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이해에 있어서 통합적 인간이해란 인간을 영과 육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보다는 영과 육이 분리될 수 없이 하나로 이루어진 존재로 보는 관점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더 이상 영과 육을 이분법적으로 보아서는 안 되며 영적 차원만을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구원을 영혼구원과 육신구원으로 나누지 않는 통합적인 구원이해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 이해는 전통적인 구원 이해와는 확실히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통적인 구원이해도 육적인 차원의 구원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 다만 영적인 구원을 더 우선순위에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통적인 이해는 예수께서 주린 자를 먹이셨고, 병자를 고치셨고, 사회에서 소외된 자들의 친구가 되어주심으로 저들의 인권을 회복시켜주심으로 육적인 구원도 이루셨지만, 예수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신 후에도 “썩을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 (요 6:27) 고 말씀하심으로써 영적인 차원에 더 의미를 두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통적인 기독교 인간 이해에서는 영에 우선 순위를 두고, 영의 구원에 우선 순위를 두기 때문에 영을 위한 육의 헌신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상과 같이 영적인 차원에 우선순위를 두는 전통적인 구원 이해에 비하여 에큐메니칼신학은 우선순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포괄적인 구원 이해를 보인다. 예를 들어 1973년 방콕 대회는 구원을 4가지 차원으로 묘사하였는데, 그것은 1)착취와 반대되는 경제적인 정의, 2)억압과 반대되는 인간의 존엄성, 3)소외와 반대되는 연대, 4)인간 삶에 있는 실망과 반대되는 소망을 위한 투쟁 등으로 다분히 인간의 실제적인 이 땅위에서의 삶과 연관되는 차원에 치중하는 구원 이해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구원 이해 위에서 에큐메니칼 신학은 모든 선교단체들의 가장 주된 우선순위를 억압적인 구조를 해결하기 위한 정의에 헌신하는 것으로 보며, 복음의 메시지는 억눌리고 착취당하고 약하고 가난하며 무능한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들려지는 것에 깊은 관심을 지녀야 한다고 본다.
또한 1980년 호주 멜본 대회에서 개최된 제 3차 선교와 복음화 대회 (CWME)도 “나라이 임하옵시고”(Your Kingdom Come) 라는 제목으로 총체적 복음화론을 다루었는데, 제 1분과에서는 주장하기를 하나님의 나라를 염두에 둔 선교란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해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착취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가난이 아니라 충만이며, 노예가 아니라 자유며, 질병이 아니라 건강이며, 죽음이 아니라 생명이라고 정의하고, 복음화의 중심 요소를 정의 사회를 위한 질서와 인권을 위한 투쟁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요약하자면, 전통적인 인간이해는 영과 육을 분리하여 생각하면서 영에 우선순위를 두고, 영적인 차원의 구원의 우선순위를 두는 경향을 지니는 반면, 에큐메니칼 인간이해는 통합적인 인간이해를 가지고 구원도 포괄적인 구원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적으로 보면 에큐메니칼 입장은 영적인 차원과 육적인 차원을 동일시하거나 오히려 육적인 차원에 더 강조점을 두는 경향을 보인다. 즉 전통적인 인간 이해가 육적인 차원을 다소 소홀히 하였다면, 에큐메니칼 이해는 영적인 차원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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