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한기총 임원회가 7일 오후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 한기총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 김현성, 이하 한기총)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이하 한교연)·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이하 한교총)과의 기관 통합을 사실상 추진할 수 없게 됐다.

한기총은 7일 오후 서울 한국기독교연합회관 한기총 회의실에서 임원회를 갖고, 한교연·한교총과의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표결 끝에 받지 않기로 했다. 31명 중 찬성이 14명, 반대가 17명이었다.

한기총은 지난달 18일 한교총과 소위 ‘3대 기본원칙’이 담긴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채택했었다. 즉 두 기관이 통합할 경우 이 원칙에 따른다는 것이었다. 이후 세부합의를 거쳐 통합총회로 간다는 게 큰 틀에서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한기총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임원회 후 별도의 기자 브리핑에서 “최근 한교연과도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에 ‘구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간 한교연은 한기총이 임시대표 체제에서 벗어나 정상화 하면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랬던 한교연이 한기총과 통합을 논의했고 기본합의에까지 이르렀다는 것.

결과적으로 이날 임원회에는 한교연·한교총과의 통합 기본합의서가 모두 안건으로 올라왔다. 김 임시대표회장에 따르면 임원들은 이 건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주로 세계교회협의회(WCC)와 관련된 것들이었다고 한다.

임원회에 참석한 홍재철 목사(한기총 증경 대표회장)는 회의에 앞서 배포한 문서에서 “2021년 11월 11일 (한기총) 임원회에서… 한교총과의 통합 추진에 대해 ‘한교총 내 WCC에 가입되어 있는 교단을 배제한 후 통합을 추진하자’고 결의했다”며 “그 후 3개월 가까이 되어 뜬금없이 2022년 1월 27일 통합 추진을 합의했다고 언론에 발표가 된 것을 보고 내 눈과 귀를 의심했다”고 했다.

한기총은 지난해 11월 11일 임원회를 갖고, 한교총 회원 교단들 중 세계교회협의회(WCC)에 가입된 교단은 통합 시 배제할 것을 한교총에 제안하기로 결의했었다. 한교총에서 현재 WCC에 가입된 곳은 예장 통합과 기독교대한감리회다. 모두 한교총 핵심 교단들로, 한교총이 기관 통합 시 이들을 배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양측의 통합 논의는 꾸준히 진행돼 왔고, ‘기본합의’까지 도출하게 됐던 것.

그러나 한기총 임원회가 이 기본합의를 끝내 인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결국 WCC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즉,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통합 추진도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한교연과의 기본합의까지 부결된 것에 대해서는 김 임시대표회장도 특별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다만 이것이 한교총의 그것과 하나의 안건으로 표결에 부쳐져 함께 처리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밖에 임원회는 박중선 목사(한기총 전 사무총장)와 이은재 목사(한기총 전 윤리위원장) 제명, 예장합동진리총회 행정보류를 결의했다. 한기총 윤리위 보고에 따르면, 이 같은 조치는 한기총교단장단체협의회와 관려된 것이다.

또 임원회는 임시총회를 오는 4월 말을 전후해 개최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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