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주의(Political Correctness)’가 성 담론 전반을 규율하는 이념으로 확장되면서 동성애와 트랜스젠더 문제에 대한 비판적 논의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성과학연구협회는 21일 서울 강남구 소재 한신인터벨리에서 ‘PC주의와 의학’을 주제로 제7회 성과학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류현모 교수(서울대치대 명예)는 ‘PC주의의 기원과 이념적 성격’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정치적 옳음(Political Correctness)은 본래 마르크스주의자들 내부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개인의 언행이 당의 노선과 일치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었다”며 “오늘날에는 인권과 배려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회를 통제하는 규범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개념은 점차 절대화되면서 사회 전반의 판단 기준으로 확장됐다”며 “PC주의는 동성애 트랜스젠더 등 LGBTQ 집단의 감정과 정체성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언어와 사고를 규제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는 발언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도덕적 문제로 규정된다”며 “문제 제기가 이뤄질 경우 사회적 비난과 압력이 뒤따르며, 이는 일종의 ‘교리’처럼 작동하는 구조를 형성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성정체성과 관련된 논쟁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PC주의는 성별을 생물학적 현실이 아닌 개인의 정체성 문제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를 포함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의 과학적·의학적 논의는 점차 주변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성애와 트랜스젠더 문제 역시 비판이나 문제 제기 자체가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PC주의 환경에서는 LGBTQ 관점이 도덕적 기준으로 고정되면서,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은 ‘혐오’나 ‘차별’로 규정되는 경향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보다 하나의 관점이 사실상 표준처럼 작동하게 된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이러한 흐름은 표현의 자유와 학문적 토론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특히 성과 관련된 논쟁에서 과학적 검증과 자유로운 토론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사회적 판단 자체가 왜곡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민성길 교수(연세대 정신의학과 명예)는 ‘동성애와 성정체성 논쟁’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성정체성과 동성애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의 규범과 질서, 권력 구조를 둘러싼 문화전쟁의 핵심 전장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PC주의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PC주의가 동성애 논쟁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지적했다. 민 교수는 “PC주의는 동성애를 비정상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학문적·의학적 논의까지 도덕적 판단의 틀 안에 종속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관점이 도덕적으로 우위에 놓이면서 다른 해석이나 연구는 위축되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통적으로 동성애는 동성 간 성적 행동을 의미하는 개념이었지만, 현재는 감정과 정체성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면서 개념 자체가 모호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확장은 논의의 기준을 흐리고 비판적 분석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성적 지향의 형성과 관련해서도 민 교수는 “동성애는 단일 유전자로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 현상으로, 다양한 생물학적·심리적·환경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PC주의는 이를 선천적이고 고정된 정체성으로 축소해 이해하면서, 하나의 권리 문제로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이러한 접근은 동성애를 둘러싼 다양한 원인과 해석 가능성을 충분히 다루지 못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과학적 논의의 여지를 축소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특히 PC주의 흐름 속에서 동성애가 권리 담론으로 중심화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나 다른 해석은 배제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명 과장(가정의학과)은 ‘성문화와 PC주의’를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PC주의는 단순한 언어 규범을 넘어 교육과 미디어, 제도를 통해 성에 대한 인식 자체를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특히 동성애와 성정체성 문제를 중심으로 기존의 윤리적 기준을 해체하고 새로운 규범을 형성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특정 가치가 ‘정치적으로 올바른 기준’으로 자리 잡으며, 이에 대한 비판이나 이견은 점차 배제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PC주의는 동성애를 단순히 차별 금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적극 인정하고 제도화해야 할 가치로 확장시키는 특징을 보인다”며 “이로 인해 성문화 전반에서 기존 질서와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론장에서 다양한 관점이 논의되기보다 특정 방향의 담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회적 합의 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지호 회장(의료윤리연구회)은 ‘PC주의와 가정’을 주제로 발표했다. “성에 대한 인식 변화는 개인의 선택을 넘어 가족 제도와 사회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최근 동성애와 성정체성 문제를 둘러싼 담론이 확산되면서 가정 내 가치관 충돌이 심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기존의 결혼과 가족 개념이 재정의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 없이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PC주의는 동성애와 성정체성을 권리 담론 중심으로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나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것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가정 내에서도 자유로운 논의와 가치 형성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정은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인 만큼, 이러한 변화가 누적될 경우 사회 전체의 가치 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두현 원장(내과)은 ‘PC주의와 소아성애’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성 관련 담론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과거에는 명확히 금기시되던 영역까지 논의의 대상으로 포함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소아와 관련된 성 문제 역시 단순한 범죄나 비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나 ‘권리’의 관점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흐름은 성 담론의 기준 자체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PC주의가 이러한 논의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고 원장은 “PC주의 환경에서는 특정 집단이나 주제에 대한 비판이 ‘혐오’로 규정되면서,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논의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며 “특히 소아와 관련된 성 문제는 윤리적·의학적으로 더욱 엄격한 기준이 요구되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관점에서의 검토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학적 판단과 사회적 논의는 감정이나 이념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와 윤리적 기준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수현 원장(비뇨기과)은 ‘PC주의와 HIV’를 주제로 발표했다.그는 “HIV는 감염 경로와 위험 요인에 대한 객관적 분석을 기반으로 대응해야 하는 질병”이라며 “과학적 데이터와 예방 전략이 정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특정 담론이 강조되면서 질병에 대한 인식과 정책 방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PC주의 환경에서는 특정 집단에 대한 보호와 권리 담론이 강조되면서, 질병 관리와 예방에 필요한 현실적 논의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감염 확산 방지나 공중보건 전략 수립에 필요한 핵심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못할 수 있으며, 정책의 균형성과 실효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질병 대응은 이념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흥섭 원장(산부인과)은 ‘PC주의와 트랜스젠더’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트랜스젠더 이슈는 의학적 판단과 사회적 논의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특정 방향의 해석이 우선시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환경에서는 다양한 연구 결과와 장기적 영향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PC주의는 성정체성 문제를 권리 중심 담론으로 재구성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나 다른 해석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결과 공론장에서는 특정 입장이 사실상 기준처럼 작동하고, 의학적·과학적 논의의 다양성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사안일수록 감정이나 이념이 아닌 객관적 근거와 신중한 검토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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