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인질 가족 시위
하마스에 의해 납치된 인질 가족들이 제네바에서 집회를 열고 국제적 조치를 요구했다. ©유튜브 캡처

고상섭 목사(그사랑교회 담임)는 최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신학적 관점을 주제로 글을 게재했다.

고 목사는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현재까지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세상을 위해 기도해야 할 책임이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라고 했다.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뒤 우리 교회 성도 대다수뿐만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왜 유독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일까? 그 뿌리엔 미국 기독교 복음주의와 이스라엘 간 깊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대교를 믿는 이스라엘을 기독교가 지지하는 이유는 종말론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로 비롯된 연대감 때문이며, 이런 배경엔 구약성경의 이스라엘을 현재 이스라엘과 연계해 하나님의 선택받은 백성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스라엘의 건국을 성경 예언의 성취라고 생각하는 종말론에 대한 오해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창세기 12장에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선택하시고 하나님이 지시하실 땅과 민족,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주권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약속하셨다”며 “창세기 12:3은 그 약속의 땅이 단순히 이스라엘이라는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땅의 모든 족속’ 곧 온 세상이 하나님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모든 이방인이 너로 (아브라함)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갈 3:8; 3:14)고 말했다”며 “그러나 세대주의 종말론자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수립이 구약 예언 일부의 성취이며, 장차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에 성전을 건축할 것이고, 마지막 때 유대인들의 집단 회심을 통해 복음이 전 세계를 돌아 다시 예루살렘에 올 때 예수님의 재림이 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고 목사는 “이를 통칭하는 ‘백 투 예루살렘 운동’은 이스라엘에서 복음이 시작됐는데, 복음의 서진을 통해 유럽이 변화됐고, 아메리카로 건너가 부흥을 이뤘으며, 다시 아시아로 와서 한국을 변화시켜 중국과 북한을 복음으로 변화시키며, 이슬람을 거쳐 결국 다시 예루살렘으로 복음이 돌아올 때 예수님의 재림이 있다는 주장”이라고 했다.

그러나 “선교학적으로 보면 복음은 서진의 역사가 아니라, 전방위로 퍼진 역사”이라고 했다.

고 목사는 또한 “구약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의 선택은 온 이방 민족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려는 먼저 된 선택이었을 뿐”이라며 “이스라엘은 선민의식을 갖고 자신들만 특별한 존재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졌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잘못된 선민의식을 통렬하게 비판한다”고 했다.

그는 “단순히 혈통적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라,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영접한 이방 교회인 갈라디아 교인들도 모두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선언한다”며 “‘너희가 그리스도의 것이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갈 3:29)는 선포대로, 구약의 혈통적 유대인이 아브라함의 자손이 아닌,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 모든 사람이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또 “바울은 창세기를 인용하면서 하갈과 사라를 언급한다. 바울은 ‘육체를 따라 난 자’ 혈통적 이스라엘은 이스마엘을 상징하고, ‘성령을 따라 난 자’는 이삭 즉 믿음으로 구원받은 영적 이스라엘을 가리킨다고 말한다.(갈 4:28-29)”며 “이삭은 혈통적 이스라엘의 조상이 아닌, 영적 이스라엘 즉 성령을 따라 태어난 자의 상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울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선택했고 그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다시 플랜 B를 계획, 이방인을 구원하고 그 구원을 통해 결국 다시 이스라엘이 회복할 것이라는 세대주의자들 주장을 말하지 않는다”며 “이미 창세기의 이삭이 태어날 때부터 혈통적 이스라엘이 아닌, 영적 이스라엘 곧 ‘성령으로 태어난 자’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아울러 “로마서 11:25-26에는 이방인의 충만한 수가 구원을 받고 마침내 ‘온 이스라엘이’ 구원을 받으리라고 말한다. 여기에 나오는 ‘온 이스라엘’을 혈통적 이스라엘로 해석하면, 복음의 서진이 이스라엘에서 시작돼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올 때 예수님이 재림이 있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온 이스라엘’이라는 말의 의미는 단순히 혈통적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여기서 ‘이방인의 충만한 수’가 들어온다는 의미는 이방인 전체가 아닌 이방인 가운데 구원받는 사람들의 숫자”라며 “그다음에 나오는 ‘온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민족 전체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충만한 수’로 이해돼야 한다”고 했다.

고 목사는 “즉 이방인들 가운데 구원받는 사람들의 숫자가 차기까지 유대인들의 남은 구원받는 사람들을 계속 모을 것이며 이렇게 해서 ‘온 이스라엘’ 곧 구원받는 유대인과 이방인들을 총칭하는 모든 언약 백성을 가리키는 말로 이해돼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일부 번역이 로마서 11:26의 헬라어 ‘후토스’를 ‘그 후에’라고 번역하여 이방인의 충만한 숫자가 구원받고 그다음에 이스라엘이 구원받는 시간순서처럼 보이지만, ‘후토스’는 ‘그 후에’가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in this way)로 해석해야 하는 단어”라며 “현재 개역개정은 ‘그리하여’라고 번역하고 있으며, 이는 이방인들이 구원을 얻는 것처럼 유대인들도 구원을 얻는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단어만 떼서 ‘온 이스라엘’이 혈통적 이스라엘이며 현재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이 구원받는다고 이해한다는 것은 무리가 많은 해석”이라며 “문맥을 통해 보면 ‘온 이스라엘’은 유대인과 이방인을 총칭하는 모든 택자라고 이해돼야 한다”고 했다.

고 목사는 “이 전쟁에서 어느 한 나라를 지지함으로 선과 악의 구도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동지방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도 계속되는 전쟁 속에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다. 이 전쟁이 속히 끝이 나기를 그리고 인간의 지혜로 풀 수 없는 이 문제들 위에 하나님의 평화가 임하길 기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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