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안철수(49·사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4일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 지분(37.1%)의 절반인 1500억원 상당을 사회에 환원키로 하면서 정치권에도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다.

안 원장은 이날 오후 안철수연구소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돼야 한다는 보더 큰 차원의 가치도 포함된다고 믿어왔다"며 "이제 그 가치를 실천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 사회는 건강한 중산층의 삶이 무너지고 있고, 특히 젊은 세대들이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있다"며 국가와 공적 영역의 고민 못지 않게 우리 자신들도 각각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안 원장은 "특히 상대적으로 더많은 혜택을 입은 입장에서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며 "공동체의 상생을 위해 작은 실천을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덕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연구소 지분의 반 정도를 사회를 위해 쓸 생각이라고 밝힌 후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는 것이 좋을지, 어떻게 쓰이는 것이 가장 의미있는 것인지는 많은 분들의 의견을 겸허히 들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은 갖고 있다"며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마음껏 재능을 키워가지 못하는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에 쓰여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오늘의 제 작은 생각들이 마중물이 돼 다행히 지금 저와 뜻을 같이해 주기로 한 몇 명의 친구처럼 많은 분들의 동참이 있었으면 하는 것"며 "뜻있는 다른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안 원장은 "이것은 다른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것을 실천한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확대 해석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안 원장은 기부 방식과 관련, 특정 공익법인에 기부하는 방식보다는 별도의 공익법인을 만들어 주식을 기부하고 운영에 개입하기보다는 전적으로 일임하는 방식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5일 오전 수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안 원장의 재산환원 결정에 여야 정치권은 상당히 놀라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공식 논평을 삼가하는 등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안 원장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야권은 안 원장의 재산환원이 '선의로 해석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그의 재산 환원을 대권 행보의 일환으로 보고 반기는 분위기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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