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여야 지지율이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당혹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보수층 과표집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으나, 당내에서는 전략 부재와 중도층 이탈 가능성에 대한 걱정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민주당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여야 지지율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및 구속 국면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일부 조사에서 여야 지지율이 뒤집힌 결과를 보인 것이다. 당내 조사는 이러한 흐름이 실제 민심에 반영된 것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내부 조사 결과도 대외 여론조사와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야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현재 보수층의 응답 비율이 높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지지율 하락세를 부인하지 않는다"며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도부는 여당 지지율 상승세를 탄핵 국면에서의 보수층 결집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위성곤 여론조사특위위원장은 "여론조사 결과가 보수·진보 성향에 따라 균형 있게 보도되지 못하고 있다"며 "일반 국민들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 원내지도부 의원은 "이러한 흐름이 민주당의 문제로 해석돼 중도층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당내 분위기는 더욱 복잡하다. 주말 동안 민주당 의원들의 텔레그램 단체방에서는 지지율 흐름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이어졌다.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과 온건파 의원들이 전략 부재를 지적하자, 친이재명계 강경파 의원들이 이에 반박하며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0일 비공개 지도부 회의에서 당 지지율 정체의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민주당은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조사에 드러나지 않는 민심을 파악할 새로운 방식도 고민 중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 중진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지지율 흐름과 당내 현안을 논의하며 3선 의원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한 지도부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과도하게 대응하지 말자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에 흔들리지 않고 일관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23일 오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의 지지율 흐름과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대응 전략에 대한 방향성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