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거리두기로 중단됐던 교회와 선교단체들의 여름행사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오래 준비해온 성과를 기대하기에 앞서 최근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변이라는 ‘복병’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의 여름방학과 직장인의 휴가가 겹치는 7월말부터 8월초는 이른바 교회 여름행사의 황금 시기다. 여름성경학교와 여름수련회, 단기선교 프로그램 등 대부분의 교회 여름 사역이 이 기간에 집중돼 있는 이유다. 특히 올해는 3년 만에 코로나19 거리두기에서 해방되면서 굳게 닫혀 있던 빗장이 한꺼번에 열리는 느낌이다.

그런데 각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각종 여름행사를 본격 시행하게 된 건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 걸리는 부분이 있다. 최근 기세가 심상치 않은 코로나19 재 확산의 그림자다. 한껏 움츠렸다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청소년과 장년 사역 현장이 코로나19라는 변수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집계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말 10만명을 육박했다. 최근의 급속한 확산세로는 약간 둔화된 듯 보이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현재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BA.5보다 전파력이 3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진 BA.2.75(켄타우루스) 변이가 지역으로 전파될 경우,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이 예측한 하루 평균 28만~3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올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변이의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상황이 와도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27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이 우세종화 된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행은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 중”이라고 했다.

해외입국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입국자 격리 등의 조치도 당분간은 자율에 맡겨진다. 방대본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이 입국자 격리를 풀어가고 있는 추세”라며 “입국자 격리 등의 조치는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해외에서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이 가벼워졌다고 문제가 다 없어진 건 아니다. 우선 해외에서 코로나에 걸리게 되면 확진이 되고 나서, 길게는 10일간 비행기를 탈 수 없어 개인 여행이나 단기선교를 계획하는 교회나 선교단체들은 이 점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국가별 코로나 격리기간은 주로 5일에서 일주일까지다. 미국은 5일로 그나마 짧은 편이고 프랑스를 비롯해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도 7일간 격리가 의무사항이다. 중국은 확진되면 무조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고 완치 후 추가로 일주일 격리를 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변이의 재유행시, 아무래도 제일 걱정스러운 게 치명률이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확진이 되도 감기 몸살처럼 잠시 앓다 지나가기도 하지만 고령자나 위중증 환자의 경우는 다르다. 누적 사망자 2만5047명(7월30일 현재)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특히 최근 해외에서 유입돼 본격적인 지역 전파를 앞둔 BA.2.75(켄타우로스) 변이는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렸던 BA.2와 비교해 전파력이나 면역회피성이 훨씬 강하다는 것 외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어 그만큼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막연한 공포감에서 벗어나려면 지금으로선 백신 4차 접종률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걸릴 사람은 다 걸린다는 식의 ‘백신 피로도’가 여전히 걸림돌이다.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높은 대신 치명률이 낮아 백신 접종을 하나 안하나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자율 방역을 가로막는 방해꾼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바로 그 점이 백신 4차 접종을 꼭 해야 할 이유라고 지적한다. 4차 접종 무용론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감염돼도 가볍게 지나가기 위한 첫 단계가 백신 접종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백신이 코로나19 감염 자체를 막아주진 못해도 증상이 악화하는 것을 막아준다면 기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최근 코로나19에 확진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볼 필요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차 백신 접종과 부스터 샷까지 총 4차례 백신 접종을 하고도 코로나에 감염되고, 완치 후 사흘 만에 재 감염된 ‘돌파 감염’의 전형적인 사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령인데도 무증상에 비교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백신 접종의 기대효과라고 말한다.

지금은 재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도, 지나친 과신도 금물이다. 걸려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자율 방역을 소홀히 하면 그 피해는 내 주변과 사회에 전가된다. 특히 교회관련 시설과 행사 중에 집단 감염이 발생할 경우 큰 포부와 기대감으로 시작한 여름사역을 망칠 뿐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염두에 두고 ‘슬기로운 여름 생활’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