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오늘의 시대를 흔히 생존 경쟁의 시대라고 말한다. 누가 더 강한가에 따라 입지와 위치가 달라진다고 여기며, 모두가 저마다 강해지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세계 정치의 흐름에서부터 일상의 작은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힘 있는 자가 약한 자를 누르고 지배하려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기업에서도 직원을 채용할 때 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실력과 성과를 갖춘 사람이 선택되고, 온유하고 양순한 사람들은 뒤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마치 홍부보다는 놀부 같은 인물이 더 살아남기 쉬운 시대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세상은 점점 더 삭막하고 비정해지는 듯하다. 인정이 메마르고 여유와 따뜻함이 사라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지혜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성경은 언제나 세상의 방식과는 다른 길을 제시한다. 세상은 치열하게 싸워 이기는 것이 성공이라고 말하지만, 성경은 오히려 온유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가르침이 어떻게 가능한지 본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삭의 삶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방식
아브라함 이후 이삭의 시대가 시작된다. 이삭은 불레셋 땅에 거주하며 살아갔다. 그는 온순하고 성실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었으며 농사를 짓는 사람이었다.
농부에게는 ‘농심’이 있다. 이는 무리하지 않고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지 않으며, 심은 대로 거둔다는 섭리를 신뢰하는 마음이다.
이삭은 이러한 태도로 살아갔다. 그는 다투기보다 순리를 따르는 삶을 선택했다. 현대적인 기준으로 보면 다소 무능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성경은 이삭이 결국 하나님의 복을 받아 크게 번성하고 부유해졌다고 기록한다.
이삭이 머무른 곳에서 형통하게 되자, 이를 지켜본 불레셋 사람들은 시기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노력한 결과와 비교해 큰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은 이삭이 판 우물을 메우며 방해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 이후 이삭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옮겼다. 그랄 골짜기로 이동해 다시 우물을 팠지만, 그곳에서도 다툼이 일어났다. 그는 또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 우물을 팠다. 이렇게 여러 차례 이동하며 불레셋, 그랄, 싯나를 거쳐 마침내 르호봇에 이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판 우물에서는 더 이상 다툼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 이삭은 그곳의 이름을 르호봇이라 부르며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넓게 하셨으니 이 땅에서 우리가 번성하리로다”(창 26:22)라고 고백했다.
◈다투지 않는 삶의 지혜
이삭의 모습은 겉으로 보면 무기력하고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 상황에서도 그는 다투지 않고 물러났다. 어렵게 판 우물도 미련 없이 내려놓았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이삭의 삶의 방식이었다. 그는 어리석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부당한 일을 당해도 맞서 싸우기보다 물러섰다. 그 결과 불필요한 갈등이 사라졌고, 더 넓은 길이 열리게 되었다. 다툼은 결국 서로에게 손해를 남긴다. 성경은 다툼이 있는 곳에 참된 유익이 없다고 가르친다.
◈기다림의 믿음
이삭은 기다림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40세에 결혼했지만 20년 동안 자녀가 없었다. 긴 시간 동안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렸다.
마침내 때가 이르자 에서와 야곱이라는 쌍둥이 아들을 얻게 된다. 긴 세월을 인내하며 기다린 끝에 이루어진 결과였다.
이처럼 기다림은 무능함이 아니라 믿음의 또 다른 모습이다. 하나님은 때를 따라 응답하시는 분이며, 기다리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신다.
◈부드러움이 가져오는 승리
이삭은 부드러움을 지닌 사람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강하지 않아 보이지만 쉽게 꺾이지 않는 삶을 살았다.
역사를 돌아보면 강함만을 앞세운 제국들은 결국 무너졌다. 강하고 견고해 보이던 나라들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졌다. 반면 부드러움은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강한 것은 때로 쉽게 꺾이지만, 부드러운 것은 오래 지속된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세상에 두신 질서이다.
온유한 사람은 순간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그러한 삶이 승리로 이어진다. 반대로 강하고 포악한 삶은 언젠가 한계를 맞이하게 된다.
우리는 성경과 역사를 통해 이러한 원리를 배울 수 있다. 빼앗길 수는 있어도 빼앗는 삶을 선택하지 않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이며 참된 축복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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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