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너머 북한 마을이 보인다.   ©오픈도어선교회

북한의 올해 가뭄이 심각한 수준이지만 식량난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9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지역 평균 강수량은 41.7㎜로 평년(76.4㎜)의 56.7%에 불과한데다 기온도 평년 대비 약 1℃ 높아 농지 수분함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인사는 함흥지역 댐의 수위가 평년 15m 수준에서 30㎝ 수준까지 급락했다고 전했다.

통일부도 주요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의 경우 강수량이 평년 대비 각각 46.9%, 61.0% 수준으로 줄었으며, 첫 모내기가 있었던 지난달 10일 이후에도 가뭄이 이어지면서 뿌리 활착에 장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일부의 분석에 따르면 이달 상순까지 강수량 부족이 이어지면 식량 생산이 5~10% 감소해 북한농민들이 대체작물인 옥수수 생산에 주력하게 된다.

다음달 초까지 강수량 부족이 이어지면 감자와 쌀의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15~2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 지난달 10일 이전 파종한 옥수수의 작황도 악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심각한 가뭄 탓에 식량 생산량이 줄어들 전망이지만 북한이 식량난을 겪지는 않을 것이란 게 통일부의 예상이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당시는 배급제에 의존한 탓에 아사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후 시장화가 진행되면서 주민들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 생겼다. 굶어죽는 일이 없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식량난이 임박할 경우 북한당국이 미리 확보해둔 군량미를 풀거나 외국으로부터 식량을 수입할 수도 있다. 국제기구에 호소해 부족분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통일부는 "지난해 봄 가뭄이 심했지만 북한당국이 기존 저장용수를 활용하면서 상당부분 피해를 극복했다"며 "이후 일조량이 좋고 홍수 피해도 거의 없었으며 비료와 농자재 공급도 비교적 원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당국의 농업 개선 조치로 인한 식량 생산량 증가가 가뭄으로 인한 식량 부족 현상을 완화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수확이 많이 들어올 것 같으니 (북한 주민들이)부지런해졌다"며 "농업 개선 조치 때문에 생산량이 유지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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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가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