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모자 사망
탈북민비상대책위 회원들이 지난 2019년 11월 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탈북민 모자 사인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촉구하며 ‘통일부 규탄 집회’를 하던 모습 ©뉴시스
지난 2019년 소위 ‘탈북민 모자 사망 사건’ 후 탈북민(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국가의 관심이 요청되고 있지만, 정부가 국내 약 3만 명으로 추산되는 탈북민들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윤건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구로구을)은 20일 “통일부가 ‘관악 (탈북민) 모자 사망 사건’ 이후 ‘탈북민 생활안정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취약계층 전수조사’가 ‘탈북민 위기가구 발굴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고 유관부처간 지원 체계를 유기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본래 취지에 적절치 않고 조사 방식부터 후속 조치 등 조사 전반에 걸쳐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탈북민 모자 사망 사건’은 지난 2019년 7월 말 탈북민 모자(母子)가 서울 관악구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아사’(餓死) 가능성이 제가돼 주변을 안타깝게 했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국내 탈북민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었다.

총 5회 조사에서 35.4%가 ‘미응답’
미응답자의 65%가 ‘전화번호 결번’
“통일부 여력 혹은 역량 부족한 것”

윤 의원은 “기존의 정책을 강화하는 수준인 ‘탈북민 생활안정 종합대책’ 전반을 살펴보던 중 이탈주민의 피부에 직접 닿는 새로운 대책은 통일부가 2019~2021년 상반기까지 총 5회 실시한 ‘북한이탈주민 취약계층 전수조사’뿐이라는 점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는 “통일부의 ‘북한이탈주민 취약계층 전수조사’는 이탈주민 취약계층을 지원한다는 행색만 갖췄을 뿐, 그 기준과 방식을 살펴보면 복지부가 연 6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을 3만 명의 ‘북한이탈주민’만 따로 떼어 적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이탈주민 취약계층 전수조사’는 정작 정책 대상자인 이탈주민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총 5회 전수조사의 ‘미응답자’가 7,268명으로 전체 조사 인원(20,480명) 대비 35.4%이며 특히 2020년 2차 전수조사 당시 10명 중 약 5명이 조사거부 등의 이유로 ‘미응답’을 택했다”고 밝혔다.

미응답 사유 현황를 보면 ‘전화번호 결번’의 경우가 전체 미응답자 대비 65%로 절반을 훨씬 넘고, 심지어 2019년 1차 6%였던 ‘전화번호 결번’ 사유가 3년 만인 2021년 1차 조사에 83%로 77% 급증한 것을 볼 수 있다고 윤 의원은 덧붙였다.

윤 의원에 따르면 통일부는 복지부가 전달한 이탈주민 취약계층 명단을 ‘북한이탈주민조합관리시스템(하나넷)’과 매칭해 조사 대상자에 해당하는 이탈주민의 휴대전화번호를 남북하나재단에 전달, 실제 조사는 각 지역 하나센터에서 실시한다.

윤 의원은 “수정이 불가한 하나넷의 DB 중에서도 전화번호 관련 DB는 통일부 정착지원과와 지자체 거주지담당보호관이 수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 ‘전화번호 결번률이 높다’는 것은 통일부의 여력 혹은 역량이 부족한 것이라 보인다”고 했다.

“전수조사보다 사례관리 집중해 맞춤 복지를
땜질식 처방으론 한계… 근본적 재설계 필요”

아울러 “‘북한이탈주민 취약계층 전수조사’의 결과를 통해 당장의 문제를 봉합하는데 급급한 ‘대책을 위한 대책’이 아닌, 이탈주민 지원 정책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총 5회의 취약계층 전수조사 대상자 20,480명에서 조사 대상자에 반복적으로 포함되는 이탈주민이 5,544명”이라며 “중복을 제외한 실제 조사대상자 12,453명 중 45%를 차지하는 인원”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특히 “취약계층 전수조사에서 발굴된 후속 조치 대상자 이탈주민 중 국내 거주기간이 5년 이상인 이탈주민이 무려 84%를 차지한다”며 “이탈주민에게 5년이란 시간은 ‘거주지 보호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이지만 ‘일반 국민’으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의미 역시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들을 통해 “통일부의 이탈주민 정착지원 정책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우리 사회의 북한이탈주민이 통일부의 지원정책을 통해 잘 정착하고 있는지, 말 그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며 ”또한 지금까지 살펴본 유의미한 결과들이 향후 통일부의 이탈주민 지원정책 도출 과정에 반영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탈주민 취약계층 전수조사’에 현재 투입하고 있는 행정력 낭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연 2회씩 실시하는 전수조사보다 사례관리에 집중해 맞춤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인 방식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이탈주민 전수조사 실태를 종합적으로 볼 때, 땜질식 처방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이는 만큼 지원 정책과의 연결 경로, 정책적 함의 분석 등이 가능하도록 보다 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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