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역사내 기둥에 부착된 포교활동 금지 문구.
잠실역사내 기둥에 부착된 포교활동 금지 문구. ©노형구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사 내 기독교 전도 등 포교 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의 전단이 잠실역장 명의로 게시돼 있어 논란이다.

잠실역환승센터에서 잠실역사로 진입하는 통로를 지나 우측 2호선 개찰구 방향으로 걷다가 보면 보이는 기둥에는 “역사 내 포교활동 및 불법 물품판매는 금지되어 있으며 경찰관서에 고발될 수 있습니다. 이를 발견하신 고객님께서는 역무실이나 112에 신고해주시기 바랍니다-2호선 잠실역장”이라는 문구가 부착돼 있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홍보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독교 전도 등을 비롯해 역사 내 포교 활동에 대한 민원이 접수되면 철도종사자가 제지나 계도 활동을 할 수 있다”며 그 근거로 철도안전법 제48조 11항과 국토교통부령 철도안전법 시행규칙 제85조 3항을 제시했다.

철도안전법 제48조(철도 보호 및 질서유지를 위한 금지행위)는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철도 보호 및 질서유지를 해치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며 그 항목 중 11항은 “그 밖에 철도시설 또는 철도차량에서 공중의 안전을 위하여 질서유지가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금지행위”라고 돼 있다.

국토교통부령 85조 3항이 정하는 금지행위로는 “역 시설에서 철도종사자의 허락 없이 기부를 부탁하거나 물품을 판매·배부하거나 연설·권유를 하는 행위”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역 시설에서의 기독교 전도활동이 연설·권유하는 행위에 포함되며, 이것이 제지 대상이라는 게 서울교통공사 측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열차나 역사 내 기독교 전도 등 포교 활동이 법령상 질서유지에 위배되는 하나의 권유활동으로서, 금지 행위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노방전도 활동을 하는 A목사는 “역사 내 노방전도 제한 가능 여부는 전도가 어떤 방법인지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다고 본다”며 “확성기 등을 통해 크게 소리 지르는 방법은 타인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하철 역사 내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 등 모르는 이에게 다가가 불편함을 주지 않는 선에서 그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자연스레 복음을 전할 수 있고, 그 사람이 복음 듣기를 거절한다면, 이를 존중하면 될 일”이라며 “역사 내 복음을 전하는 시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현행 헌법 제20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했다. 종교의 자유에는 자기가 신봉하는 종교를 선전하고 새로운 신자를 규합하기 위한 선교의 자유가 포함되고, 선교의 자유에는 다른 종교를 비판하거나 다른 종교의 신자에 대해 개종을 권고하는 자유도 포함된다. 종교적 선전 등은 동시에 표현의 자유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했다.

박성제 변호사(법무법인 추양)는 “지하철 내 선교활동이라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와 공공복리상 이를 제한하는 철도안전법이 충돌할 경우, 헌법소원을 통해 다퉈볼 여지가 있다”며 “역사 내 다양한 전도활동 중 승객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경우에 따라 금지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헌법상 종교의 자유에 해당하는 역사 내 모든 선교활동을 일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홍익대 법대 음선필 교수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 및 선교의 자유에 대한 기본권을 제약하려면, 이에 대한 명확한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토교통부령에서 지하철 시설 내의 전도 등 포교 활동의 금지를 직접 명시하지 않았는데도, 서울교통공사 측이 이를 연설·권유를 하는 행위에 포함시키는 해석만으로, 역사 내 모든 선교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그는 “역사 내 전도 활동은 확성기를 활용하거나 피켓팅 선전, 개인적으로 만나 조용히 복음을 전하는 방법 등 다양하다”며 “설사 역사 내 확성기를 활용한 복음 전도가 질서유지를 방해할 수 있다고 해도,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상 일정 데시벨 기준 이상을 초과해야만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다 개인적 만남을 통한 조용한 전도 행위까지 일괄적으로 묶어내, 역사 내 모든 선교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연취현 변호사(법무법인 와이)는 “국토교통부령이 정하는 금지행위만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민원이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역사 내 포교로 추정되는 활동에 대해 제재 공표를 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 침해 등 과잉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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