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요즘 하나님 말씀의 깊이가 한도 끝도 없음을 깊이 체험하고 있다. 우물 속 밑바닥에 다다랐다고 생각했더니 그곳이 끝이 아니었다. 우물 깊은 밑바닥에 닿았는가 싶더니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더 깊은 곳으로 미끌어져 내려가는 것이었다. “이렇게 깊을 수가!”라는 말이 터져 나오는 순간 그곳 또한 끝이 아님을 다시금 절감하게 되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깊은 바닷속으로 옮겨져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곳은 더 깊고 깊은 곳이다. 바다 끝자락을 찾아 끝없이 내려가도 마지막 밑바닥은 드러나지 않을 것만 같다.

사무엘상 16장을 계속 읽고 묵상하고 파헤쳐나가면서 끝없이 펼쳐지는 말씀의 깊이에 거듭거듭 놀라고 있다. 여호와의 말씀을 조금만 알고 이해해도 은혜가 되고 힘이 되거늘, 그 말씀을 있는 그대로 제대로 맛보아 알게 된다면 그 기분이 어떨지 조금은 상상이 간다.

기존의 상식처럼 알고 있는 지식과 전혀 다른 진리의 말씀에 눈을 떴을 때의 희열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하지만 파도 파도 끝없이 쏟아지는 성경 속 귀한 보화들을 만지는 기쁨은 세상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다.

원래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다스리시는 왕이셨다. 그의 백성들은 그 깊으신 은혜와 무한한 사랑에 그저 감지덕지할 뿐이었다.

하지만 하나님과 그 백성들 간의 행복한 관계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기네도 지키고 보호해줄 잘생기고 키 큰 눈에 보이는 왕을 요구했다. 화가 나신 하나님은 백성들이 요구한 인간 왕을 주셨다. 그가 사울이다. 처음엔 겸손한 듯했으나, 얼마 못 가서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고, 제사까지 스스로 지내고 거짓말까지 할 정도로 교만하고 질이 나쁜 지도자임이 노출되고 말았다.

그래서 준비하신 왕이 다윗이다. ‘사람은 외모로 판단하지만, 여호와 하나님은 마음으로 판단하신다’는 구절이 사무엘상 16장에서 핵심이 되는 내용이다. 우리도 육안으로 외모가 출중했던 사울이나 엘리압과 같은 사람이 아니라, 심안으로 다윗처럼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에게 주목해야 한다. 다윗은 다른 형제들에 비해 신장이나 외모가 떨어졌지만,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신만의 돋보이는 장점을 갖고 있었다.

‘하나님 마음에 합하다’ 혹은 ‘하나님 마음에 맞다’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하나님 마음에 자신의 마음을 일치시키다’ 혹은 ‘하나님 마음에 자신의 마음을 이양하다’란 뜻이다. 키가 크고 얼굴이 잘생기면 뭐 하나? 내면에 하나님께 인정받을 만한 진실함이나 성실함 없이 교만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비록 외모로는 출중하지 못해도 하나님의 기쁘신 뜻에 자신의 마음을 일치시켜 순종하는 다윗과 같은 사람이 이스라엘을 통치할 자격이 있다는 말이다.

다윗은 일평생 하나님께 물어서 백성들을 다스릴 정도로 하나님 절대 신앙을 온몸으로 보인 왕이었다. 신하들과 백성들은 물론 사울왕보다 더 큰 질투심으로 다윗을 미워했어야 할 왕자 요나단까지 그를 아끼고 사랑할 정도였다. 다윗을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이라고까지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 그만큼 다윗은 이스라엘 역대 왕 중에서 제일 선한 왕으로 인정받았다. 그랬던 그도 약점 있는 사람이었다.

충실한 부하 우리아의 아내를 범해서 임신까지 시키고,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서 우리아까지 명령을 내려 죽여버린 악한 죄를 짓기도 했다.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왕이라 해도 인간은 누구나가 다 죄를 범하고 실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때문에 흠 없고 완벽한 이상형 예수 그리스도가 진정한 왕권을 가지고 이 땅에 오신 것이다. ‘그림자’와 ‘실제’는 이렇게 차이가 난다.

하나님이 우리를 천국 백성으로 삼으신 이유가 뭘까? 죄 사함 받고 천국에 들어가는 것일까? 100%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편협된 사고에서 나온 발상이다. 예수 믿고 죄 사함 받고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자녀로 삼아주신 가장 큰 목적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이유와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의 왕권에 지배를 받는 삶을 사는 것이다.

예수님을 ‘주님’(Lord)으로 고백하는 이들은 많다. 하지만 주님을 주인으로 삼았노라 하면서도 그분의 지배와 통치를 받지 않고 사는 이들이 교회 안에 너무도 많다. 예수 믿고 죄 사함 받아 천국에 들어가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권에 지배를 받아 지상천국을 이루는데 앞장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목적이요 사명임을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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