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등 정책·재정적 지원받는 일 허다
캐럴 캠페인, 그저 어려움 처한 국민 위로 차원
‘종교 편향’ 시비하며 다투는 모습 되어선 안돼”

캐럴 캠페인
캐럴 캠페인 포스터 ©문체부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 이하 언론회)가 13일 “불교계는 성탄절 전쟁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국민들의 시름을 덜어줄 캐럴송 시비는 지나치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언론회는 이 논평에서 “최근 불교계가 ‘캐럴송 캠페인’을 두고 대단히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 2일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캐럴 캠페인은 다종교 사회에서 국민적 정서를 무시한 특정 종교를 위한 편향 행위’이기 때문에, 이를 중단하라는 촉구 성명서를 냈다”고 했다.

이들은 “이 발단은 천주교의 제안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밝은 사회를 조성한다는 취지에서 이를 홍보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이에 불교계가 발끈한 것”이라며 “정부 측에서는 바로 불교계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사과까지 했으나 불교계의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교계가 주장하는 ‘종교 편향’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라며 “그렇다면 ‘종교 편향’은 무엇을 말하는가? 정부의 정책 지원과 재정 지원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계가 국민들이 낸 세금에서 정부로부터 재정적으로 지원받거나 우대 정책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종교임을 모르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라고 했다.

언론회는 “불교계는 전통사찰이라는 명분으로 사찰 보수나, 건립 등에서 다양한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또 사찰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 사찰 경내를 지나가거나 국립공원을 등산하는 사람들로부터 받아들이는 문화재 관람료도 상당하다”며 “뿐만이 아니라 매년 사월 초파일에는 온 도시를 덮는 연등 등 정부와 각 지자체로부터 정책적·재정적으로 지원받는 일들도 허다하다”고 했다.

“그런데 천주교와 기독교에서 지키는 성탄절에, 코로나19로 시름하는 국민들에게 기쁜 성탄 캐럴송을 들려주자는 캠페인에 대하여 이렇듯 심각하게 반응하는 것을 볼 때, 오히려 국민들이 더 놀랐다”는 것.

이들은 “정말 부처의 가르침을 받는 ‘불제자’라는 불교가 ‘대자대비’(大慈大悲)의 가르침을 외면한단 말인가?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하여 피해를 보고, 두려워하고, 혹은 죽음에 직면해 있는가? 또 서민들은 파산의 위기에 내몰려 있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언론회는 “그런 사람들에게 성탄절을 맞아 캐럴송을 통해 잠시라도 한 줄기 희망을 주자는 ‘캐럴송 캠페인’을 가지고 시비를 거는 모습은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친근한 종교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진다”고 했다.

또 “사실 캐럴송이라는 것도 모두 기독교의 복음을 담은 것은 아니다. 이 캐럴송으로 기독교나 천주교가 크게 전파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위로하자는 것인데, 이것도 안 된다고 한다면 불교계가 주장하는 바대로 2,000만 불자를 가진 큰 종교가 맞는가”라고도 물었다.

이들은 “과거 불교계는 기독교의 서울시청 앞 성탄 트리에 십자가를 넣는 것도 반대했었다. ‘종교 편향’이라는 명분이라면, 타종교의 상징물에도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던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불교계의 주장대로 다종교국가이다. 그런데 불교계가 받는 온갖 혜택은 문제가 안 되고, 코끼리 비스켓 같은 성탄 캐럴 지원을 가지고 문제를 삼는다면, 크리스마스 전쟁이라도 하자는 것인가”라고 했다.

언론회는 “조계종이 오는 16일 조계종 종교편향불교왜곡범대책위원회 전체회의를 소집한다고 불교계 언론에 널리 알려지고 있는데, 다른 사안은 모르겠거니와 국민들을 위로할 성탄 캐럴을 더 문제 삼는다면 이는 국민들을 괴롭고, 불편하게 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교계는 다시 심사숙고하시고, 타종교의 고유 문화를 대상으로, 또는 국민들의 종교적 정서를, ‘종교 편향’으로 시비하며 다투는 모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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