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은퇴준비연구소 설립
목회자들의 디스커션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정연수·장동학·고형진 목사, 김남순 소장 ©노형구 기자

“목회자와 선교사의 은퇴, 미리미리 준비돼야 합니다.” 한국교회 내 목회자와 선교사의 은퇴준비에 대한 무관심과 준비 부족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목회자와 선교사의 은퇴 준비를 전문적으로 지원할 ‘목회자은퇴준비연구소’(소장 김남순)가 18일 설립됐다.

‘목회자은퇴준비연구소’ 설립 기념 예배 및 기자간담회가 18일 서울 방주교회(담임 반태효 목사)에서 열렸다. 연구소 측에 따르면 이번 설립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한국교회 현실 속에서, 은퇴를 앞둔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겪는 주거, 연금, 의료비 등 경제적, 정서적, 사역적 어려움에 대한 깊은 통찰과 대안 제시의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본 연구소는 목회자와 선교사들이 은퇴 이후에도 안정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주거, 생활비(연금), 의료비(보험), 재정관리 등의 다양한 ‘재무적 은퇴준비 영역’과 은퇴 이후의 의미있는 삶을 위한 ‘비재무적 은퇴준비 영역’에 대해 실질적인 연구와 정보를 제공하고, 세미나와 컨설팅을 운영할 예정이다.

연구소 초대 소장인 김남순 소장은 운영하던 일반연구소에서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 전국의 노회, 지방회에 100여회 이상 목회자 은퇴준비세미나와 상담을 진행했다. 그는 씨티은행 이사, LG투자증권 본부장, 성균관대, 경북대 금융MBA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나무미션, GP선교회 이사, 밀알복지재단 유산기부위원을 맡고 있다. 김 소장은 또한 국내외 80여회의 선교대회에 직접 자비량으로 찾아가 선교사 은퇴준비세미나와 상담을 진행해 왔다.

김 소장은 “목회자와 선교사들도 본격 은퇴를 준비해야 할 시점에 왔다”며 “교회는 담임목회자 은퇴준비도 미리미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소외됐던 은퇴준비 문제를 이제는 교회와 교단, 성도들이 함께 인식하고 돕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다수 목회자와 선교사들의 은퇴 이후는 현실적인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목회자은퇴준비연구소
김남순 소장.©노형구 기자

목회자은퇴준비연구소는 ▲목회자와 선교사의 은퇴준비 실태조사 ▲맞춤형 은퇴 컨설팅 ▲은퇴준비 세미나 및 워크숍 ▲담임목회자 은퇴준비 컨설팅 ▲총회 연금재단이 없는 교단의 대책 ▲교단 및 교회와의 협력 모델 구축 ▲비재무적 은퇴준비영역 연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교회를 지속적이고 전문적으로 섬기고자 한다. 앞으로 교계 지도자 및 관심 있는 목회지와 교회지도자들을 초청해 목회자은퇴준비 세미나를 지속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설교한 임종표 케냐 은퇴선교사(말씀원 대표)는 “믿음으로 아프리카 선교로 사역했던 지난 동료 선교사들의 삶이 은퇴라는 현실에 부딪혔을 때 안타까움을 자아냈다”며 “선교사의 70%가 은퇴 이후 수입이 제한되는 삶을 살고 있다. 저 또한 그런 위기를 겪을 수 있었으나 김남순 소장을 만나 매달 연금을 받는 등 은퇴 이후의 삶을 보장받고 있다”고 했다.

격려사와 축사에서 채영남 목사(예장통합 증경총회장, (사)해피코리아 이사장)는 “주위를 둘러보면 은퇴 이후 삶이 어려워지고 심지어 비참해진 목회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며 “목회자의 은퇴 이후가 비참하면 그가 생전 전했던 설교가 빛바래질 수 있다. 은퇴 목회자들을 보면 빚지는 감정이 울컥한데, 좋은 직장을 나가고 은퇴 목회자의 재정관리를 돕고자 발 벗고 나선 김남순 소장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조건희 목사(예능교회 담임)는 “올 연말 은퇴를 앞두는 저로선 향후 원로목사 제도가 없어질 것을 예상하는데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목회자의 재정 준비를 돕는 목회자은퇴준비연구소를 하나님이 축복해 주시라 믿는다”고 했다.

현상민 목사(성산교회)는 “주위 목회자들에게 연금 가입을 제안하면 연금은커녕 현재의 재정 관리도 빠듯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며 “다수 목회자들이 목회자은퇴준비연구소를 통해 현재와 은퇴 이후의 재정관리를 잘 준비하길 바란다”고 했다.

임성철 캄보디아 선교사는 “선교사들의 은퇴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선교사들도 은퇴 이후의 재정관리가 필요하다”며 “김남순 소장을 통해 향후 은퇴 목회자들이 걱정 없이 노년의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진 설립기념 패널 디스커션은 고형진 목사(강남동산교회), 장동학 목사(하늘꿈연동교회), 정연수(효성중앙교회)가 나섰다. 김남순 소장이 사회를 맡았다.

목회자은퇴준비연구소 설립
목회은퇴준비연구소 설립예배 및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노형구 기자
고형진 목사는 “은퇴 이후 오직 믿음으로만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목회 말년 목회자의 추한 모습 가운데 은퇴 준비가 잘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재정을 탐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했다.

정연수 목사는 “요새는 정년보다 일찍 자원해서 은퇴하는 목회자들이 많다. 연회 은퇴식에 오지 않는 목회자 대다수는 목회 말년 은퇴를 급하게 준비하려다 편법을 동원해 결국 명예롭지 않게 은퇴했기 때문”이라며 “은퇴 이후의 재정 준비는 영적 전쟁과 밀접하다. 목회자의 은퇴 이후 재정 준비가 건강하다면, 한국교회 전체 건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감리교 내부에선 은급비 고갈 문제가 총회가 열릴 때마다 화두”라며 “목회적 자존감을 유지하면서 명예롭게 은퇴하려면 은퇴 이후 재정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이를 도와줄 목회자은퇴준비연구소 설립을 환영한다”고 했다.

장동학 목사는 “목회자은퇴준비연구소 설립이 은퇴 준비가 안 돼 있는 한국 개척교회 목회자나 선교사들의 은퇴를 도와 한국교회 건강성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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