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심슨 CBMC 인터내셔널 CEO
크리스토퍼 심슨 CBMC 인터내셔널 CEO. ©Christian Post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크리스토퍼 심슨의 기고글인 ‘지하교회가 미국에게 전하는 메시지’(The underground church has a message for America)를 5일(현지시각) 게재했다.

크리스토퍼 심슨은 CBMC 인터내셔널의 회장 겸 CEO로, 이 단체는 1930년 미국에서 설립된 기독교 비즈니스 선교 단체로서, 현재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비즈니스 및 전문직 리더들이 복음을 전하도록 훈련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미국은 지금 끊임없는 감시와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 유럽에서도, 아시아에서도, 심지어 자국 안에서도 미국은 마치 전 세계의 다트판처럼 비난받고 “시대에 뒤떨어진 기독교 국가”라 조롱당하고 있다. 언론은 미국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분열되었다고 말하지만, 필자는 뉴스가 전하지 않는 한 가지 진실을 보았다. 적대적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미국을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눈물로 사랑하며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아시아 각국의 비즈니스 리더들을 세우기 위해 마카오에 있었다. 그곳에서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본토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마카오로 들어오는 믿음의 사람들과 카메라도, 환호도, 이름도 없이 눈빛에 결단이 서린 그리스도인들이었다. 그들은 관광객처럼 걷지 않았다. 세상 어떤 정권도 멈출 수 없는 나라의 사절단처럼, 조용하지만 당당하게 걸었다.

강의를 마친 후, 한 여성이 필자에게 다가왔다. 그녀를 “에디스(Edith)”라 부르자. 그녀는 10년 넘게 비즈니스 현장에서 사역하며 임원들을 멘토링하고, 여성들을 제자훈련하며, 닫힌 문 뒤에서 교회를 세워온 믿음의 리더였다. 그녀는 필자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우리는 미국을 바라봅니다. 예수님을 위해 계속 담대하게 서 주세요.”

그리고 이어진 말이 필자의 마음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제발 그들에게 전해주세요. 우리는 그들의 적이 아닙니다. 미국 사람들에게 우리가 그들을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이곳의 정부는 우리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세속 엘리트들이 듣는다면 불편해할 이야기를 덧붙였다.
그녀는 지금의 미국 행정부를 사랑한다고 했다. “공개적으로 기도하고, 예수님의 이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믿음을 약점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런 분명함이 우리에게 용기를 줍니다.” 그녀의 말은 정치가 아닌 복음의 혈통, 즉 하나님의 가족 이야기였다.

뉴스는 국가를 추적하지만, 하늘은 제자를 추적한다. 그리고 역사는 세상이 보지 못하는 하나님의 가족을 통해 여전히 쓰이고 있다.

몇 달 후, 필자는 또 다른 공산국가인 베트남 호치민시에 있었다. 그곳은 신앙이 감시받는 땅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생명은 살아 있었다. 콘크리트를 뚫고 올라오는 풀잎처럼, 복음이 자라나고 있었다. 현지의 한 의사가 필자를 좁은 골목길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베트남 최초의 기독교 서점이 있었다. 간판도 없고, 사업 계획도 없었다. 다만 어둠 속에서 조용히 타오르는 빛 하나만 있었다.

뒷방에는 파란색 바인더들이 벽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중 하나에는 손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CBMC. 필자가 섬기는 비즈니스 선교 단체였다. 그 바인더는 사무용 문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기록한 역사적 증언이었다. 그 안에는 놀라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사업가가 엔지니어를 제자 삼고, CEO가 창업자들을 멘토링하며, 거래 전 회계표 위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 모습들, 호치민에서 하노이에 이르기까지, 복음은 공급망과 스타트업의 회랑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경제가 부흥의 강바닥이 되었다. 세상이 속박의 도구로 삼으려던 그 체계가 오히려 그리스도의 복음을 실어 나르는 통로가 되고 있었다.

미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여전히 이 사실을 보지 못한다. 정치와 언론이 만든 국경선 아래에는 찬란하게 살아 있는 세계 교회가 움직이고 있다. 수많은 성도들이 미국을 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을 가족으로 여긴다. 같은 성령, 같은 구주, 같은 미래. 그들은 미국의 자유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자유가 낭비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미국의 혼란은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당신의 용기를 기다리고 있다.

필자는 세계 곳곳에서 Z세대 신자들의 눈을 직접 마주쳤다. 그들의 식탁에 필자의 자녀가 앉는다면 상하이든 모스크바든 거기에는 마찰이 없을 것이다. 오직 가족의 온기만 있을 것이다.그들의 요청은 단 한 가지였다. “우리는 보호를 구하지 않습니다. 돈을 구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전해주세요. 우리는 그들의 적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들을 사랑합니다.”

이것은 세계 정세를 모른 체하자는 말이 아니다. 악은 존재하고, 정권은 박해한다. 그러나 정부는 사람과 다르고, 사람은 하나님의 백성과 다르다. 지하교회는 약한 잔재가 아니다. 그들은 사라져가는 소수가 아니라 이 시대 가장 강력하면서도 보도되지 않은 현실이다. 위기 소식으로만 들려오는 그 땅에서 그들은 여전히 살아 있고, 우리보다 더 깨어 있으며, 더 믿음이 깊고, 더 뜨겁게 미국을 사랑하고 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미국의 성도들에게 말하고 싶다. 눈을 들어라. 당신의 믿음은 이미 주목받고 있다. 진실한 담대함은 이미 당신이 모르는 교회들을 세우고 있다. 당신의 자유는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중보의 대상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마지막을 버티는 이도 아니다. 당신은 하늘이 온 세상에 엮어놓은 거대한 가족의 일원이다. 그 가족은 지금도 공항과 회의실, 무역로와 기술 중심지를 통해 움직이고 있다.

강단이 들어가지 못하는 곳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복음을 전한다. 에디스는 동정을 구하지 않았다. 그녀는 연대를 구했다. 그녀는 필자에게 이렇게 부탁했다. “우리는 당신들의 적이 아닙니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 이 글을 쓴다.

피와 살은 정부만큼 나뉘지 않았고, 교회는 세상이 보는 것보다 훨씬 크다. 그리고 세상이 아무리 떠들어도, 하나님의 나라는 여전히 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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