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윤리연구회는 성명에서 이번 개정안이 인공임신중절을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으로 임신을 종결하는 행위’로 규정하면서 태아를 생명으로 언급하지 않는 점을 문제 삼았다. 연구회는 “의료의 근본 목적은 생명 보호와 회복인데, 법문에서 이 원칙을 삭제하는 순간 의학은 자기 정체성을 상실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개정안이 의사를 윤리적 판단 주체가 아닌 국가 정책의 집행자로 전락시킨다고 비판했다. 산부인과 전문성과 응급 대응 능력, 의사의 양심적 판단과 무관하게 상담확인서만 있으면 약물 낙태와 시술이 가능하도록 한 구조는 의료인의 직업적 자율성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연구회는 “의사가 이를 거부할 권리조차 보장하지 않는 것은 국가가 설계한 낙태 시스템의 집행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담 제도에 대해서도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개정안에 따른 상담은 임신 유지나 출산을 권고할 수 없고, 단 한 번의 상담 후 즉시 확인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어 숙려와 대안 탐색이라는 의료윤리의 핵심 절차가 사라진다는 주장이다. 연구회는 이를 두고 “상담을 윤리적 숙려가 아닌 행정적 통과 절차로 전락시켰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보호 문제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개정안은 16세 이상 미성년자가 부모나 아이 아버지의 동의 없이 상담확인서만으로 낙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회는 “취약한 환자를 보호해야 할 의료윤리의 원칙이 완전히 붕괴된 구조”라며, 미성년자를 보호 대상이 아닌 단독 결정 주체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가가 상담기관과 전산 시스템, 예산을 통해 낙태를 조직·관리하는 체계에 대해서도 “생명을 존엄이 아닌 관리 대상과 통계 숫자로 취급하는 반의료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회는 “국가는 더 이상 생명을 보호하는 주체가 아니라 임신 종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행정기관이 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의료윤리연구회는 “이 법안은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이 아니라 국가가 낙태를 표준 의료서비스로 만들고 의사를 그 집행자로 전환하는 법”이라며 “의료윤리는 생명 앞에서 중립일 수 없고, 의료는 언제나 생명 편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해당 개정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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