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통일학회
행사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독교통일학회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안인섭 교수) 제28차 정기학술 심포지엄 및 통일소망선교회(대표 이빌립 목사) 북한교회개척학교 1차 포럼이 ‘북한에 어떤 교회가 세워져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22일 서울 강일교회와 온라인(Zoom)을 통해 진행됐다.

이날 총 6번의 발표가 진행된 가운데, ‘교회론의 역사를 통해서 바라보는 북한교회’라는 제목으로 첫 발표한 심창섭 교수(국제개발대학원 총장, 총신대 명예교수)는 “북한은 3대에 걸쳐 김일성 가족의 지배체재를 구축하고 있다. 왕정시대에나 가능한 통치체제다. 체제유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폭정을 이어가고 있다”며 “자유가 상실된 통제사회를 구축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단체는 교회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해방 후 1946년 북한에는 2천 교회와 30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있었다. 그러나 70년이 지난 후 북한에는 교회가 거의 멸절했다. 현재 정부 주도의 교회가 두 곳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는 지하교회나 가정교회로 연명할 정도”라고 했다.

심 교수는 “김일성 주체사상과 공산주의 정부가 지속되는 동안 북한에서의 복음 전파는 사실상 비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론적 관점으로 북한 교회를 논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교회의 존립이 불가능한 지역의 교회론 언급은 의사가 환자가 없는 상태에서 진단을 내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일 혹은 북한의 개방을 바라보며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북한 사회에 세워질 교회의 모습을 진단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초대교회’의 모습에서 ‘북한교회’의 가능성을 찾았다. 심 교수는 “초대교회가 300년 간의 박해 가운데 살아남아 기독교의 승리를 쟁취한 비결은 상황 판단에 탁월했기 때문”이라며 “초대교회는 정의와 진리의 잣대로 무조건적이고 무모한 저항이나 투쟁은 택하지 않았다. 그들은 저항 대신에 그리스도의 자비와 사랑을 베풀었다. 초대교회는 주어진 환경에서 교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복음적인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수의 대명령인 이웃을 사랑하고 오이코스적인 교회론을 택한 것이다. 그들은 교회론을 논하기 전에 교회의 본질을 좇아 정치적인 색깔을 배제하고 선택적인 진리의 삶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한 것”이라고 했다.

심 교수는 “이런 관점에서 북한 선교에 대한 현재와 미래지향적인 교회론적 대안을 제시해 본다면, 첫째 북한의 특수 상황을 고려해 남한의 기존 교회 체제를 이식시키려는 발상은 안 된다는 것”이라며 “즉 남한의 조직된 교회 형태는 북한에서 가능하지 않다. 그것은 북한체제가 지속되는 한 현재도 그렇고 미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이념 중심의 조직된 교회 개념보다는 북한 실정에 적응할 수 있는 헌신과 봉사 중심의 복음적인 활동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 “둘째, 만약 북한 체제가 변화·개방된다면 이것은 북한에 복음 전파를 위한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는 것”이라며 “반면 엄청난 위험성도 동반될 것이다. 남한교회는 북한지역에 자신들의 교파 교회를 세우기 위해 무분별하게 뛰어들 것이다. 남한의 200여 개의 교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북한 땅에 각자의 교회를 세운다면 북한 땅의 영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심 교수는 “남한 교회들은 복음적인 블루오션인 북한 땅에 오이코스 정신으로 함께 교회를 세우는 일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 일을 위해서 남북이 통일되기 전에 남한교회가 북한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한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역사적인 기적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성도들에게 빚진 마음으로 형제애 가지고”

이날 ‘중국교회 회복 사례 연구를 통한 북한교회’라는 제목으로 공동발표한 장동민·진민수 교수(백석대 연사신학)는 “북한 선교에 열정이 있어서 복음 전하는 자로 파송 받기 원하는 사람은 허드슨 테일러의 길을 가야 한다”며 “북한 인민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 선교 자금에 의존하지 않는 사람, 대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복음을 전할 사람, 복음만을 전한 후 북한인을 지도자로 세우고 곧바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들은 “삼자운동은 19세기 토착기독교론이라는 선교신학의 실천 방식이다. 기독교와 더불어 발달된 서구 문명을 함께 전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만을 전하면 복음으로 거듭난 성도들이 자신들의 삶과 문화를 바꿀 것이라는 신념”이라며 “북한주민이 가난하고 어려우니까 물질로 도와주고, 병원과 교육 사업에 돈을 들이는 것은 필요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을 도울 때도 가난한 자에게 적선하는 마음으로는 안 된다. 북한의 성도들에게 빚진 마음으로 형제애를 가지고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보이는 교회 세우기 전에 보이지 않는 교회를”

아울러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치는 북한교회 세우기에 대한 패러다임 연구’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이수봉 목사(하나와여럿통일연구소, 기독교통일학회 총무)는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교회가 받은 가장 큰 충격은 교회 건물이 텅텅 비었다는 것이다. 좋은 건축 자제를 사용해 웅장하게 지어진 건물에 성도들이 없었다. 이것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그러면서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성도들이며, 예배는 성전이라는 특정 장소에서 드려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영과 진리로 드리면 된다는 원리적 담론이 나타났다”며 “코로나19는 한국교회의 교회론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사람이 지은 건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신앙으로 세워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교회 세우기는 보이는 교회를 세우기 전에 보이지 않는 교회를 세우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보이는 교회는 보이지 않는 교회가 세워지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 밖에 이날 유관지 목사(북녘교회연구원)가 ‘북한교회 회복운동의 역사: 북한교회 개척인가 회복인가 재건인가’라는 제목으로, 이규영 교수(서강대)가 ‘사회주의 체제 전환 이휴의 교회 회복 사례 연구’라는 제목으로, 박현신 교수(총신대)가 ‘팀 켈러 목사의 센터처치와 북한교회’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

한편, 본격 발표에 앞서 격려사를 전한 주도홍 교수(총신대 통일대학원, 전 백석대 부총장)는 “통일한국에서 북한에 세워질 교회를 위해 철저한 대비와 연구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도로가 깔리면 달리겠다는 식의 안일한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한국교회가 변하고, 북한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를 세울 새 시대를 준비할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더 큰 도전과 비전을 주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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