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YMCA가 창립 110주년을 맞아 초대 총무였던 독립운동가 김태련 선생의 국내외 후손 32명 초청 행사를 개최했다. ⓒ뉴시스
대구YMCA가 창립 110주년을 맞아 초대 총무였던 독립운동가 김태련 선생의 국내외 후손 32명 초청 행사를 개최했다. ⓒ뉴시스

대구YMCA의 창립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김태련(1883~1934) 선생의 국내외 후손 32명이 대구YMCA 창립 110주년을 맞아 대구를 찾았다. 이들의 방문은 단순한 기념 행사를 넘어, 김 선생의 숭고한 삶과 정신을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에 잇기 위한 의미 있는 여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선생의 외손자인 최훈진(79) 목사는 최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후손들에게 위대한 할아버지를 알리고 싶다. 영적이고 육적인 맥을 이어가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며 방문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나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목사는 김태련 선생에 대한 애정을 유쾌하게 표현했다. "나는 30대부터 대머리 전조가 나타나 40대에 완전히 대머리가 됐다. 외할아버지도 같은 시기에 대머리가 되셨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가족 중 가장 외할아버지를 닮은 사람이 바로 나"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행사는 '독립운동가 김태련의 후손, 110년 만에 대구YMCA로 오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대구YMCA는 창립 당시 초대 총무였던 김태련 선생의 업적을 기리며, 후손들을 초청해 그의 정신을 지역사회와 청년 세대에게 전하고자 했다.

김태련 선생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청년운동과 독립운동을 결합해 대구YMCA 창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대구 3.1 만세운동을 이끌며 평생을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그는 일제에 굴복하지 않았고, 나라 사랑의 길을 꿋꿋이 걸어갔다.

그의 삶은 많은 희생을 동반했다. 김 선생은 2년 8개월의 옥고를 치렀으며, 맏아들 김용해는 만세운동 과정에서 일본 경찰의 혹독한 고문으로 목숨을 잃었다. 둘째 아들도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이후 가족들은 미국과 서울 등지로 흩어져 살아가게 됐다.

故 김태련 선생 ⓒ자료사진
故 김태련 선생 ⓒ자료사진

이번 방문에서 후손들은 김 선생과 관련된 장소들을 직접 순례했다. 대구남산교회, 계성중학교, 대구제일교회, 3.1만세운동길 등을 둘러보며, 독립운동의 현장을 몸소 체험했다. 이는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역사적 책임감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대구YMCA 관계자는 "100년 넘는 시간이 흐른 뒤 후손들이 대한민국 대구를 다시 찾은 것은 단순한 방문이 아닌,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역사교육의 장"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대구YMCA는 김태련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다양한 후속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해외 청소년의 모국 체험 프로그램, 김태련 관련 웹툰 제작, '대구 지도자의 길' 역사 투어 등이 계획돼 있다.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은 "김태련 초대 총무가 뿌린 씨앗은 오늘날 대구YMCA와 지역사회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그 기억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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