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촌의 한 어린이. 내전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최약자층인 어린이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AP=뉴시스

내전이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서 어린이들이 자살 폭탄 테러에 동원되어 목숨을 잃고 있다고 국제 인권 단체가 고발했다.

휴먼라이츠웟치(Human Rights Watch)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에서 강제로 싸워야 했던 어린이 24명의 증언을 토대로 이들 단체들이 어린이들에게까지 자살 폭탄 테러 임무를 맡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5세 정도에 불과한 어린 나이에 많은 소년들이 무장을 한 채 전투하는 법을 훈련 받으며, 이보다 훨씬 어린 아이들도 '보조' 역할에 전투에 참여하도록 교육 받고 있다.

시리아는 2011년 3월 내전이 발발한 이래로 극심한 정국 불안정이 계속되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이러한 상황을 이제는 인도주의적 위기로 간주하기에 이르렀다. 유엔 난민국은 내전으로 인해서 시리아에서 950만 명의 사람들이 구호가 절실한 상태가 되었으며, 10만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 내린 바 있다. 이들 사망자 가운데 1만 명 가량은 어린이들이다.

휴먼라이츠웟치는 ISIS(Islamic State of Iraq and Sham)를 포함한 자유시리아군(Free Syrian Army), 이슬람연합전선(Islamic Front coalition) 등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이 대대적으로 소년병들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서 자살 폭탄 테러 임무를 맡을 아이들을 선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얼마나 많은 수의 어린이들이 이 같은 범죄에 동원되고 있는지는 정확히 집계가 불가능하지만, 휴먼라이츠웟치가 인터뷰한 어린이 증인들은 "전투에서 전방에서 역할 하고, 스파이 역할을 하고,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무기를 관리하고, 전투 물품들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즉, 성인과 마찬가지로 전투에 관련된 모든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휴먼라이츠웟치의 중동 어린이 인권 연구 담당자이자 이번 보고서의 작성자인 프리얀카 모타파르시는 "무장단체들은 더 이상 연약한 어린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이들은 이미 자신의 가족들과 친척들이 죽는 것을 봤고, 학교가 폭격 당하고, 마을이 파괴되는 것을 봤다"고 비난했다.

그는 "시리아 내전의 참상은 어린이들이 전방에 투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잔혹하다"고도 말했다.

모타파르시는 인터뷰에 응한 16세 소년의 경우를 언급했다. 이 소년은 이슬람 무장단체에 다른 마을 친구들과 함께 지원했는데, 이는 이 단체가 무료로 학교 교육을 제공해 주겠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소년은 이 단체가 자신을 포함한 어린이들에게 자살 폭탄 테러를 지원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때로는 자원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때로는 지도자가 와서 '알라가 너를 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그는 밝혔다.

휴먼라이츠웟치의 보고서는 이처럼 어린이들을 전튜병으로 모집하는 것은 국제인권법상 불법임을 강조했다. 또한 소년병으로 싸우다 자유를 되찾은 소년들을 위한 신체적·정신적 치료와 함께 시리아 어린이들의 교육 문제에 국제 사회가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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