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데 라우젠
데데 라우젠 전무이사. ©Christian Post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데데 라우젠의 기고글인 ‘아르메니아의 진실과 기독교 말살을 위한 캠페인’(The truth about Armenia and the campaign to erase Christianity)을 최근 게재했다.

데데 라우젠은 2018년부터 미국 501(c)3 비영리 단체인 'Save the Persecuted Christians'의 전무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반기독교 폭력의 엄격한 사실과 원인을 폭로하고 가해자에게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권고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이달 말, 필자는 미국의 기독교 지도자 대표단과 함께 아르메니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 방문은 현재 공격받고 있는 고대 기독교 문명을 찾기 위한 여정이다.

미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이 아르메니아가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한 세계 최초의 국가였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는 이 방문을 통해, 듣고, 기도하고, 증언함으로써 그곳에서 벌어지는 비극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도록 돕고자 한다.

기원후 301년, 티리다테스 3세 왕은 그레고리우스 일루미네이터(Gregory the Illuminator)의 인도 아래 아르메니아를 기독교 국가로 선포했다. 이 사실은 1차 사료, 고고학적 증거, 교회 전통에 의해 뒷받침되며, 역사가들과 신학자들, 바티칸을 포함한 수많은 학술 및 종교 기관들에 의해 받아들여진다.

수세기 동안 아르메니아는 정복과 강제 개종, 집단 학살과 지정학적 배신 속에서도 기독교 정체성을 지켜왔다. 독재 정권과 급진적 이념으로 둘러싸인 가운데서도 아르메니아는 신앙을 저버리지 않았다.

2023년, 전 세계는 12만 명 이상의 아르메니아계 기독교인들이 그들의 조상 대대로 살아온 아르차흐(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추방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는 무슬림 다수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이 감행한 무자비한 민족 청소였다. 수세기 된 교회들이 훼손되거나 파괴되었고, 묘지는 불도저로 밀렸으며, 십자가는 제거되고 성화는 훼손되었으며, 아르메니아어 비문은 지워졌다. 가능한 한 모든 역사적 흔적이 말살되었다.

이제, 조상의 땅을 잃은 충격 속에서 아르메니아는 또 다른 지정학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은 자국 본토와 나히체반(Nakhchivan) 자치령, 나아가 터키 및 광범위한 튀르크 세계를 잇는 ‘잔게주르 회랑(Zangezur Corridor)’을 아르메니아 시유니크(Syunik) 주를 통해 개설하겠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회랑이 관통하게 될 구간은 현재 아르메니아와 이란을 잇는 유일한 육로이며, 이는 전략적·경제적으로 필수적인 통로다.

알리예프는 세관·통제·국경 검문 없이 “방해받지 않는” 통과를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다른 나라들도 자치령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리예프의 요구에 상응하는 국제적 선례는 전혀 없다는 점이다.

아르메니아가 이러한 외적 위협에 직면한 동시에, 또 다른 전선에서는 역사 수정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입장을 같이하는 일부 인사들이, 고대 코카서스 알바니아(Caucasian Albania) 왕국이 아르메니아보다 먼저 기독교를 받아들였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 주장은 심지어 최근 바티칸 학술 회의에서도 제기되었으며, 반박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역사 왜곡에 정당성을 부여할 위험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역사적 근거가 없다. 코카서스 알바니아의 기독교화는 4세기 중후반경, 주로 아르메니아 선교사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5세기 역사가인 아가탄겔로스와 코리운은 아르메니아의 초기 개종과 인근 지역으로의 선교 활동을 기록으로 남겼다. 사라진 알바니아 교회는 결국 아르메니아 사도교회 관할 하에 들어갔으며, 그들만의 문자는 아르메니아 개종 이후 수십 년이 지나 메스로프 마슈토츠(Mesrop Mashtots)가 만들어 주었다.

결국 이러한 역사 수정주의는 단지 정치적 도구에 불과하다. 이는 아르메니아인의 정체성을 무너뜨리고, 남캅카스 전역에서 아르메니아인의 존재를 지우기 위한 전략이다.

우리는 반복되는 허위 서사가 진실을 밀어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침묵은 동조로 해석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실은 석유 자본과 확성기를 가진 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말 것이다.

필자가 아르메니아를 방문하면, 대부분의 국가보다 오래된 수도원을 걸으며, 9세기에 지어진 타테브 수도원에서 기도하고, 성 그레고리우스 일루미네이터가 갇혀 있었던 구덩이 앞에 설 것이다. 우리는 추방된 가족들과 국경 마을 주민들을 만나고, 아르메니아 외교부 및 안보위원회와도 대화를 나눌 것이다. 우리 단체 ‘박해받는 기독교인을 구하라(Save the Persecuted Christians)’가 작년 9월 미국으로 데려와 증언하게 했던 용감한 생존자들도 만날 예정이다. 우리는 듣기 위해, 연대하기 위해 그리고 아르메니아의 형제자매들에게 그들이 혼자가 아님을 상기시키기 위해 갈 예정이다.

역사는 단지 과거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현재를 형성하고 미래를 결정짓는다. 아르메니아가 주권을 가진 민주국가로 살아남는 일은 결코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리스도교 역사에서의 아르메니아의 역할 또한 정치적 책략에 의해 지워져서는 안 된다.

전 세계의 기독교인들에게 요청한다. 아르메니아에 대해 배우라. 당신의 교회에 알리고, 기도하고, 정치인에게 편지를 쓰고, 아르메니아 정치범 석방을 촉구하라. 유적 보호를 요구하고, 아제르바이잔이 위협과 요구를 중단하도록 압박하라.

세계 최초의 기독교 국가의 생존은 모든 신앙인에게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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