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자로 분류됐는데도 중국으로 출장을 떠난 회사원 A(44)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메르스에 감염된 세 번째 환자 C씨(76·남)의 아들이자, 네 번째 환자 D씨(40대 중반·여)의 동생이다.

이로써 메르스에 감염된 국내 환자는 총 10명으로 늘었다. 국내 첫 확진환자 발생 이후 9일 만이다.

보건복지부는 A씨에 대한 중국 보건당국의 확진 판독(Confirmation Test) 결과 양성으로 나왔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A씨는 중국 보건당국이 실시한 1차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A씨는 중국 내 공공의료기관에서 입원한 상태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16일 메르스 감염 사실이 확인된 아버지 C씨의 병문안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고, 이때 국내 첫 번째 확진환자와 C씨가 함께 입원한 병실에 4시간 가량 머물렀다.

그 후 22일과 25일 고열 증세가 나타나 2차례에 걸쳐 병원 응급실을 내원했는데도, A씨를 진료한 의료진은 27일에서야 당국에 신고했다. A씨 역시 메르스 감염 환자와 밀접 접촉했지만, 이 같은 사실을 보건당국에 알리지 않아 자택 격리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A씨는 중국으로 출국한 26일까지 11일 간 보건당국의 통제나 제지 없이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 상태에서 버젓이 일상생활을 해 올수 있었던 이유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에서 2차 감염자로 추정하는 A씨로 인한 3차 감염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메르스가 인접국으로 번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게 됐다.

A씨의 그간 행적과 접촉자 등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불가피한 대목이다.

보건당국은 A씨의 확진 판정에 대비해 사전 조치로, A씨가 탔던 항공기 탑승자 163명(내국인 85명, 외국인 78)의 명단을 확보해 기내 밀접접촉자 26명(내국인 11명, 외국인 15명)을 분류했다. A씨와 별도 공간에 있었던 기장과 부기장은 제외된 숫자다.

이 현황을 국제보건규칙(IHR)에 따라 세계보건기구와 중국·홍콩·대만·미국 등 보건당국에 통보했고, 밀접 접촉자 26명에 대해 인천공항검역소 내 시설격리를 적용했다. 이중 승무원은 6명에 대해서는 업무 중지를 내렸으며, 현재 자가 격리 중이다.

밀접 접촉자가 아닌 동승 탑승객 137명(내국인 74명, 외국인 63명) 중 전날(28일)까지 귀국한 20명에 대해서는 입국 게이트에서 체온측정 및 역학조사관의 건강상태 확인을 거쳐 증상 없음이 확인돼 귀가조치했다.

또 역학조사를 벌여 A씨가 국내에 머물렀을 당시 밀접 접촉했던 38명을 추가로 확인해 자가 및 시설 격리 조치를 했다. 여기에는 A씨의 배우자와 A씨를 진료했던 의료진 10명, 직장동료 25명, 공항 직원 2명이 포함돼 있다.

보건당국은 아직까지 귀국하지 않은 동승 탑승객 136명(내국인 58명, 외국인 78명)에게 현재 상황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조기 귀국할 수 있도록 독려키로 했다. 입국시 게이트검역을 실시한 뒤 별도의 시설에서 격리 관찰한다는 계획이다.

단순 동승객 117명은 게이트 검역을 실시한 후 관할 보건소에서 증상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2명 추가로 발생해 국내 메르스 감염 환자가 9명으로 늘어난 28일 인천공항에 설치된 모니터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관련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2015.05.29.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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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