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보 교수(총신대)
김규보 교수(총신대) ©동천교회 영상 캡처

동천교회(담임 이재성 목사)가 지난 7일 진행한 가정의달 세미나에서 김규보 교수(총신대 상담대학원)가 ‘행복한 가정, 거룩한 가정’을 주제로 강의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하는 같은 말과 행동도 역할과 상황, 자라온 배경에 따라 전혀 다르게 전달 될 수 있다. 가족구성원의 생각이 다를 때, 그 다름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고 내 생각이 진리라고 주장하기 시작하면 갈등이 일어난다. 특히 일상적인 가족생활에서 습관적으로 행동하고 내게 익숙하고 편한 것을 중심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상대방의 의사를 판단한다. 그런데 내가 익숙하고 선호하는 것이 진리라고 믿고 판단하고 반응한다면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따라서 가족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생각과 내 삶, 내 판단이 지극히 나의 편견일 수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한다. 이것이 편견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들을 귀가 생긴다. 또 궁극적으로는 나의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과 마음을 듣는 마음이 비로소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가족이 인간이 경험하는 최초의 공동체다. 가족은 교회와 함께 하나님께서 창조 질서 가운데 직접 세우신 신적 기관이다. 그래서 가족 안에서 사람은 가장 기본적인 돌봄과 지지와 삶을 경험하고 삶의 기초적인 자원과 역량을 얻는다. 더 나아가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법, 사랑하는 법, 예배하는 법을 배운다. 더 나아가 부모를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고 또 자녀를 통해서 하나님의 형성됨을 경험하는 하나님나라의 공동체가 바로 가정”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천국 공동체와 같은 가정을 만들어 가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행복한 가정이 만들어지지 않는 첫 번째 이유를 ‘자연주의의 신화’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빈센트의 자연주의 신화는 가정 안에서 부부나 자녀 관계에 대해서 배우고 노력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 될 거라고 믿는 착각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의 경건과 영성을 새롭게 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신앙의 성숙도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서로 다른 영적인 경험과 습관을 이해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신앙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기 시작하면 서로 상처받고 실망하게 되고 상대방을 포기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 인적인 신앙생활을 잘 해왔다고 할지라도 가정을 이루면 둘이 하나가 되어서 새롭게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생길 때마다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이 자연주의의 신화를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건강한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어떠한 것인지 또 서로가 어떻게 하나님을 경험하고 경건의 모습을 갖게 되었는지 서로를 알아가야 한다. 또 서로의 마음을 배워가고 어떠한 사고방식과 삶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지 고감하고 이해하고 진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결혼 전에 이상형, 소울메이트를 찾는 기도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죄인인 우리가 상대방에게 이상형,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우리의 현실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상대방에게 섭섭해 하지 않고 과한 기대를 하지 않게 된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완벽한 배우자, 완벽한 부모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력하는 배우자, 노력하는 부모는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우리는 그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각자가 하나님 앞에 또 가족 앞에서 부족한 존재였다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그다음 노력하는 배우자, 노력하는 부모, 자녀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질 때 자연주의의 신화를 벗어나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가정을 소망하고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실망해서 서로에게 화를 내고 무언가를 강요했다면, 이제는 서로 이해하고 부족함과 연약함을 감싸주고 내가 가진 은사로 서로를 채워주는 사랑과 은혜가 흘러가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우리가 가족 문화라는 이름으로 당연하게 만들어진 행동과 습관, 삶의 방식은 누군가의 희생과 섬김, 배려로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 누군가 애쓰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우리는 그 가치를 인정하고 소중히 여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먼저는 자연주의 신화를 내려놓고 서로 배우고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건강한 가족, 거룩한 가족이 무엇인지 함께 만들어 가고 노력해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행복한 가정이 되지 않는 두 번째 이유는 자연주의 신화 안에 숨겨진 ‘통제 심리’ 때문이다. 통제 심리는 상대방이 내 것이라는 마음이다. 내 것으로 생각하니까 내 마음대로 하고 싶고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화가 난다. 이 통제 심리가 가족 관계 시스템을 지배하는 무서운 심리 역동 중 하나다. 가족이 나의 말을 들어주고 따라 준 것은 사랑과 배려와 섬김이지 서로에게 요구할 권리가 아니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족 간의 갈등을 줄이고 건강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선 우리 안에 숨겨진 통제 심리가 얼마나 가족관계를 지배하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나도 모르게 우리 가족 구성원을 통제해 왔던 방식이 있다면 내려놔야 한다. 이제는 내 통제를 내려놓고 하나님의 지배를 받는 방식으로 가족의 질서가 변화되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의 지배, 하나님의 주인 되심에 온 가족이 함께 순종하는 건강한 하나님나라의 질서가 세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통제를 내려놓지 못하는 마음의 근원에는 죄에서 비롯된 자기 중심성이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팀 켈러 목사는 오늘날 가정을 파괴하는 주범이 죄에서 비롯된 자기 중심성이라고 말했다. 그곳에서 비롯된 통제 심리가 지배적인 가족 관계의 역동이 되어버리면, 서로를 통해서 사랑이 아니라 섭섭함과 미움과 분노, 억압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왜곡된 관계가 형성되면 자녀의 성장에도 너무나 큰 영향을 주게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가정은 첫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는 곳이고 가족 관계는 이후 관계에 아주 중요한 기초가 된다. 따라서 부부 관계는 두 사람 사이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 또 그 다음 세대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가정 안에서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아야 한다. 이 가정의 질서를 하나님나라의 질서로 회복시키고 변화시켜 가야 할 아주 중요한 사명이 가정 안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족 질서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믿고 체득해야 할 제1 원리는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것이다. 세부적인 부분으로는 부부는 하나님의 형상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에 숨겨진 함의는 각 가정 가운데 하나님의 섭리와 뜻과 그분의 의와 아름다움과 은혜를 들고 그 현장 가운데 거하고 계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서로를 통해서 하나님을 볼 수 있어야 하고 하나님의 아름다우심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주일 학교 사역할 때 청소년들에게 지금 떠오르는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질문한 적이 있다. 여러 가지 대답 중에 무릎 꿇고 눈물 흘려 기도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는 한 아이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 어머니의 모습을 인상 깊게 기억한 아이는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어머니가 기도하셨던 것처럼 기도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힘들고 괴로울 때 부모가 기도하고 찬양하면서 주님을 찾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모습을 보고 큰 자녀들은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기도하고 주를 찾고 찬양하는 아이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부족하지만 끝까지 말씀으로 믿음으로 순종하는 모습, 노력하는 모습을 포기하지 않고 보여준다면, 자녀들은 후일에 그 삶의 의미를 깨닫고 부모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과 성품을 그들의 삶에 담아가는 역사가 있을 줄 믿는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금 자녀들에게 어떠한 신앙을 보여주고 있고, 어떠한 신앙의 습관과 태도를 물려주고 싶은가. 믿음은 하나님의 전적인 주권에 달려 있기에 우리의 노력으로 자녀에게 믿음이 생기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자녀들에게 기본적인 신앙의 그릇, 영성의 그릇을 만들어 주는 것은 부모인 우리에게 허락해 주신 하나님의 거룩한 사명이다. 조금 더 확장해서 하나님의 가족인 이 공동체에 우리 자녀들을 보내셨다면, 그 자녀들에게 참된 영성을 보여주는 것이 신앙의 선배이자 어른 된 우리의 사명이다. 그것은 다음 세대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한 선교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두 번째, 우리의 자녀도 하나님의 형상이다. 우리가 정말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믿으면 함부로 혼내거나 감정적으로 자녀를 대하지 않을 것이다. 바람직한 훈육은 어떠한 문제나 실수가 있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새로운 대안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감정풀이인 경우가 더 많다. 이런 부정적인 말을 점점 듣다 보면 부정적인 평가가 아이의 정체성에 심어진다. 그러면 부정적인 신념이 아이들의 핵심 신념이 되어버리고 정체성이 되어버려서 나쁜 정체성 그대로 살아가게 되는 무서운 일이 생겨버린다. 우리가 하는 말과 태도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므로 건강한 말과 바른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가정의 회복을 위한 실천적 원리로 ‘TSL테라피’를 소개했다. 그는 “‘T’는 ‘Thank’, ‘S’는 ‘Sorry’, ‘L’은 ‘Love’다. 오늘부터 가족들에게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행복한 가정, 주님 뜻에 맞춰서 배워가는 거룩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면 첫 시작으로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라고 서로 표현하면 좋겠다. 이런 작은 실천 가운데 상처받았던 마음이 회복되고 소통이 되고 잃어버린 사랑의 표현이 회복될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의 가정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경험하는 놀라운 축복이 있을 줄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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