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은 박사가 '불법을 행하는 자들'을 제목으로 설교하며 한국교회의 회복을 강조했다.   ©오상아 기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38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20일 오후 4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영성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설교를 전한 김중은 박사(전 장신대 총장)는 "우리나라 개화기 역사에서 보여준 기독교 신앙 본연의 모습을 다시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학자 박영신 교수가 현재 개신교 상황을 진단하는 글을 인용했다.

"...초월의 존재에 대한 믿음에 터를 두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는 당연히 현존 질서에 들러붙어 그 안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현존 질서와 긴장하고 나아가 변화를 일구어갈 수 있는 변혁의 에너지를 자아낸다. 개화기의 기독교는 그런 것이었다."('본질과 현상' 2014 봄, 35호, 53쪽)

그는 "박 교수에 의하면 우리나라 반만년 역사에서 조선시대 말 개신교 기독교는(1884년 이후) 교회생활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구현과 함께 대사회의 시민의식과 시민사회를 시작하는 동력을 제공했다"며 "미신타파, 신분차별의 타파(갈 3:28), 방만한 향락문화의 선도는 물론이고 민주적인 교육, 의료, 토론을 통한 새로운 소통문화 진작과 성경보급을 통한 한글 사용의 격상 등 오늘 대한민국이 이룬 독립과 건국,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적을 이루는 변화의 바탕이 되었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는 '밑뿌리의 변화'를 일구어 갔다는 것이고, 그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을 기초로 하여 '인간성의 변화'를 추구했으며 '선한 이웃, 참 이웃'을 길러내고자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는 박 교수의 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300명인데 그중에 기독교인이 90여명(약 30%)에 이른다는 말을 들었다"며 "오늘의 국회를 중심한 여야 정치권의 여전히 부패한 현실을 바라보면서 입이 있어도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또 "우리나라 기독교 비율이 20%라고 하는데, 이번(2004년 6월4일)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인 중 44%가 기독인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장은 또 "그동안 여러 곳에서 여러가지 명목으로 '조찬 기도회'가 열리고 금년에도 대통령과 국가지도자들과 성직자들이 다수 참석한 국가 조찬기도회가 열렸다"며 "그런데 매년 거듭되는 의례적인 행사에 그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하나님께 기도하기 위한 목적의 모임이라면 화려한 장소나 고급호텔이 아니라 교회의 정숙한 시설에서 금식기도회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했다.

또 김 전 총장은 "저는 유럽에서 중세기 이후 지어진 굉장한 규모의 성당과 예배당들이 관광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버려진 것을 보면서, '이것이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거짓을 믿지 말라'는 예레미아 예언자의 말씀과 함께 예수님의 말씀대로 '도둑의 소굴'이라는 말씀을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장신대 교수 중에 한 분이 독일을 방문하고 돌아와서 쓴 수필 중에 이런 대목을 보았다. 독일에서도 대표적인 큰 교회당인데, 그 담벽에 누군가 큰 글씨로 'Gott ist tot. 하나님은 죽었다"라는 낙서를 내 놓았고, 거기에서 다시 화살표로 이어서 누군가가 'Nein, Kirche ist tot. 아니, 교회가 죽었다"라고 쓴 것을 보고, 오늘 독일 교회의 참담한 현실을 생각했다는 것이다"며 "이것이 오늘 우리 한국 교회와는 아무 상관없는 독일 교회만의 현실이냐?고 질문했다.

그는 "사실 예수님은 베드로의 신앙고백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우리가 아는 대로는 한 번도 교회당을 건축하신 적이 없고, 제자들에게 교회당을 잘 지으라고 당부하신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경신학적으로 성전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건축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지음받은 사람에게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땅에 사는 동안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예배당을 건축하니 말자거나 소홀히 해도 된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며 "우리가 먼저 중요하게 생각하고 더 귀하게 여겨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 각자에게 (특히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가장 절실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불법을 행하는 자가 아닌가'라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교회와 사회가 이 지경에 된 데 대하여 정말 자기도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당분간이라도 나서지 말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조용히 반성하며 회개하고 자중자애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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