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캐나다, 멕시코, 중국산 모든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세계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강경 대응을 예고했으며, 중국 역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포함한 보복 조치를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에 미칠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전면적인 관세 조치 단행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는 25%, 중국산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3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과 마약 유입 차단을 명분으로 캐나다와 멕시코를 압박해왔으며, 중국 역시 펜타닐 원료 수출국으로 지목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해왔다. 하지만 협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결국 강력한 무역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대상으로 했지만, 향후 다른 국가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중 반도체, 철강, 알루미늄, 의약품, 구리, 석유 및 가스 등의 주요 수입품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들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캐나다‧멕시코‧중국, 즉각 보복 조치 발표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은 즉각 반발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품 1550억 달러(약 226조 원) 상당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25%의 관세가 부과되는 미 수입품들에는 미국 맥주, 와인, 버번, 오렌지 주스, 야채, 향수, 의류, 신발을 포함한 과일 주스와 같은 품목들을 포함될 것이며, 또 스포츠 용품과 가구, 목재와 플라스틱 같은 재료 등 광범한 제품들을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캐나다 기업들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4일 300억 달러(43조7490억원), 3주일 이내에 나머지 1250억 달러(182조2875억원) 상당의 관세가 추가로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역시 미국의 조치에 맞서 보복 관세를 명령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는 WTO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라며 "미국의 잘못된 조치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WTO에 미국을 제소하고 자국 경제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 '승자 없는 치킨 게임' 우려

전문가들은 이번 무역전쟁이 승자 없는 '치킨 게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CNN은 투자은행 BMO캐피털의 더글러스 포터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을 인용해 "무역전쟁에서 긍정적인 결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결국 어느 쪽이 더 큰 피해를 입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전했다.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와 멕시코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 역시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백악관에서 "일시적인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미국 경제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관세 부과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백악관도 "관세는 국가 이익을 보호하는 강력한 지렛대"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까지 확산될 가능성 커져

미국과 북미,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유럽으로도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다보스포럼에서 유럽연합(EU)을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은 EU와의 무역에서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으며,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백악관에서도 "EU가 미국을 끔찍하게 대하고 있다"며 추가 관세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무역전쟁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고,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특히 각국의 보복 관세가 연쇄적으로 이어질 경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장기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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