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엽
연세대 교수, 추계예대 교수,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서울시합창단 단장을 역임했던 김명엽 교수

16세기 초 루터가 창안한 모국어 회중 찬송인 코랄은 많은 독일의 시인과 음악가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이들 중에는 찬송 시와 작곡을 겸한 ‘시인-작곡가’(Poet-composer)도 많았습니다.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 찬송가 585장, ‘내 주는 강한 성이요’(Ein feste Burg ist unser Gott)는 루터가 작사 작곡하였고, 개편 128장, ‘주 예수 우리 죄 인해’(Christ lag in Todesbanden)는 찬송 시를 지어 부활절 부속가를 개조한 멜로디에 붙였습니다.

J.S.바흐는 이 코랄들로 종교개혁 주일을 위한 칸타타 BWV 80과 부활주일을 위한 칸타타 BWV 4를 작곡했습니다.

니콜라이(Philipp Nicolai, 1556-1608); 루터교 목사로 시인이며 음악가입니다. 교리와 더불어 찬양과 경배의 찬송도 지었습니다. 개편 찬송가 77장, ‘깨어라, 먼동이 튼다’(Wachet auf, ruft uns die Stimme), 청년 찬송가 28장, ‘찬란하고 아름다운’(Wie schön leuchet der Morgenstern) 모두 그가 작사 작곡한 코랄입니다.

이 코랄에 의한 J.S.바흐의 칸타타 BWV 140과 BWV 1이 있습니다.

헤르만(Johann Hermann, 1585-1647); 루터교 목사이며 시인으로 코랄 창작에 크게 공헌하였습니다. 찬송가 152장, ‘귀하신 예수’(Hertsliebster Jesu)는 우아하고 정서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시입니다.

J.S.바흐는 이 코랄로 요한 수난곡, 마태 수난곡, 오르간곡 등 여러 번 사용하였으며, 브람스의 합창과 레거(Max Reger)의 수난곡에도 사용됩니다.

링카르트(Martin Rinkart, 1586-1649); 라이프치히의 토마스 학교를 나와 라이프치히 대학 교수를 지낸 학자입니다. 찬송가 66장, ‘다 감사드리세’(Nun danket alle Gott)는 30년 전쟁 중 아일렌부르크에서 한 해 동안 5천 명의 장례를 치르며 지은 찬송 시입니다.

J.S.바흐는 이 코랄로 칸타타 BWV 79와 BWV 192, 코랄전주곡 BWV 657등을 작곡하였고, 멘델스존은 교향곡 2번(Lobgesang), 레거, 러터(J.Rutter) 등의 작품도 있습니다. 프랑크(Johann Franck, 1618-1677); 독일 시인이며 변호사입니다. 그는 법조인으로서 공적 사건에 적극적이었으나 찬송가 81장, ‘주는 귀한 보배’(Jesu, meine Freude) 등 그의 찬송 시는 개인적이면서 신비합니다.

이 코랄에 의한 J.S.바흐의 모테트 BWV 227, 칸타타 BWV 12, 64, 81, 87과 오르간 전주곡 BWV 610, 헨델(HWV 480)과 멘델스존의 합창 작품, 레거의 오르간 전주곡 등이 있습니다.

노이마르크(Georg Neumark, 1621-1681); 바이마르의 궁중 시인을 지냈으며 찬송가 312장,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Wer nur den lieben Gott läßt walten) 등 34편의 찬송 시를 지었습니다.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는 최고의 독일 시문학 작품으로 평가되며, 곡조도 지었습니다.

이 코랄에 의한 J.S.바흐의 칸타타 BWV 93과 부분적으로 사용된 칸타타 BWV 84, 88, 166, 179, 197, 오르간 작품 BWV 647, 93, 690, 691과 멘델스존(Paulus), 브람스(Deutschen Requiem), 슈만(Piano Quartet)의 작품이 있습니다.

네안더(Joachim Neander, 1650-1680); 독일 개혁교회의 목사이며 시인으로 경건주의 신앙 운동을 한 가장 대표적인 찬송 작가입니다. 찬송가 21장, ‘다 찬양하여라’(Lobe den Herren, den mächtigen König der Ehren) 등 60여 편의 코랄을 지었습니다.

J.S.바흐는 이 코랄로 칸타타 BWV 137을 작곡하였고, 월터(J.G.Walther)와 엘레르트(S.Karg-Elert)의 오르간 곡, 디스틀러(H.Distler)의 모테트 등이 있습니다.

라우렌티(Laurentius Laurenti, 1660-1722); 경건한 찬송 시인이며 성가대 지휘자입니다. 찬송가 178장, ‘주 예수 믿는 자여’(Ermuntert euch, ihr Frommen) 등 그의 찬송은 고상하고 순수하면서도 성서적이란 평입니다.

크라쎌리우스(Bartholomäus Crasselius(1667-1724); 뒤셀도르프의 루터교 목사이며 찬송가 12장, ‘다 함께 주를 경배하세’(Dir, dir, Jehova, will ich singen)를 지은 찬송 시인으로 사회비평가이기도 합니다.

J.S.바흐는 이 찬송 시로 성악곡 BWV 299, 452를 작곡했습니다.

노이마이스터(Erdmann Neumaister, 1671-1756); 능변의 목사로 교회 칸타타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찬송가 512장, ‘천성 길을 버리고’(Jesus nimmt die Sünder an) 등 650여 편의 코랄을 썼습니다.

그라우프너(C.Graupner)는 이 코랄로 칸타타 GWV 1144/40를 작곡했습니다.

쉬몰크(Benjamin Schmolck, 1672-1737); 루터교 목사로 찬송가 549장, ‘내 주여 뜻대로’(Mein Jesu, wie Du wullt), 333장, ‘충성하라 죽도록’(Sei getreu bis in den Tod), 통일 찬송가 250장, ‘아름다운 시온성아’(Tut mir auf die Schöne Pforte), 새 찬송가 72장, ‘영원한 빛 예수여’(Licht vom Licht, erleucte mich) 등 900여 편의 찬송을 지었습니다. 고교회파 정신을 잘 나타낸 18C 초 가장 유명한 찬송 작가입니다.

크리스토퍼 바흐(Johann Christoph Bach)는 코랄 ‘충성하라 죽도록’으로 5성부 모테트를 작곡했습니다.

헤른슈미트(Johann Daniel Herrnschmidt, 1675-1723); 독일의 목사이자 할레 대학교 교수인 신학자입니다. 개편 찬송가 9장, ‘주 찬양하여라 내 영혼아’(Lobe den Herren, o meine Seele) 등 찬송 시를 지은 경건 운동의 가장 중요한 시인 중 한 명입니다.

J.S.바흐는 이 코랄로 BWV 69, 69a, 143 등 칸타타 세 작품을 작곡했습니다.

테르슈티겐(Gehard Tersteegen, 1697-1769); 독신으로 금욕생활을 하며 하나님을 섬긴 경건주의운동 후기 대표적 작가입니다. 개편 찬송가 457장, ‘내 주의 깊은 사랑’(Verborgme Gottesliebe du), 통일 찬송가 54장, ‘하나님이 친히’(Gott ist gegenwartig) 등 찬송 시를 지었습니다.

헤르조겐베르크(Heinrich von Herzogenberg)는 테르스테겐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합창 칸타타 ‘하나님이 친히’를 작곡했습니다.

클라우디우스(Mathias Claudius, 1740-1815); 독일의 시인이자 저널리스트로 ‘아스무스’(Asmus)라는 필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슈베르트의 가곡 ‘죽음과 소녀’(Der Tod und das Mädchen)의 작자입니다. 찬송가 591장, ‘저 밭에 농부 나가’(Wir pflügen und wir streuen) 등 찬송 시를 지었습니다.

바이쎄(Michael Weisse, c.1488-1534); 독일 신학자로 처음에는 프란치스코 교인이었으나 보헤미안 형제들과 합류한 최초의 모라비아 찬송 시인입니다. 개편 찬송가 132장, ‘오늘 다시 사심을’(Christus ist erstanden, von des Todes Banden) 등 155편의 찬송 시를 지었습니다.

바이쎌(Georg Weissel, 1590-1635); 독일의 루터교 목사이자 찬송가 작가입니다. 쾨니히스베르크 대학에서 신학과 음악을 공부하였고, 학교 교장으로 지내다가 평생 쾨니히스베르크에서 목회하였습니다. 시편 24편을 의역한 강림절 찬송인 찬송가 102장, ‘영원한 문아, 열려라’(Macht hoch die Tür, die Tor macht weit) 등을 지었습니다.

J.S.바흐는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제5부에서 그의 코랄 멜로디(Nun liebe Seel, nun ist es Zeit)를 사용했습니다.

프라일링하우젠(Johann Anastasius Freylinghausen, c.1670-1739); 경건파 운동의 지도자이며 프랑케 학교(Francke Institute) 교장인 그는 신자들의 영적인 행복과 내적 확신을 표현하였습니다. 찬송가 12장, ‘다 함께 주를 경배하세’ 곡조(DIR, DIR, JEHOVAH), 헤른슈미트(Johann Daniel Herrnschmidt, 1675-1723)의 찬송 시 개편 찬송가 9장, ‘주 찬양하여라 내 영혼아’(Praise Thou the Lord, O my soul)의 곡조(LOBE DEN HERREN, O MEINE SEELE), 성공회 성가 ‘망아지의 굴레시오’(Meine liebe Lebet noch)의 곡조(MEINE LIEBE LEBET NOCH)는 그가 발간한 두 권의 찬송가집에서 온 것으로 이 찬송가집은 독일 코랄의 중요한 연원(淵源)입니다.

작자미상; 21C 찬송가에 작자미상인 103장, ‘우리 주님 예수께’(Gott sei dank durch alle welt)는 ‘오소서, 이방인의 구세주여’(Veni redemptor gentium)를 헬드(Heinrich Held, 1620~1659)가 독일어로 번역한 라틴어 찬송 시이며, 101장, ‘이새의 뿌리에서’(Es ist ein Ros entsprungen)는 2절로 된 16세기의 크리스마스 캐럴로 2절 텍스트는 프래토리우스(Michael Praetorius, 1571 – 15 February 1621)가 지었습니다.

독일어 찬송 시 14편; 21C 찬송가 부록의 나라별 색인(작사, 작곡)에는 독일어 찬송 시가 16편이나, 실제 찬송가에는 14편이 실려있습니다. 16편 중 103장 ‘우리 주님 예수께’는 독역(獨譯) 라틴어 찬송 시이며, 루터의 작시로 표기된 363장, ‘내가 깊은 곳에서’는 피터스(Alexander A.Pieters, 1872-1958) 목사가 ‘찬셩시’(1898)에 펴낸 시편 130편의 우리말 운율 시편가입니다. 루터의 독일어 운율 시편가(Aus tiefer Not schrei ich zu dir)와는 운율도 다르고 절수도 다릅니다.

김명엽(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명엽 #교회음악이야기 #독일어찬송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