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가 임신 중기에 고농도 초미세먼지(PM 2.5)에 노출될 경우 태어난 아이의 성장이 늦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은 정책 연구 용역으로 진행된 '소아 호흡기·알레르기질환 장기추적 코호트' 과제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3일 밝혔다.

울산대 홍수종 교수 등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아동 440명을 대상으로 수행됐다. 출생 후부터 5살이 될 때까지 체중·신장 등 성장 정보를 수집한 뒤, 이를 임신 당시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임신 중기에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아이는 출생 당시 체중 및 신장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은 여아의 경우 임신 8~17주, 남아는 15~27주 사이에 노출될 경우에 영향을 받았고, 신장은 여아의 경우 9~18주, 남아는 19~22주 사이에 노출될 경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체중과 신장 저하는 여아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영향은 이후 성장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아이들의 5세까지 성장 궤도를 분석해보니 임신 중기에 노출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체중·신장 등 성장 정도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연구진은 "임신 중기 때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서 출생체중이 적은 여아의 제대혈을 분석해보니 에너지 대사와 관련이 있는 유전자인 'ARRDC3'의 과메틸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5세가 된 후 체중이 평균 미만인 여아에게도 같은 현상이 확인됐다. DNA 메틸화는 세포가 정상 기능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메틸화가 과도하게 일어나는 과메틸화가 일어날 경우 문제가 생긴다. 주로 암세포와 종양조직에서도 과메틸화가 관찰된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연구는 적절한 관리를 통해 임신 중기에 초미세먼지 노출을 줄여 ARRDC3의 후성유전적 변화를 예방할 수 있다면, 출생 이후 자녀의 성장 저하 위험도를 감소시킬 수 있음을 뜻한다"고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임산부 및 가족들은 임신 기간 중 미세먼지 농도 변화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임신 중기에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어 "외출 시에는 보건용 마스크 착용, 실내에서는 주기적 환기와 공기 청정기 가동 등을 통해 초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보건·환경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환경 연구(Environmental Research)'에 지난 7월 온라인으로 먼저 게재됐고, 이달 중 공식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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