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박금령(왼쪽) 교수(제1저자), 더블린국립대 리차드 월드런 교수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박금령(왼쪽) 교수(제1저자), 더블린국립대 리차드 월드런 교수. ©뉴시스

주거비 부담이 증가할수록 냉난방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특히 비아파트 거주 등 주거 취약계층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확인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학교는 보건정책관리학부 박금령 교수 연구팀이 아일랜드 더블린국립대 리차드 월드런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주거비 부담과 에너지 사용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17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울 공공임대주택 패널조사 자료를 활용해 동일 개인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험하는 주거비 부담 변화와 냉난방 사용 패턴의 변화를 함께 추적·분석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거비 부담 증가 시 냉난방 사용 감소…프리바운드 효과 확인

연구 결과,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이 높은 시기에는 냉난방 사용을 자발적으로 줄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처럼 비용 부담으로 인해 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스스로 억제하는 현상은 ‘프리바운드 효과(prebound effect)’로 설명된다.

특히 주거비 부담이 새롭게 발생하는 시기보다 부담에서 벗어나는 시점에서 에너지 사용이 더 크게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이는 주거비 부담이 지속되는 동안 최소 수준의 에너지 사용으로 생활을 유지하려는 행동이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비아파트 거주자 더 취약…에너지 ‘절약’ 아닌 ‘억제’ 양상

주거 형태에 따른 차이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주거비 부담이 발생했을 때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에너지 사용 변화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반면, 비아파트 거주자는 냉난방 사용을 큰 폭으로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동일한 주거비 부담 상황에서도 주거 환경에 따라 체감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특히 비아파트 주거 환경의 경우 단열 성능이나 난방 효율이 낮아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비용 부담으로 인해 오히려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주거비 부담 완화 정책 필요…에너지 복지 접근 강조

연구진은 주거비 부담 완화 정책이 단순한 비용 절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금령 교수는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정책은 실제 생활 환경 개선과 에너지 사용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며 “특히 비아파트 등 취약한 주거 환경에 대한 에너지 효율 개선과 맞춤형 지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는 에너지 사용 감소가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억제’일 가능성을 보여주며,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 정책 분야 국제 학술지 ‘에너지 폴리시(Energy Policy)’에 지난 8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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