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요한 목사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오늘도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 방역복을 입고 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을 생각하면 휴식을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그러나 저희 누구에게나 휴식은 필요합니다. 복음을 전하다 돌아온 제자들에게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와서, 좀 쉬어라.”(막6:31) 쉼은 건강한 삶을 위한 숨 고르기입니다. 일에 몰두하느라 잠시 잊고 지내던 근본을 회복하는 날로 지키게 하옵소서. 인간과 세계의 조화를 깊이 자각하고, 저의 삶을 하나님 뜻에 따라 조율하게 하옵소서. 이익과 손해를 계산하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영혼 속에 심긴 아름다운 것들을 가꾸게 하옵소서. 제 삶의 근원을 돌아보라는 부르심입니다.

안식일에 주님은 회당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가르치셨습니다. 그 자리에 오른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있던 바리새파 사람들은 예수님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안식일에 병을 고치시는지 엿보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아픔을 헤아리고, 그가 회복되도록 돕는 것에는 그들의 관심이 없었습니다. 주님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 사람에게 다가가십니다. “일어나서, 가운데 서라.” 그는 회당 한복판에 우뚝 섰습니다. 오그라진 저도 치료하시고 사람들 앞에 세워 주옵소서. 마음이 굳어진 그들에게는 여유가 없었습니다. 출애굽 때에도 하나님은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만드셨습니다. 바로의 고집부리는 마음은 새로움을 받아들일 여지가 없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에 응답한 것은 오직 이 사람뿐입니다. 숨죽인 채 살던 이 사람, 그가 기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진리에 관심하십니다. 함정인 줄 알면서도 터벅터벅 들어가십니다. 손이 오그라든 잔뜩 주눅 들어있는 그 사람에게 삶의 희망을 주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십니다. 누가 빛이신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하나님 우리에게 복을 내려 주시니 땅의 모든 만물이 주를 경배합니다.” 모험에 뛰어들고, 사랑으로 감내하는 그것이 우리 주님이 보이신 삶입니다. 안식일에도 고통받는 사람을 보살피시는 예수님에게서 하나님 나라를 봅니다. 주님의 그 길을 따라서 어둠을 찢어내고 빛을 낳는 사람들이 되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75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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