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 핵심 리더십의 신사도운동, 종교 혼합·다원주의 의혹을 집중 제기해 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제3회 WEA 대책 세미나’를 열고 WEA의 복음 노선 이탈 행보를 또다시 고발했다. 하루 전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증경총회장 모임에서도 같은 내용의 문제점이 지적되는 등 WEA 서울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인식과 우려가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9일 한기총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WEA 신복음주의 신학과 에큐메니칼 활동 비판’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문병호 총신대 교수는 “WEA가 WCC에 편승해 로마 가톨릭과 신학적 일치를 추구하고 포용주의, 혼합·다원주의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앞서 한기총이 주최한 꽌련 세미나에서 신학자들이 지적한 WEA의 이탈 현상을 재차 지적한 거다. 이어 “WEA의 정체는 의장 및 사무총장, 분과 위원장, 기구 대표자, 관계 신학자들의 면면을 통하여 뚜렷하게 드러난다”라며 “그들 중에 다수는 WCC 회원을 겸하고, 로마 가톨릭과 공공연한 우호를 과시하며, 최근에는 이슬람교와 신사도운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문 교수는 또 “WEA는 WCC·로마가톨릭과 함께 5년간의 협의 끝에 ‘다종교 세계의 기독교 증언, 행위를 위한 권고들’(2011)을 발표했다”며 “이 문건은 복음주의의 옷을 벗고 에큐메니즘의 옷을 입은 결과물”이라고 했다. 문 교수의 이 지적은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제기했던 WEA의 포용주의 경향과, 혼합·다원주의에 경도된 현실을 드러난 증거를 통해 확인,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교수는 예장 합동 총회가 반 복음주의 노선과 결별한 역사적 결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959년 제44회 총회에서 WCC 영구 탈퇴를 결의했고, 2021년 제106회 총회에서도 WEA에 대한 ‘명확한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논쟁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는 거다.
여기서 ’명확한 윤곽‘이란 WEA가 복음주의에서 이탈한 문제점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지금 WEA의 현실이 바로 그걸 보여주고 있다는 게 복음주의 신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2025년 서울에서 WEA 총회를 유치하는 것은 교단 신학과 양립할 수 없고 총회 결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로 즉시 철회돼야 한다는 게 문 교수의 주장이다.
지난달 28에 있었던 합동 증경총회장단 모임에서도 거의 같은 문제점이 제기됐다. 합동 증경총회장단은 이날 발표한 ‘WEA에 대한 입장문’에서 “WEA는 신복음주의자들의 단체로 그 헌장에서부터 신정통주의나 성경 비평주의의 입장에 서서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성경의 무오성과 절대권위를 고백하는 개혁주의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WEA는 WCC와 유사한 입장을 가지고 복음화보다는 인류의 공동선을 앞세움으로써 사실상 포용주의, 혼합주의, 다원주의로 향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WEA는 WCC뿐 아니라 로마 카톨릭과 신학적 일치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왔으며 로마 카톨릭과의 대화로 이루어진 성경과 전통, 이신칭의 마리아론 등에 걸친 신학적 타협의 결과들은 여러 문서를 통해 공포됐다”고 했다.
증경총회장단이 발표한 입장문의 골자는 △WEA는 신복음주의자들의 단체로 성경의 무오성과 절대 권위를 고백하는 개혁주의에 심각한 위협이다. △WEA는 WCC와 유사한 포용주의, 혼합주의, 다원주의로 향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을 전개한다. △WEA는 WCC뿐 아니라 로마 가톨릭과 신학적 일치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단체다. △WEA의 신복음주의는 박형룡 박사의 조직신학을 중심으로 지켜온 교단의 신학적 입장에 배치된다. △제44회 총회의 WEA(NAE) 탈퇴 결의는 논쟁을 피하기 위해 유보한 것이므로 결의가 폐기 된 것이 아니라 유지되고 있다. △WEA의 카톨릭, 이슬람교 등과의 교류는 종교다원주의적 자세다. △총회가 엄히 경계할 것을 결의한 이단 관련자들과 함께 WEA 총회를 개최하는 건 총회 결의 위반이다 등이다.
증경총회장들은 특히 교단 총회 결의와 관련, “1959년 제44회 총회에서 WEA(NAE) 탈퇴를 결의한 후 제104회 총회에서 ‘우리 교단이 지켜오고 추구하는 신학적 입장과 크게 다른 점을 찾아 볼 수 없으므로 WEA와의 교류 단절은 바람직하지 않다’로 다루었으나 2021년 제106회 총회에서 재론되며 ‘WEA에 대한 명확한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결의를 유보하고 논쟁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라며 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WEA 탈퇴 결의와 교류 단절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이 상충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이는 논쟁을 피하기 위해 유보라는 단어를 동원한 것이란 해석이다. 제44회 총회 결의가 폐기된 게 아니라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란 점에서 문 교수가 한기총에서 세미나에서 주장한 내용과 결이 똑같다.
예장 합동의 경우 9월 교단 총회를 앞둔 시점에서 WEA에 대한 교단 내 부정적 기류가 더욱 굳어지는 양상이다. 교단 차원에서 이에 대해 직접적인 제동을 거는 조치를 내릴 것인가에 대해선 속단하기 어려우나 이로 인해 파생될 갈등에 대해 점점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증경총회장단 또한 이런 현실을 의식한듯 “WEA에 가입하거나 교류하고 협력하는 일은 금지되어야 한다”면서 “현실의 필요를 충족시키려 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진리에 순종하며 개혁주의 신학 입장에 서는 것이 바로 교단과 교회를 살리는 바른 길”임을 권고했다.
인구 절벽 시대에 위기에 처한 교단과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교단과 교회를 살리기 위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판단하라는 교단 원로들의 따끔한 충고이자 일침이 WEA 서울총회를 강행하려는 측에 어떤 심리적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복음 정신에서 이탈한 자들과의 연합 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붙드는 것이다. WCC 부산총회 등 요란한 국제행사 뒤에 한국교회가 내리막길을 달려온 걸 생각하면 지금은 한국교회가 오직 말씀으로 무장해 회복에 집중할 때지 복음이 뭔지도 모르는 이들과 함께 의미없는 행사에 시간과 재정을 허비할 때는 분명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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