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반도체 클러스터' 현장 상공 모습. ⓒ용인시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현장 상공 모습. ⓒ용인시

전 세계가 반도체 패권 경쟁에 박차를 가하며 신공장 건설에 나서는 가운데, 한국은 올해 단 한 곳의 신공장 건립에 그칠 전망이다. 국제반도체산업협회(SEMI)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총 18곳의 반도체 공장이 착공될 예정이지만, 한국은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공장 한 곳이 유일하다.

올해 착공되는 공장의 대부분은 HPC와 스마트폰, 엣지 디바이스 등 생성형 AI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대형 웨이퍼(300㎜)를 활용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공장이 15곳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일본이 각각 4곳, 중국 3곳, 유럽 및 중동 3곳, 대만 2곳으로, 한국은 동남아와 함께 1곳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기존 공장 증설과 공정 전환을 통해 생산 여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업황 악화와 투자 환경 변화로 신규 공장 건설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일본과 미국 등 경쟁국들이 공격적으로 공장을 착공하고 생산 역량을 확대하는 상황과 대조된다.

특히 일본의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는 2나노 공정을 통해 미국 빅테크 기업 브로드컴의 물량을 수주하며 오는 4월 시험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미국의 마이크론도 싱가포르에 HBM 공장을 착공하며 첨단 반도체 생산 확대에 나섰다.

이처럼 경쟁국들의 공장 완공이 속속 이루어지면, 한국이 첨단 반도체 생산 주도권을 위협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용인 클러스터 주요 공장이 가동되기 전까지 첨단 반도체 생산 역량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용인 클러스터의 적기 조성을 위해 반도체특별법과 전력망확충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토지 보상과 같은 준비 단계만 해도 2~3년이 소요되므로, 관련 법적 제도 마련이 사업의 신속한 추진에 필수적이다.

한 관계자는 “한국이 반도체 주요 생산국이라는 공식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며, “용인 클러스터가 지연될 경우 주요 팹 착공이 늦어지고,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장이 속속 건설되면서, 글로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과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들을 한국으로 끌어들일 여력도 점차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이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공장 투자 확대와 함께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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