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16일 촬영된 사진으로, 이라크 북부 모술의 시 의회 건물 앞에서 이슬람국가(IS)를 지지하는 이들이 IS의 검은 깃발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AP/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이슬람국가(IS)의 침투를 막기 위해 이라크와의 접경 지대에 대규모 성벽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성벽은 요르단에서 쿠웨이트까지에 이르는 거리인 이라크와 접경 지대 전체에 걸쳐 건설될 예정으로 총 길이가 무려 965킬로미터에 달할 것이라고 사우디 정부측은 밝혔다. 성벽에는 또한 IS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한 각종 전투 시설들이 설치될 것으로도 알려졌다.

성벽 건설 계획은 2006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처음 제안되었으나 실행에 옮겨진 것은 IS가 이라크에서 점거 지역을 확산하고 있던 지난 9월부터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사우디가 성벽 건설 착수는 IS의 부상으로 인한 접경 지대 보안에 비상이 걸린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달 초에는 이라크와 국경을 접한 아라르 지역에서 IS 대원들이 사우디로의 침투를 시도하다 현장에서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해 사우디 정부 접경 지대 보안 병력을 증강하기도 했다. 국제 보안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사우디 내에서의 첫 IS 관련 사건으로 규정지었다.

한편, 사우디 정부는 국내에서의 IS 영향력 확산으로 인해서 곤혹을 겪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IS는 아라비아 반도 전체로 자신들이 선언한 '칼리프 국가'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IS는 이슬람 세계의 단합을 위해서 최대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가 있는 사우디를 점령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IS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사우디 내 수니파 극단주의 무슬림들에게 사우디 내에서 테러 공격을 일으킬 것을 지시했으며, 미국 뉴스위크는 실제로 사우디 동부 지역에서 시아파 무슬림들에 대한 공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2월 사우디에서는 IS 조직에 연관된 혐의로 135명이 무더기로 체포되기도 했다.

사우디 정부는 국내에서 IS에 동조하거나 가담하는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수니파 성직자들에게 IS의 사상을 그릇된 신학으로 규정하고, IS와 그 추종자들의 비판에 앞장설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사우디는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에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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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국가 #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