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토폴 = 외신종합) 러시아 병합을 선언한 크림반도안에서 친 러시아 군인들이 장갑차를 앞세우고 우크라이나 공군기지를 급습하는 무력 충돌이 벌어졌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도시 도네츠크에서는 러시아로 편입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은 크림반도의 친러 무장세력들이 수도 세바스토폴 부근의 벨벡 공군기지에 총격과 수류탄 공격에 이어 이를 점거했다고 전했다.

벨벡 공군기지는 크림반도에 아직 남아있던 중요한 우크라이나 군사기지로써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제 크림반도에 얼마나 군사기지를 보유하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다.

AP는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는 러시아제의 BTR-80장갑차가 정문을 부수어 여는 모습이 비쳤으며, 이날 다른 2개의 군사기지에서도 장갑차들이 벽을 무너뜨렸으나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저항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FP는 우크라이나 국방부 제공 영상에는 장갑차가 벨벡 기지 정문을 부수고 진입하는 장면과 구급차 두 대가 부상자 1명을 싣고 떠나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크림반도 서부 노보페도리브카 시내에 있는 우크라이나 공군기지도 약 200명으로 추산되는 친러 시위대로부터 습격을 당했다. 비무장 시위대는 '러시아! 러시아!'라고 외치며 난입해 기지의 창문들을 부쉈다.

우크라이나 병력은 기지 내 시설물 내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지붕에서 시위대를 향해 돌과 연막탄을 던지며 저항했다.

러시아 측 관계자들은 시위대가 기지에 걸려 있던 우크라이나 국기를 내리고, 러시아 해군을 상징하는 흰색 바탕에 푸른 십자가가 새겨진 '세인트 앤드루스 기'(St Andrew's flag)를 다는 것을 기지 밖에서 지켜보았다.

크림 자치공화국 내 우크라이나 국방부 관계자는 "시위대에 현지인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현지인이 아니다. 그들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친러 성향이 강한 도네츠크에서는 약 5천명의 주민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하고 러시아로 귀속하는 것을 묻는 주민투표를 열 것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러시아 국기를 흔들었으며, 일부는 실각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복귀를 요구하기도 했다.

도네츠크 시위는 크림 자치공화국 주민투표에서 러시아 편입이 결정된 지 1주일도 안 돼 일어났다.

도네츠크 검찰은 최근 도네츠크 주의회가 주의 지위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한 결정은 위법이기 때문에 주의회의 결정은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크림 지역에 남아있는 유일한 우크라이나 잠수함 자포로제호(號)는 이날 러시아 흑해함대 잠수함 사단으로 편입됐다.

러시아 흑해함대 관계자는 잠수함에 게양되어 있던 우크라이나 국기를 내리고 러시아 해군을 상징하는 '세인트 앤드루스 기'를 게양했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크림반도 페레발네의 우크라이나 해군본부 외곽에서 친러시아 민병대 대원들이 장갑차 위에서 경계 자세를 취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 자치공화국을 자국 영토로 통합하는 조약에 서명한 후 하루 만에 친러시아 병력이 세바스토폴 우크라이나 해군본부를 급습했으며 당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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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