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13일 서울 한국중앙교회에서 1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김진영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가 13일 아침 서울 광진구 한국중앙교회(담임 임석순 목사)에서 ‘한국교회, 다시 부흥으로’라는 주제로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발표회에선 이덕주 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가 ‘다시 근본으로(Re- Ad Fontes)-초기 부흥운동과 한국교회의 영적 지도력 회복’, 박명수 교수(서울신학대학교 명예교수)가 ‘민족복음화운동과 한국교회, 1965-1974’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 다만 박 교수는 현장엔 참석하지 못 하고, 영상을 통해 발표했다.

“한국교회, 과거 역사에서 지혜 얻어야”

먼저 이덕주 전 교수는 초기 한국교회에서 나타났던 부흥운동을 소개하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다시 ‘근본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했다. 그는 “현재 한국교회 상황에서 개혁의 실마리는 어디서 찾을 것인가? 과거 역사에서 지혜를 얻어야 한다”며 “비록 1세기 조금 넘었지만 한국 개신교회 역사에는 유럽과 미국의 교회사에 전혀 뒤지지 않은 아름다운 신앙 체험과 전통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전 교수는 “특히 1903년 원산부흥운동에서 시작해 1907년 평양부흥운동을 거쳐 1909년 백만구령운동에 나타난 초기 교인들의 신앙 열정과 헌신의 이야기는 위기상황에 처한 오늘 한국교회의 영적 각성 운동에 자극이자 용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한국교회는 최대 위기 상황에 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위기는 사용하기에 따라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제 한국교회에 대한 대안 없는 비판은 삼가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의 위기 상황을 무시하자는 말은 아니”라며 “위기의식은 철저하게 갖고 있으면서도 한국교회를 회생시킬 대안을 찾아야 한다.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 그런 회개와 회복의 지혜를 과거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첫 사랑의 회복’(계 2:4)이 절실한 형편”이라고 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이덕주 전 감신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이 전 교수는 “원산부흥운동은 그 지역 교회 지도자였던 하디 선교사의 ‘눈물의 회개’에서 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선교사의 눈물은 한국인 교회 지도자들의 회개를, 교회 지도자들의 회개는 일반 교인들의 회개를 끌어냈다”며 “기독교에서 회개는 ‘위로부터 아래로’(downward) 이루어진다. 목사가 회개하면 교인들이 회개한다”고 했다.

그는 “오늘 한국교회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목사의 눈물에 있다”고 했다.

이 전 교수는 “얼마나 자기 갱신에 철저하냐에 따라 교회의 권위 회복 속도가 달라진다”며 “오늘 한국교회에 회개와 윤리적 갱신을 내용으로 하였던 ‘원산부흥운동’과 ‘평양부흥운동’이 재현되어야 할 이유, 특히 교회 지도자들의 진솔한 회개 운동이 일어나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그게 어렵다. 지도자일수록 무겁게 여기는 체면과 권위의식 때문에 공개적으로 자기 죄를 자백하기가 쉽지 않다. 바로 이 대목에서 필요한 것이 성령의 역사”라며 “원산 부흥운동의 주역 하디가 그러했고 평양 부흥운동의 주역 길선주가 그러했듯 ‘성령의 감동’이 아니고는 지도자의 ‘참 회개’를 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전 교수는 “그런 면에서 오늘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성령 강림을 기다리며 사도들이 드렸던 ‘다락방 기도’(행 2:1)”라며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회당과 큰 거리 어귀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하는 ‘외식하는 자의 기도’ 말고,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고 중언부언하는 ‘이방인의 기도’ 말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부하셨던 ‘골방 기도’가 아닐까?”라고 했다.

“민족복음화운동, 전도운동이자 민족 살리자는 운동”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한복협
박명수 교수는 이날 현장엔 참석하지 못 하고 영상을 통해 발표했다. ©김진영 기자

이어 영상을 통해 ‘민족복음화운동과 한국교회, 1965-1974’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박명수 교수는 “1960년대와 70년대 한국교회는 교회성장에 전력을 기울였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이 민족복음화운동이었다”며 “65년의 민족복음화대회, 73년의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 74년의 ‘엑스플로 74’는 이 시기의 대표적인 전도부흥운동이었다”고 했다.

이후 각 대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박 교수는 “민족복음화운동은 근본적으로 영혼구원을 강조하는 전도운동”이라며 “실제로 김활란 박사, 한경직·김준곤 목사는 다 같이 전도를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하는 복음주의자이다. 이들은 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복음을 전하여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정신으로 민족복음화운동을 전개해 이 시기에 한국교회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 아마도 한국교회 역사상 가장 큰 성장을 경험시기가 이때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민족복음화운동은 단지 전도운동이 아니다. 이것은 복음전도를 통해 민족을 살리자는 운동”이라며 “사실 김활란 박사, 한경직·김준곤 목사는 다 같이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에게 있어서 민족복음화는 민족을 사랑하는 가장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왜냐하면 한편으로는 공산주의의 위협과 서구의 퇴폐풍조의 유혹 가운데 있는 이 민족을 구하는 길은 복음을 전파해 사람을 새롭게 만드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민족복음화운동을 단지 개인구원만 강조한 현실도피적인 운동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그는 “민족복음화운동은 처음에는 한국교회 전체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서 정치적·신학적 입장에 따라서 한국교회는 진보와 보수로 갈라지게 되었다. 특별히 이것은 ‘엑스플로 74’에서 더욱 두드러졌다”며 “하지만 민족복음화운동을 반대한 것은 한국교회 내의 지극히 소수일 뿐이었다. 따라서 민족복음화운동은 대체로 전도를 매개로한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민족복음화운동은 한국교회의 주된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교회의 진보그룹과 근본주의적인 보수그룹이 다 같이 민족복음화운동을 반대했지만 대다수의 한국교회는 이 양극을 배제하고 민족복음화운동에 참여했다”며 “이것을 통해 우리는 한국교회가 양극화되었다고 보기보다는 온건한 복음주의를 주축으로 하면서 양극의 세력이 존재하는 구도라고 말 할 수 있다”고 했다.

“교회, 그 누가 뭐라고 그래도 하나님이 주인”

임석순 목사
한복협 새 회장으로 취임한 임석순 목사 ©김진영 기자

한편, 발표회에 앞서 진행된 기도회에선 류영모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가 말씀을 전했고, 유관지 목사(북녘교회연구원장)가 ‘한국교회를 위해’, 이용호 목사(서울영천교회 원로)가 ‘코로나 이후 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각각 기도를 인도했다.

‘다시는 무너지지 말자’(느헤미야 1:3~5)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류영모 목사는 “이 시대 무너진 희망의 성벽들, 불타버린 한국교회의 신뢰들, 이것을 우리가 회복하지 않고는 오늘 우리 시대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가 없다”며 “교회는 그 누가 뭐라고 그래도 하나님이 주인이다. 우리 주님께서 분명히 ‘교회를 세우리라’, ‘내 교회를 세우리라’고 말씀하고 있다. 그 누가 교회의 주인이라고 말해도 우리 주님은 ‘교회는 나의 교회다. 내 교회다’라고 말씀하신다. 이 주권을 우리가 인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이날 한복협 총회도 진행돼 최이우 목사(종교교회 원로)가 회장직을 이임하고 한국중앙교회 담임 임석순 목사가 새 회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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