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사랑해 집착하는 순간 탐욕에 사로잡혀
물질 추구 나쁜 것 아니나 선하게 사용해야
사회적 헌신 없는 자본주의, 속물주의 변질”

김영한 박사 혜암신학연구소
김영한 박사가 발제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혜암신학연구소(소장 김균진 박사)가 12일 오후 서울 안암동 소재 연구소 세미나실에서 ‘현대 사회의 물질주의와 기독교 영성’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선 김균진 소장(연세대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진행 아래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 조직신학)가 발제했고, 강근환(서울대 전 총장, 역사신학)·이은혜(영남신대 교수, 역사신학) 박사가 토론자로 나섰다.

김영한 박사는 발제에서 “성경적 기독교는 세계관적으로 유물론이나 관념론, 어느 일방적인 관점에 치우치지 않는다. 인간 존재에 물질(몸)과 정신(영혼)은 둘 다 중요하다”며 “정신은 물질적인 존재가 아니라 신체와는 다른 고유한 실체를 가진 것으로서 사후에도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서게 된다”고 했다.

그는 “돈 그 자체란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고 중립적이다. 하지만 돈을 사랑 하는 것은 중립적인 것이 아니며 죄”라며 “돈을 사랑하여 소명보다 소유에 집착하는 순간 탐욕에 사로잡히게 된다. 탐욕을 버리는 길은 자신의 가진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다. 현재 자신이 가진 것으로 감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 독일 사회학자요 정치경제학자인 막스 베버(Max Weber, 1864~1920)는 저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서구 근대 자본주의 정신이 16세기 개신교 윤리에서 나왔다고 주장하였다”며 “베버의 논문이 다룬 가장 주요한 쟁점은, ‘소명’과 ‘금욕주의’다. 베버는 개신교 윤리에 이 두 가지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발전이 있었다고 주장한다”교 했다.

이어 “자본주의의 ‘정신’은 단순한 ‘배금주의’와 ‘이익의 추구’가 아니다. 합리적인 경영,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에토스(ethos)”라며 “개신교도들은 ‘구원의 확실성’을 위해서 하나님이 주신 ‘소명’대로 인생을 살았다. 이 ‘소명’은 자신의 지위나 계급에 관계없이 현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부를 축적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 때문에, 개신교도들은 삶을 좀 더 합리적이고, 금욕적으로 살아야 했다. 이 ‘소명’을 위한 정신을 바탕으로, 부를 바탕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했으므로, ‘금욕’적 생활은 따라오게 되었다”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베버는 ‘소명’과 ‘근검절약’을 가장 주요한 쟁점으로 서술했다”고 했다.

김 박사는 “베버의 주장대로, 개신교도들은 소명과 근검절약를 통해 근대 자본주의를 발전시켰다. 역사적으로도 이는 사실”이라며 “동일한 자본 하에서 사치를 부리고 놀고먹는 사람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본을 저축하여 부풀릴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자본주의에 더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개신교도들은 경제적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 종교 지도자들이 처음에 우려했던 것과 같이, 자유방임주의자들에게는 종교적 동기는 사라지고, 물질추구만이 남게 되었다”며 “개신교 지도자들은 재화에 대한 관심은 ‘언제라도 벗어버릴 수 있는 외투’ 같은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주의가 가져온 물질주의라는 이데올로기는 물질이 인격을 지배하고 사회의 모든 구조를 지배하는 괴물이 되게 하였다”고 했다.

김 박사는 “물질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물질적 부를 추구하는 것도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칼빈이나 웨슬리는 물질의 선한 사용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권장한다”며 “다만 경계한 것은 그 부를 자기 자신을 위해 사용하거나, 그 부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하나님과 관계가 멀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사회적 헌신 없는 자본주의는 속물주의와 천민자본주의(pariah capitalism, pariakapitalismus)로 변질하였다”며 “자본주의는 이기적 탐심을 부수고 이타적 공공적 헌신을 발휘하기 위하여 다시 이웃 사랑과 사회적 봉사라는 개신교 윤리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한국 기독교는 시장경제에 천민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청교도적 금욕주의 윤리를 불어넣어야 한다”며 “예수님이 가르친 8복 사상과 이웃사랑의 윤리가 시장경제에 올바른 정신을 제시할 수 있다. 물질, 자연을 소유의 대상이 아닌 창조물이요 동반자로 볼 때 자연(산과 바다, 대지)은 소유물의 사고에서 벗어나 삶의 동반자(존재)로서 다가온다”고 했다.

아울러 “소유지향적 태도가 아닌 존재지향적 삶의 방식이 요청된다. 존재지향적 삶의 방식이란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추구하는 삶”이라고 강조했다.

“성령에 의해 거듭나는 삶의 기독교 영성, 부의 나눔 실현”

혜암신학연구소
혜암신학연구소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균진 박사, 이은혜 박사, 강근환 박사, 김영한 박사 ©노형구 기자

이날 토론자로 나선 이은혜 박사는 “저자(김영한 박사)는 오늘날 물질주의와 결합한 기독교는 기독교 청빈사상으로 되돌아 가야함을 주장하면서 4가지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며 그 화두가 △물질에 매이지 않고 일용할 약식으로 만족하는 삶 △소유가 아니라 생명이 중요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삶 △그런 삶을 살면 물질은 따라온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저자는 유신론적 이원론의 세계관에 입각해 물질의 소유를 부인하지 않으며 탐욕을 경계하는 삶의 자세가 천민자본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며 기독교의 역사 속에서 청교도적 금욕주의는 오늘날 부에 대한 기독교 영성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또한 물질, 자연을 소유의 대상이 아닌 동반자로 보는 존재 지향적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한편 △‘부’와 ‘소유’에 대한 용어 정리 △무소유의 삶이 일반적 그리스도인이 살아갈 수 있는 삶의 방식이 될 수 없다면, 일반적 그리스도인이 살아가는 방법과 예 제시를 제언하기도 했다.

또 다른 토론자였던 강근환 박사는 “사도행전 2장을 보면 오순절 다락방에 상량강림의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예수님의 부활, 승천 후 제자와 문도들이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순전히 기도에 힘쓰고 있을 때 불의 혀같은 성령이 각 사람에게 임하여 충만하게 될 때 저들은 드디어 예수가 그리스임을 믿게 되고 이 사실을 급히 온 백성(디아스포라)에 전파하기 위하여 밖에 뛰어나가 방언으로까지 크게 외치게 되었다. 이 말씀에 감명을 받아 회개하고 예수를 믿게 된 무리들이 함께 모여 신앙공동체를 이루게 되었으니 이게 최초의 원시 기독교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도행전 2장 43~47절의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이나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주며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서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였다”는 말씀을 인용하며 “성령의 역사로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거듭난 사람들의 모임인 신앙공체의 기독교영성은 유무상통하는 사회를 이룩하게 된다”고 했다.

또 “요한 웨슬리가 올더스개이트의 성령의 감화로 구원의 확신과 성결(성화, sanctification)의 체험을 한 후 그는 전국을 누비는 전도자가 되어 18세 영국사회의 개혁을 이룩하였다”며 “바야흐로 진행되고 있는 산업혁명의 후유증으로 인한 빈익빈 부익부와 부패의 사회적인 현상이 빈민들의 삶을 처참하게 한 사회에 기독교 영성의 새 바람으로 개혁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국내적으로는 감옥의 개선을 비롯한 노예해방운동 등이 그의 후예들에 의하여 전개되었으며 외적으로는 해외선교의 선구적인 공헌을 하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령의 역사에 의한 거듭나는 삶의 기독교 영성이야말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축복으로 주시는 부를 모두가 골고루 함께 나누는 복된 사회를 이루게 되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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