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일럽 머트팡 주지사
케일럽 머트팡 주지사는 이번 사태를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규정했다. ©Christian Daily International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 플래토주 보코스 지역에서 지난 2일부터 3일(이하 현지시각)까지 이틀간 풀라니 테러리스트들이 기독교 마을들을 습격해 최소 6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보도했다.

해당 지역 주지사 케일럽 머트팡은 이번 사태를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규정했다. 보코스 지역사회 지도자 마렌 아라도옹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보코스 카운티 내 7개 기독교 공동체를 상대로 감행됐으며, 특히 후르티 마을에서는 4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들은 4월 2일 오후 3시경 오토바이를 타고 무장한 채 마을에 들이닥쳤다. 1,000명 이상이 대피했고, 383채의 가옥이 파괴됐다”고 그는 전했다.

보코스 지역개발위원회 의장 파르마숨 푸당은 “첫날인 4월 2일에 21명이 숨졌고, 다음날에는 40명이 추가로 살해되면서 이틀간 사망자 수는 60명을 넘겼다”고 밝혔다.

CDI는 공격 대상이 된 마을로는 루위, 망고르, 타미소, 다포, 망구나, 후르티, 타다이가 포함됐다며 루위 마을에서는 한 장례식 도중 11명이 살해되었고, 다음날 오전 추가로 10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머트팡 주지사는 4월 7일 아라이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누가 봐도 정치적 동기보다는 민간인을 상대로 한 계획적이고 악의적인 대량 학살”이라며 “공격자들은 실체가 불분명한 존재들이며, 목표는 토착민들을 땅에서 몰아내고 빈곤 속에 가두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풀라니 무슬림 목동들이 기독교 농민들을 몰아내고 3~5년간 땅을 점령해온 사실을 언급하며 “토지 강탈이 주요 동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플래토주는 다양한 종교·민족이 오랜 시간 평화롭게 공존해 온 곳이다. 문제는 어떤 세력이 이 무장자들을 동원해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육군 대변인 삼손 자콤 소령은 “후르티 등 피해 마을에서 공격자들과 교전이 있었고, 군이 현지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무기와 오토바이 등이 회수됐으며, 도주 중인 무장세력을 계속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4월 4일 성명을 통해 나이지리아 정부에 플래토주의 학살 사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과 정의 실현을 촉구하며 “우리는 이미 2023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 플래토주에서 1,336명이 학살당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정부가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반복되는 공격에도 보안 당국이 제때 대응하지 못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 깊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 주민은 “공격 전에 수차례 경고했고, 공격 중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군이나 경찰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플래토주 기독교 지도자 통스망 다스박 목사는 “계속되는 풀라니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여성, 어린이, 노인을 포함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됐으며, 마을과 교회, 시장이 폐허가 됐다. 수천 명이 피난민으로 전락해 필수 서비스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을 멈추기 위해선 연방 정부의 군사 개입과 정보 기반 작전, 정규 병력 배치가 절실하다”며 “정부는 악을 처벌하는 하나님의 사자(로마서 13:4)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0년 영국 의회 종교자유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풀라니족은 극단주의자가 아니지만, 일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기독교인을 노린 공격을 감행해왔다. 이들은 보코하람이나 ISWAP과 유사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으며, 기독교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상들을 의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25 세계기독교 박해지수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가장 많이 순교하는 나라 중 하나로, 전 세계 기독교인 희생자 4,476명 중 3,100명(69%)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 보고서는 북부 및 중부 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기독교 농촌 공동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부 지역과 북서부에도 무장 테러조직 ‘라쿠라와’가 출현해 위협이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나이지리아는 2025년 박해국가 순위에서 7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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