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요한 목사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하나님의 백성답게, 부활의 주님을 믿는 사람답게,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품은 신자답게 살아왔는지 돌아보니 부끄럽습니다. 활기차게 살기보다는 시간에 등 떠밀리며 살아온 나날이었습니다. 느헤미야는 깊은 슬픔에 잠겨 금식하며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님의 법도를 따르지 않고 거역하는 죄를 지은 것을 자복했습니다. 느헤미야는 참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돌이키는 자에게 자비를 베푸신다 약속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자비를 간청합니다. 예루살렘 성의 형편을 살폈습니다. 왕의 연못에 이르렀을 때 더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마구 버려진 쓰레기더미, 무너진 건물 잔해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습니다.

일단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세상에 희망을 만들기 위해 어이없는 일에도 뛰어들게 하옵소서. 절망감을 다독이며 희망의 불씨를 살려낼 용기를 주옵소서.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사람은 기쁨으로 거둔다”(시126:5) 느헤미야는 다시는 수모를 당하지 말자면서 무너진 성벽을 일으켜 세우자고 합니다. 성벽 재건은 무너진 신앙적 정체성을 세우기 위한 일이었습니다. “근심 걱정 눈물 많은 이 땅 위에서 영원무궁 평화로운 하늘나라로” 신실한 믿음은 또 다른 믿음을 부릅니다. 마침내 절망과 무기력의 어둠이 서서히 걷힙니다. 폐허와 잔해를 보며 절망 속으로 침잠했던 그들이 마침내 일어선 존재가 되었습니다.

희망의 밭을 가꾸는 사람들은 아름답습니다. 적대적인 말, 냉소하는 말, 비아냥거리는 말들이 제 귀를 때립니다. 그러나 새로운 세상을 시작해야 합니다. 부끄러운 말, 사람들을 가르치려는 말, 냉소하는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말게 하옵소서. 대화에 용기를 내게 하옵소서. 평화의 도구가 되기를 희망한 프란체스코처럼,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상처가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오류가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이 있는 곳에 광명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게 하옵소서. 투덜거림을 멈추고, 주변에 널린 폐허의 잔해를 치우는 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하나님이 살아계셔서 저는 승리할 것입니다.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611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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