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부지불식간에 절망이 찾아왔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다. 하늘이 무너지고 앞이 캄캄해졌다. 살 소망이 다 끊어지고, 그저 모든 걸 잊어버리고 싶을 뿐이다. 하나님이 원망스럽다. ‘과연 살아계시기나 하는 걸까?’ 차라리 존재하지 않는다면 모르겠으나, 살아계심을 너무 잘 알기에 실망이 크다. 그래서 모든 걸 포기하고 누워서 괴로워하다가 그만 잠들어버렸다. 얼마를 잤는지 핸드폰이 울리는 바람에 깨보니 밤 12시 가까운 시각이었다.

늘 새벽 2~3시에 잠들곤 하던 내가 이렇게 일찍 잠들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괴로움이 다시 몰려왔다. 고통을 잊으려고 인터넷을 켰다. 사진 몇 장이 뜨는데, 신기해서 보니 지난 8일 북미에서 관찰된 개기일식 사진이었다. ‘해품달’, 즉 ‘해를 품은 달’의 사진이었다.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Solar Eclipse)이 8일 오후, 북미 대륙에서 7년 만에 관측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는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수백만 명이 몰렸다. 북미에서 관측된 개기일식은 2017년 8월 21일 이후 약 7년 만이다. 다음 개기일식은 2044년 8월 23일에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기일식 장면은 지역에 따라 3분 30초~4분 30초가량 이어졌다. 이 진귀한 우주쇼가 시작되자 곳곳에서 환호와 탄성이 터졌다.

미국에선 약 500만 명이 관측 가능 지역에 모인 것으로 추정됐다. ABC, CBS, CNN 등 주요 방송들은 이날 아침부터 특별방송을 편성하고 주요 관측 지역 상황을 생중계했다.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 전체를 가리는 현상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태양은 달보다 약 400배 더 크지만, 지구와의 거리도 약 400배 더 멀기 때문에 지구에선 태양과 달의 크기가 같아 보이게 된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이 관측되는 곳에선 하늘이 새벽이나 황혼 때처럼 어두워지고, 구름 없이 맑은 곳에선 태양 대기의 바깥 영역인 ‘코로나’(달에 가려진 태양 둘레에 나타나는 백색 빛)를 볼 수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좀체 보기 어려운 우주쇼를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자연현상에 대해 과학적으로 잘 알지 못했던 이전 시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해가 달에 삼켜지고 새까만 둥근 덩어리가 중천에 뜨면서 벌건 대낮이 몇 분간 캄캄해졌다고 생각해보라. 천재지변도 이런 천재지변이 없었을 것이다. 지구의 종말이 닥치고 엄청난 재앙이 다가온 것으로 생각케 하고 모두를 경악의 도가니로 몰아넣지 않았을까?

살다 보면 달이 해를 완전히 삼킨 것 같이 앞이 캄캄하고 헤어날 길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절망의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생을 완전히 포기한 채 사라져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지금 내 심정이 그러하다. 하지만 개기일식 사진을 보게 하심으로 새롭게 깨우쳐주시는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본다. 잠시 잠깐은 이해할 수 없고,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아 보여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의 삶이 어김없이 전개될 것임을 알려주심에 감사드린다.

순간 합 3:17-18절에 나오는 ‘비록 ~ 없을지라도’라는 구절과 ‘세상 흔들리고’라는 복음송 가사가 떠올랐다. 합 3:17-18절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죄와 불의가 판을 치는 부패한 세상임에도 하나님은 어째서 악인들이 득세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시며, 선지자의 애타는 기도를 듣지 아니하시는지에 대한 항변으로 하박국서가 시작된다. 하지만 그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사람은 여호와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즐거워하고 기뻐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함으로 끝을 맺는다.

하박국서 말씀과 ‘세상 흔들리고’라는 복음송 가사를 읽고 찬양까지 듣고 따라 하다 보니 힘과 소망이 불쑥 생겨났다. 하나님의 백성인 의인은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그분으로 말미암아 살고 기뻐해야 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천국에서의 영원한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는 그분이 살아계시고,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한 우리에겐 소망과 기쁨이 있음을 안다.

로이드 존스가 한 말이 위로를 준다. “Habakkuk Looked to God and ceased to look at his difficulty. That is the true basis of spiritual peace.”(하박국은 하나님을 바라보고 자신의 어려움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것이 영적 평화의 참된 기초이다). 그렇다. 로이드 존스의 말대로, 잠시 죄와 불의가 만세 부르고 악이 승리하고 득세하는 것 같은 처참한 상황에서도 모든 것을 선으로 이끄시는 여호와 하나님만 신뢰하고 살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흘러가는 세월 속에 지금도 역사를 주관하시고 세상 모든 것을 운행해나가시는 나의 선장 되신 하나님만 굳게 믿고 오늘도 주어진 상황 속에서 맡은 사명 잘 감당하며 감사와 기쁨으로 힘차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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