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전 통일부 차관이 발제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26일 오후 4시부터 총신대학교(사당캠퍼스) 종합관 4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총신대학교 부설 교회선교연구소 2014년 정기학술 심포지엄에서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송영대 원장(전 통일부 차관, 현 통일교육개발연구원장)이 발표했다.

송영대 원장은 40년 이상 통일부에서 실무를 담당한 최장수 통일부 차관 출신으로 전통적인 기독교신앙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합의형 통일', '북한 자멸형 통일', '남북 충돌형 통일'로 통일의 유형을 예상할 수 있다"며 "우선순위로 본다면 '자멸형 통일'의 가능성이 제일 높고 그 다음이 '충돌형 통일'이며 '합의형 통일'의 가능성이 제일 낮다고 보인다"고 했다.

그는 '자멸형 통일'의 판단근거로 김정은 리더쉽의 문제, 김정은 독주에 대한 견제장치가 없음, 군부의 불만 점증, 파탄으로 가고 있는 경제상황, 북한주민의 의식변화, 북한과 중국 관계의 소원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내부 상황이 '급변사태 발생-> 북한 안정화 작전-> 민주정권 수립 및 남북통합'의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지하교회가 동독교회처럼 북한 민주화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의 급변사태는 김정은이 측근세력에 의해 암살당하는 궁정 쿠데타, 군부 쿠데타, 인민봉기 등 세 가지 요인에 의해 촉발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사회가 혼란해지고 대량 난민 사태가 발생하며 시위과정에서 유혈사태가 일어나면서, 내전상황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그 결과 김정은 정권이 국가통제력을 상실하고 무정부상태로 치달을 경우 국제사회는 유혈사태 방지를 목적으로 군사개입을 할 가능성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과거 동독은 평화적으로 붕괴되었으나 북한은 폭력적으로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리하여 북한에 투입될 외부 군대가 수행해야 할 임무는 사회 안정화 작전, 국경통제, 대량살상 무기 제거, 재래식 무기 통제, 내부 무력저항 억제 등 다섯가지 작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덧붙여 "여기에 필요한 군사력은 약 26만~40만명이 될 것으로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는 밝히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사회의 혼란이 수습되고 평온과 안정을 회복할 경우, 새로운 정부를 수립해야 하는데 이때 중국식 개방, 개혁을 모방하는 제2의 공산정권을 세우려는 움직임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향하는 민주정권을 세우자는 주장 등 상반된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전자는 정권교체이고 후자는 체제전환을 의미하는데 이와 관련해 중국은 김정은 정권을 대체할 정권으로 개방, 개혁성향의 사회주의 정권 수립을 종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 관영 매체인 '독일의 소리'(Deutsch Welle)는 2013년 5월 16일 중국이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을 차기 북한 지도자로 내세우는 비상대책을 마련해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도 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로서 매우 경계해야 할 문제로서 지혜로운 통일외교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주도의 통일에 관해 미국-중국-한국 간에 빅딜(Big Deal)을 하는 전략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신대학교 부설 교회선교연구소 2014년 정기학술 심포지엄이 26일 진행됐다.   ©오상아 기자

이어 그는 "민주정권 수립을 위해서 북한지역에서 자유 총선거가 실시되어야 한다"며 "총선을 거쳐 태어날 민주정권은 친한(親韓)정권으로서 한국정부와 통일 협상을 벌여 북한 스스로 한국에 편입, 통일되는 절차를 밟도록 해야 통일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송 원장은 "북한의 민주화를 촉진할 수 있는 세력은 지하교인을 비롯해 탈북자 가족과 친천, 시장세력(상인), 개혁 지향적인 지식인 및 경제기술 관료, 해외근무 경험자, 장마당 세대(20대 청년들)들이 있다"며 "이들은 사회주의 체제와 김정은 정권의 폭압정치에 회의와 염증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다"고 했다.

그는 "이들을 하나로 묶을 경우 북한 민주화와 통일이라는 양대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요한 것은 이를 이를 추진하는 주도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인데, 그 중심적 선도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세력이 바로 지하교인들이라고 생각한다. 지하교인들이야 말로 복음과 민주화를 위해서라면 순교까지도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덧붙여 "우리는 독일 통일과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베를린 장벽 붕괴 후 동독 공산정권은 사태수습을 위해 제 정당, 사회단체 대표들을 초청, 원탁회의를 가졌는데 그 자리에 '개신교 연합' 대표를 참여케 했다. 그 이듬해 1990년 3월에 실시된 인민의회 의원(국회의원) 선거에서 기독교인 중심의 '동독 기민당'이 다른 세력들을 규합해 '독일 연맹'을 결성한 후 선거에서 압승함으로써 민주정부를 구성한 다음 서독정부와 협의해 통일을 달성했다"고 했다.

또 그는 "북한주민 2,400만명 가운데 지하교인 30만명은 지극히 적은 수이지만, 열왕기상에 보면 엘리야에게 하나님께서 '내가 7,000명을 숨겨 놓았다'(왕상 19:18)고 하신 것처럼, 북한 지하교인들과 달리 하나님께서 따로 남겨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그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북한 민주화와 통일과업을 도울 것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송영대 원장은 "남북통합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북한주민들의 마음을 사야한다는 점이다"고 말하며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로운 체제선택의 기회가 주어질 때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선뜻 택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고 물었다.

그는 "탈북자 대상 여론조사에 의하면 북한의 2,400만 주민 중 중국 선호도가 80%, 남한 선호도가 1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통일 후에도 일부 북한주민 마음 속에는 '김일성 사랑'이 남아 있어 제2의 공산정권 수립을 기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북한정권이 한국에 자진 편입해 오리라는 기대는 금물이다"고 했다.

송 원장은 "그러기 때문에 북한주민들 마음을 살 수 있는 인도적 지원과 대북 심리전 활동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북한선교와 한국교회의 역할'(유석렬 박사/ 전 외교통상부 외교안부연구원 교수, 모퉁이돌선교회 이사장) 주제발표도 진행됐다. 심포지엄에 앞선 개회식에서는 김성태 교수(교회선교연구소장,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가 '통일 한반도를 향한 한국교회의 북한선교 방향성'을 주제로 기조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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