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6개월이 자숙을 끝낸 오정현 목사가 주일설교를 전하고 있다.   ©사랑의교회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6개월의 자숙을 끝내고 22일 주일예배를 통해 강단에 공식 복귀했다.

사랑의교회 당회는 지난 3월17일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인 오정현 목사에 대해 ▲자발적으로 6개월간 진정한 회개 및 자숙과 반성의 기회를 갖을 것 ▲동 기간 중 사례의 30%를 자발적으로 받지 않을 것 ▲사역함에 있어 당회가 제시하는 사역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것 등을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2~6부 예배 주일설교를 전한 오 목사는 설교에 앞서 "6개월 만에 강단에 서게 됐다. 지난 6개월 동안 큰 아픔을 드렸던 것에 용서를 구한다"며 "앞으로 대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더욱 겸손한 종으로 교회 내실화와 제자훈련에 힘쓰겠습니다"고 소회와 함께 성도들에게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가 22일 오전 주일설교를 전하고 있는다.   ©사랑의교회

오 목사는 이날 '사랑으로 발을 씻기는 것이 복되도다'(요한복음 13:1~7, 15~17)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예수님의 큰 사랑을 깨달아 세상을 바꾸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첫사랑의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설교에서 "주님의 세족식 전에 제자들은 누가 더 크냐고 서로 다퉜다. 주님은 십자가를 앞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다"며 "이는 단순히 발을 씻긴 게 아니라 죄와 연약함까지 씻어준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랑은 우리의 결점과 허물에 눈이 먼 사랑이다. 허다한 죄를 다 덮는 사랑이다. 세상의 기준과 도덕, 윤리를 다 뛰어넘는다"며 "사랑의 빚진 자, 채무자가 돼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마귀는 사랑의 역사를 막으려고 분열과 상처로 찢어놓지만 예수의 사랑은 치유로 하나 되게 한다"고 전했다.

오 목사는 끝으로 "주님의 사랑으로 그저 좋은 교회 되는데 그치지 말고, 세상을 바꾸는데 쓰임 받기를 바란다"며 "사랑의교회가 소외된 자, 어려운 자, 예수님의 큰 사랑에 녹아져서 주님의 은혜로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설교가 후 오 목사는 성찬을 집례하며 "하나님의 신비한 복음의 능력이 회복되는 자리가 되기를 소망한다"면서 "보혈의 능력이 우리 모두를 덮어줄 것"을 기도했다.

사랑의교회 평신도협의회가 22일 오전 6개월만에 강단에서 설교를 전하는 오정현 담임목사의 복귀를 환영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사랑의교회

이날 설교를 들은 사랑의교회 성도들은 오 목사의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사랑의교회 평신도협의회는 '오정현 담임목사님의 복귀를 환영합니다'란 현수막을 걸었고, 사랑의교회 홈페이지에 글을 통해 한 성도는 "목사님께서 복귀하시면서 약속하신 내용을 실천하신다면 이번 고통과 시련의 시간이 사랑의 교회와 목사님에게 결코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을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22일자 사랑의교회 주보의 <사랑의목장>란을 통해 오정현 목사가 성도들에게 편지를 전했다.

한편, 오정현 목사는 이날 교회주보의 담임목사의 편지인<사랑의목장>에 추석을 앞둔 지난 16일 제천 기도동산에서 쓴 '참사랑의 회복을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게재하고 성도들에게 그동안의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고, 앞으로 자신의 사역의 방향을 설명했다.

오 목사는 이 편지에서 "지난 6개월은 제 생애 중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저를 힘들게 했던 것은 제 자신이 겪는 개인적 아픔보다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사랑의교회 온 성도와 한국 교회에 큰 상처를 드린 것이다"며 "다시 한 번 엎드려 사죄하오니 저의 잘못을 용서하여 주시고 주님의 사랑으로 품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오 목사는 "이런 저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눈물어린 기도를 해주신 성도 여러분께 참으로 큰 사랑의 빚을 졌다"며 "평생토록 빚진 자의 심정으로 사역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목사는 ▲더욱 겸손히 섬길 것 ▲더욱 내실을 기할 것 ▲새 시대를 열어가는 제물이 될 것 등 3가지 각오를 밝히고, "한 사람도 이 은혜의 대열에서 낙오됨 없이 주님을 만나는 그날까지 신앙의 경주를 잘 완주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고 편지를 마무리 했다.

다음은 오정현 목사의 편지 전문.

참사랑의 회복을 소망합니다

소중한 성도님들 한 분 한 분께 생명의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평안과 기쁨이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겨울의 끝자락이었던 제천기도동산이 어느덧 가을의 초입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지난 6개월은 제 생애 중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저를 힘들게 했던 것은 제 자신이 겪는 개인적 아픔보다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사랑의교회 온 성도와 한국 교회에 큰 상처를 드린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엎드려 사죄하오니 저의 잘못을 용서하여 주시고 주님의 사랑으로 품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동 기간 동안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해 제 영혼과 육체는 쇠잔해 갔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로뎀나무 아래의 엘리야처럼 저에게 세미한 음성으로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셨습니다. 이런 저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눈물어린 기도를 해주신 성도 여러분께 참으로 큰 사랑의 빚을 졌습니다. 평생토록 빚진 자의 심정으로 사역하겠습니다.

기도동산에서 주님께 더 엎드리고 싶은 마음이 여전히 있지만 "이제는 사랑의교회가 회복되고 안정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깨달음을 주시기에 일어섭니다. 이제 주님의 피 값으로 세워진 교회의 뜰을 밟으며, 하나님과 성도 여러분 앞에서 몇 가지 다짐을 하고자 합니다.

더욱 겸손히 섬기겠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자주 떠오르는 단어는 "겸손"이었습니다. 그동안 저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 교회도 하나님과 한국 교회 및 사회 앞에 교만했던 점을 진심으로 회개합니다. 이곳 제천에 머무르는 동안 순박하면서도 힘들게 살아가는 농민, 시장 바닥에서 채소를 파시는 할머니, 젊은이가 없는 시골 교회를 가까이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우리 교회 안에도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외로워하며 아파하는 성도가 많이 계심을 잘 알고 있습니다. 향후 사랑의교회는 우리 교회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을 위해 "겸손한 섬김이"로서 환골탈태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복음에 빚진 자, 사랑의 채무자 심정으로 사역에 임하려 하오니 성도 여러분께서도 동참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새로 신축되는 예배당도 이런 목적에 귀히 쓰일 것입니다.

더욱 내실을 기하겠습니다.
향후 저는 사역이나 활동을 단순화하여 대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말씀사역과 제자훈련사역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이곳 제천에 있는 동안 제가 겪은 고통 중 하나는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성도들의 아픔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온 성도와 함께 울고, 같이 웃으며 사랑과 위로를 온 마음을 다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목회의 본질인 성도들의 속사람을 온전히 세우며 제자훈련의 본질을 회복하는데 진력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교회 차원에서도 비전과 사역 및 조직을 조속한 시일 내에 재정비하여 사랑의교회 본연의 목적에 충실함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주님께서 저희에게 맡기신 사명을 이루기 위해 내실을 다지겠습니다.

새 시대를 열어가는 제물이 되겠습니다.
고난을 피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성경은 고난이 때로는 유익하다고 말씀합니다(시 119:71). 이번 고난은 저의 뼈를 깎는 것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눌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저와 생각이 다른 분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며, 제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절감하여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주님만을 의지하였습니다. 나아가 주님 외에는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음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고난을 통해 더욱 성숙해진 우리 모두는 하나님께 온전히 올려지는 제물 되어 주님만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주님의 뜻에 절대 순종하길 원합니다. 우리가 겪은 이번의 고난이 거룩하게 승화되어 복음적 평화통일, 다음 세대 양육, 세계선교 완수라는 소명을 잘 감당하여 새로운 영적 도약의 출발점이 되기를 갈망합니다.

주 안에서 하나된 성도 여러분,
저는 한없이 부족하여 허물이 많지만, 광야에 길을 여시고 사막에 생수의 강을 내시는 하나님을 신뢰합니다(사 43:19). 우리가 당하는 고난을 통해 오히려 더욱 굳건하게 하시며, 진리의 터 위에 견고히 교회를 세우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믿습니다(벧전 5:10). 사랑의 공동체에 속한 우리 모두는 예수님의 피 값으로 다시 거듭난 형제요, 자매입니다.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을 것"입니다(롬 8:39). 그 사랑의 힘으로 이제까지 한국 교회에 관행처럼 내려오던 잘못된 갈등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은총을 받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기간 동안 제게 큰 힘이 되었던 다윗의 고백(시 40:1~3)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길 원합니다.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 빠졌던 우리를 주님께서 다시 끌어올리시고 반석에 두시며 그 걸음을 견고케 하실 것입니다. 누가 이 일을 행하십니까? 바로 생명의 주님이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새 마음, 새 영으로 새 노래를 지어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새 노래는 헝클어진 비전을 다시 세우고, 소명을 새롭게 하며, 사명의 주춧돌을 바로 잡아서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도 이 은혜의 대열에서 낙오됨 없이 주님을 만나는 그날까지 신앙의 경주를 잘 완주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성도 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주후 2013년 9월 16일 제천기도동산에서 오정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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