고 의식을 바꿔주는 데로 나아가는 것에 더 적극적이어야지, 그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 구세군의 입장이다. <끝>

한국구세군 김필수 최선희
▲한국구세군 제25대 김필수(사진 오른쪽) 사령관과 아내 최선희 여성사역 총재. ©한국구세군 제공

■ 김필수 사령관은…

김필수 신임 사령관은 1985년 구세군 사관으로 임관해 구세군 봉천영문(교회) 담임사관을 시작으로, 안양영문 담임사관과 구세군사관학교(현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의 교수와 부교장을 거쳐 경남지방장관과 기획국장을 역임했다. 2013년 10월부터는 한국구세군 서기장관을 맡았고, 올해 6월 1일자로 부장으로 승진. 사령관 직책을 맡게 됐다. 아내 최선희 여성사역 총재와의 사이에서 두 아들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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