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 중인 비공식 정착지 철거 정책을 둘러싸고 기독교 주민들의 주거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3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인권단체와 시민사회는 저소득층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 강제퇴거 조치가 법적 보호를 위반하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HRCP)와 시민사회 단체 연합은 지난 29일 공동 성명을 통해 정부 당국에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철거 작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슬라마바드 내 비공식 정착지에서 강제퇴거가 반복되고 있다며 취약계층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요구는 이슬라마바드 국립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 이후 발표됐다. 기자회견에는 카치 아바디 연합(All-Party Alliance for Katchi Abadis), 정의와 평화를 위한 국가위원회(NCJP), 아와미 노동당(AWP), 아우랏 마치 이슬라마바드 등 다양한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최근 이어지는 철거 조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기독교 거주 지역 철거 계획에 우려 제기
단체들은 약 25년의 역사를 가진 노동자 계층 중심의 기독교 공동체인 알라마 이크발 콜로니(Allama Iqbal Colony)에 대해 철거가 임박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지역은 오랜 기간 주민들이 거주해 온 곳으로, 철거가 진행될 경우 취약계층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성명은 수도개발청(CDA)이 적법한 절차와 충분한 사전 통보, 합법적인 재정착 계획 없이 철거를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십 년간 해당 지역에서 생활해 온 기독교 주민들이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수도개발청은 일부 정착지가 국유지를 침범한 불법 점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바리 이맘 지역의 무슬림 콜로니, H-9 구역의 림샤 콜로니, G-7 구역 일부 지역 등이 불법 점유지로 분류돼 철거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도시계획과 공공용지 확보를 위해 철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과 지역 지도자들은 일부 정착지가 과거 정부 승인이나 합법화 과정을 거쳤다고 주장하며 정책의 일관성과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과거 종교 갈등 사건 이후 이어진 불안감
림샤 거주자는 과거 국제적으로 알려진 신성모독 사건과도 관련된 지역이다. 2012년 정신적 장애가 있던 기독교 소녀 림샤 마시가 코란을 훼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되면서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이후 해당 혐의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지만 사건 당시 많은 기독교 가정이 폭력 위협을 피해 거주지를 떠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메흐라바디 지역 인근 G-12 구역에 거주하던 다수 기독교 가정이 폭력 사태를 우려해 피신했으며 이후 일부는 다시 돌아왔지만 공동체 내 불안감은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진행되는 철거 정책으로 인해 이러한 불안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영향을 받는 지역에는 약 2만5천 명의 기독교 주민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주민들은 구두 통보만 받은 상태에서 향후 거주 대책이 불확실하다며 절차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사회와 영국 의회도 우려 표명
CDI는 논란의 중심에 2015년 파키스탄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법원은 비공식 정착지 주민들을 적절한 재정착 대책 없이 강제로 퇴거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종합적인 주거 정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단체들은 현재 진행되는 철거 조치가 해당 판결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의회 초당적 파키스탄 소수자 그룹(APPG)도 별도 성명을 통해 우려를 나타냈다. APPG는 법적 보호 장치나 대체 주거 대책 없이 진행되는 강제퇴거가 파키스탄 헌법과 국제 인권 규범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APPG 의장 짐 섀넌 의원은 이슬라마바드 비공식 정착지에 거주하는 기독교 가정이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강조하며 개발 정책은 헌법이 보장하는 소수자 보호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동의장 데이비드 앨튼 의원은 강제퇴거가 국제 협약에서 규정한 주거권 보호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은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과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ESCR)에 가입한 국가로, 강제퇴거로부터의 보호와 적절한 주거권 보장을 약속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비공식 정착지 철거가 노동계층 공동체의 주거 안정성과 생계 기반을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과 아동이 교육, 의료, 고용 기회에서 배제될 위험이 크다는 점도 지적됐다.
연합 단체들은 정부가 알라마 이크발 콜로니와 림샤 콜로니를 포함한 모든 철거 계획을 중단하고 사법부 지침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비공식 정착지를 위한 투명하고 포용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주민과의 사전 협의와 합리적인 재정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